먹는 약 품귀에 다시 뜨는 '몰누피라비르', 의료계 엇갈린 반응
먹는 약 품귀에 다시 뜨는 '몰누피라비르', 의료계 엇갈린 반응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2.03.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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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폭증 숨가쁜 의료현장...팍스로비드 품귀 현상 '이중고'
새 치료제 승인엔 "추가 무기 필요" vs "부작용 우려" 찬반양론
[그래픽=윤세호 기자]ⓒ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기자]ⓒ의협신문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부족 현상이 벌어지면서, 앞서 개발된 '몰누피라비르' 승인 여부에 다시 한번 관심이 쏠린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료현장의 대응 무기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며 몰누피라비르 사용 승인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 반면 안전성과 효과성 논란을 이유로 약제 실 사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확진자 폭증에 숨가쁜 의료현장...팍스로비드 품귀 여전

3월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의 수급불균형 개선 약속에도,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팍스로비드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이날 팍스로비드 국내 재고량이 약 12만명 분에 달한다며, 치료제 수량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병원계 관계자는 "전체 물량이 부족한 상태는 아니라지만, 여전히 지역별로 치료제가 제 때 공급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당장 치료제가 필요한 환자들이 밀려있는 터라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운영 중인 수도권 개원가 관계자는 "인근 약국에 제고가 없는 일이 일쑤고, 물량부족이 더욱 심각해진 최근에는 약국에 제고가 있어도 관할 지역 우선순위에 따라 보건소가 최종 허가를 해야 처방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팍스로비드 투약 대상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터라, 의료계는 추가적인 물량 부족 또한 우려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팍스로비드 처방 대상을 최초 60세 이상 및 면역저하자에서 40대 이상 기저질환자까지, 처방기관 또한 생활치료센터 및 요양병원, 감염병 전담병원 및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최근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까지 확대했다.

지난달 서울 모 호흡기전담클리닉. 환자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지난달 서울 모 호흡기전담클리닉. 환자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개발은 빨랐지만...비운의 치료제 된 '몰누피라비르'

상황이 이렇자 또 다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인 '몰누피라비르'가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몰누피라비르는 MSD가 내놓은 최초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다.  

치료제 개발 자체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보다 빨랐는데, 당초 50% 수준으로 알려졌던 입원·사망 위험 감소율이 최종 결과 30%로 하향 조정된데다, 국내외에서 암 및 기형 유발 가능성 등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 도입이 미뤄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말 MSD의 요청에 따라 몰누피라비르 긴급사용승인 타당성 검토 작업에 들어갔으나, 아직까지 투약 효과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MSD와 몰누피라비르 24만 2000만명분에 대한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는데, 승인 지연에 따라 치료제 국내 도입 또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몰누피라비르보다 한 달 정도 신청이 늦었던 팍스로비드의 경우, 그 사이 긴급 사용승인을 받아 지난 1월부터 현장에 투입됐다. 

"새로운 치료 옵션 필요" vs "부작용 우려 여전, 처방 어려울 것"

몰누피라비르 사용 승인을 놓고는 의료계 내부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엄중식 가천의대 교수(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는 "확진자 숫자가 계속 늘어나는데 쓸 수 있는 경구용 치료제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몰누피라비르 사용 승인을 촉구했다. 

엄 교수는 "효과성 논란 등이 존재한다고는 하나, 사용 승인조차 계속 미뤄지고 있어 답답한 심경"이라며 "일단 승인을 해놓고 현장상황에 맞춰 쓸 수 있는 방안들을 논의해 가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팍스로비드 금기에 해당하는 간 질환자나 투석환자 등에는 쓸 수 있는 경구용 치료제 옵션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엄 교수는 "의료현장에 코로나19 대응 무기를 추가로 갖출 수 있도록 한다는 차원에서도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조속한 사용승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신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MSD '몰누피라비르(사진 왼쪽)'와 화이자 '팍스로비드'

반면 팍스로비드에 비해 낮은 효과성과 부작용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긴급 승인이 나더라도 실제 이를 사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료현장에서의 반론도 존재한다. 

실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처방에 참여하고 있는 A호흡기 전담클리닉 원장은 두 약물의 작용 기전을 고려했을 때, 의료인 입장에서 몰누피라비르는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약이라는 의견을 냈다.

입원 및 사망위험 감소율을 비교했을 때 팍스로비드는 최대 89%, 몰누피라비르는 30%로 효과성 차이가 워낙 큰 데다 약제의 작용 기전면에서도 팍스로비드의 안전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A 원장은 "단백질 분해효소를 차단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팍스로비드와 달리, 몰누피라비르는 RNA 복제 시 단백질 돌연변이를 일으켜 바이러스 생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동해 암 및 기형 유발 등 잠재적 위험성이 휠씬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런 배경을 감안했을 때 약제 사용 승인을 내더라도 임상의사가 의료현장에서 실제 몰누피라비르를 처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WHO 치료 지침 개정, 식약처 결정에 영향 미칠까 

이런 가운데 WHO는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하면서 몰누피라비르를 입원 위험이 매우 높은 고위험군 환자에 대해 조건부로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나 심각한 면역결핍환자, 고혈압 또는 중증 당뇨병 등 고위험군 만성질환자 등 입원 위험이 매우 높은 고위험군 환자에 대해 몰누피라비르 치료를 권고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젊고 건강한 환자, 임산부와 수유부 등은 잠재적 위해성이 훨씬 높은 만큼 약물을 투여해서는 안 된다고 단서를 달았다.

MSD에 따르면 몰누피라비르는 지난 2021년 11월 영국의 조건부 허가를 시작으로, 영국과 미국·일본·호주·대만 등 다수 국가에서 긴급사용승인이나 조건부 허가 승인 등을 얻었다. 

올 2월 현재 20여개 국가에 공급,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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