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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의료진 소진 심각…정부 대책 시급하다
코로나19 의료진 소진 심각…정부 대책 시급하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02.1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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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6개 의료기관 참여 '의료 종사자의 업무량' 실태조사 결과 공개 
긴급 상황 투입된 의료진 번아웃 방지 위한 정부 차원 지원책 마련돼야
'JKMS' 최근호 'COVID-19 발생 시 의료 종사자의 업무량' 연구결과 발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시 감염병 전담병원인 서울의료원으로 이송되고 있다[사진=김선경기자] ⓒ의협신문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시 감염병 전담병원인 서울의료원으로 이송되고 있다[사진=김선경기자] ⓒ의협신문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나면서 의료진들이 과중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의료진의 번아웃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진단이다.  

위기 상황에 투입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에 대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정 지원, 응급 상황 발생 시 의료진 동원 시스템 정비, 환자·감염 통제 등을 지원하기 위해 의료 전문가 지속 모집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전국 16개 의료기관(공공의료기관 4곳, 상급종합병원 12곳) 의료진이 참여한 대규모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정혜숙 성균관의대 교수(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와 권기태 경북의대 교수(칠곡경북대병원 감염내과)를 비롯한 18명의 공동연구진은 대한의학회 영문 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근호에 'COVID-19 발생 시 의료 종사자의 업무량'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20년 9월 16일∼10월 15일 기간동안 전국단위 각 병원 현황을 후향적으로 조사했다. 

연구결과,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제공한 전체 병상 수는 공공의료기관이 많았지만, 중환자 치료는 대부분 3차 병원이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병상 중 69.4%를 공공의료기관이 제공한 반면, 중환자병상은 3차 병원이 78.9%를 차지했다.  

의사 1인당 병상 수는 공공의료기관(20.2개)이 3차 상급종합병원(3.0개) 보다 많았다.  

대부분 공공의료기관이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격리병상으로 전환되면서 주로 경증·중등도 환자 치료를 담당했다. 3차 상급종합병원은 주로 위중증 환자 치료를 전담했다. 의사 1인당 환자 수는 공공의료기관이 많았으며, 중증도 이상 환자 비율이 높은 3차병원에서는 의사 1인당 환자수가 적었다. 공공의료기관 의사와 3차 병원 의사의 역할이 다르다는 의미다.

■ 코로나19 입원 환자를 돌보는 의료 종사자의 병상 및 업무량 비교
■ 코로나19 입원 환자를 돌보는 의료 종사자의 병상 및 업무량 비교

주치의는 대부분 감염내과와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담당했다. 코로나19 입원환자 치료는 감염내과(80.0%)·호흡기내과(60.0%) 의사가 주로 담당했다.

대부분의 주치의는 주당 근무시간의 제한 없이 진료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차 병원 레지던트들은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참여했지만 인턴은 참여하지 않았다. 인턴·레지던트 등은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에 따라 주당 근무시간을 80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환자 1인당 간호사 수는 3차 병원(4.6명)이 공공의료기관(1.1명)보다 많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의료진의 번아웃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개인보호장비(PPE) 착용은 의료진의 부담을 가중시켰으며, 일반 환자 대비 업무량을 증가시켜 인력 소진이 심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진의 피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간호사 역시 일반 진료 외 다른 업무까지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환자 병동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은 의료기기 관리(80.0%), 병실·병상 청소·소독(66.7%), 환자 검체 이송(33.3%), 환자의 분만·수유 지원(26.7%)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모든 조사대상기관에서는 선별진료소를 운영했으며, 근무하는 평균의료인력은 의사 2명, 간호사 5명, 행정직원 2명으로 조사됐다.

선별진료소는 3개 병원이 24시간 연중무휴로, 나머지는 주간에만 운영했다. 대부분(87.5%) 토요일에도 문을 열었다.

호흡기 검체 채취는 의사(75.0%)가 주로 맡았으며, 간호사(50.0%)도 검체 채취에 참여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의료기사(12.5%)가 맡기도 했다. 

■ 코로나19 입원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의 업무패턴과 직위의 특징
■ 코로나19 입원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의 업무패턴과 직위의 특징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의료기관 직원 가운데 4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직군별로는 간호사(47.6%)가 가장 많았다. 

연구진은 "감염병 확산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결과는 충분한 의료 인력 확보 필요성을 일관되게 시사한다"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국가정책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의료진의 대책이 필요하다. 위기 상황에 동원된 의료진에 대한 국민건강보험의 직접적인 재정 지원, 응급상황 발생 시 의료진을 동원할 수 있는 제도, 환자·감염 관리 지원을 위한 보건의료인의 상시 모집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는 정혜숙 성균관의대 교수(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권기태 경북의대 교수(칠곡경북대병원 감염내과), 황소윤 경북의대 교수(칠곡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김신우 경북의대 교수(경북대병원 알레르기감염내과), 장현하 경북의대 교수(경북대병원 알레르기감염내과), 박세윤 순천향의대 교수(순천향대서울병원 감염내과), 김봉영 한양의대 교수(한양대병원 감염내과), 이신원 부산의대 교수(부산대병원 감염내과), 박지호 건국의대 교수(건국대병원 감염내과), 허상택 제주의대 교수(제주대병원 감염내과), 오원섭 강원의대 교수(강원대병원 감염내과), 김연재 전문의(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박경화 전남의대 교수(전남대병원 감염내과), 강창경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남희 대구광역시 대구의료원 병원감염관리팀, 임수진 과장(마산의료원 내과), 윤성철 과장(안동의료원 내과), 손지웅 건양의대 교수(건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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