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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 '청력 손실' 유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 '청력 손실' 유발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02.1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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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형 가천의대 교수팀, "체내 산화스트레스 증가 주원인"
성인 1만 5051명 대상 연구…달팽이관 세포 자멸 초래 난청 유발

최윤형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최윤형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이 청력 손실(난청)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대기오염 물질 흡입에 따른 체내 산화스테레스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추정됐다.

최윤형 가천의대 교수팀(길병원 예방의학과)이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활용해 20세 이상 성인 1만 5051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대기오염이 청력손실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력손실은 감각계질환 중 가장 유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세계 인구의 6.1%(약 4억 4600만명)가 겪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청력손실은 달팽이관(cochlea) 손상으로 발생한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생길 뿐 아니라, 일상생활의 독립성 및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와 소음 노출로 알려져 있다. 최근 고령화와 이어폰 사용이 잦은 우리나라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국민건강보험 자료에 따르면 청력손실 환자는 2012년 27만 6773명에서 2017년 34만 9476명으로 5년간 26.3% 증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으로 미세먼지와 청력손실의 연관성을 밝힌 첫 연구다. 

연구 결과, 미세먼지(PM10)·이산화질소(NO2)·일산화탄소(CO)·아황산가스(SO2) 등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청력손실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부적으로 미세먼지(PM10)에 국내 대기환경기준치(50μg/m3) 이상 노출(검진 전 3년간)된 군은 그보다 낮은 농도에 노출된 군보다 어음역대(speech frequency) 청력손실 위험이 1.2배 높았다. 이산화질소·일산화탄소·아황산가스 등에 기준치 이상 노출된 군도 그렇지 않은 군보다 청력손실 위험이 높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주요 발병 요인인 나이·소음노출·기저질환·기타 생활습관 및 환경요인 등을 통제했을 때 관찰된 결과로 더욱 의미 있다.

최윤형 교수는 "미세먼지·이산화질소·일산화탄소·아황산가스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체내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이 영향으로 달팽이관이 퇴화해 청력손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일생 생활에서 자연스레 접할 수밖에 없는 대기 물질이 청력손실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이(inner ear)의 달팽이관(cochlea)은 듣기를 담당하는 청각기관으로 산화스트레스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대기오염 노출에 의한 산화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지면 달팽이관의 세포 자멸을 이끌며 혈류의 흐름을 줄어들게 한다. 이는 결국 청각 신경전도 속도를 늦추거나 청력 역치를 높이게 돼 청력손실에 이르게 된다. 

최윤형 교수는 "청력손실은 발병률이 계속 증가하고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기 때문에, 청력손실의 위험요소를 밝힌 이번 연구 결과는 특히 더 의미가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일상생활 환경에서 노출되는 대기오염 수준으로도 충분히 청력손실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은 노인성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노년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대기오염 수준을 더욱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논문은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인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1월 17일자에 'Long-term Exposure to Ambient Air Pollutants and Hearing Loss in Korean Adults'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이번 연구는 길병원 예방의학과 최윤형 교수·주민재 박사팀의 청력손실 연구시리즈 일환이며, 미국 미시간대학교 보건대학원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최 교수팀은 중금속(납·카드뮴·수은) 노출과 청력손실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 논문을 지난 2012·2017년 환경분야 최고 권위지인 <환경보건지견>(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에 게재했으며, 항산화비타민(비타민A·비타민C) 및 마그네슘의 섭취와 청력손실 예방의 연관성에 대한 보고를 2014년 영양분야 권위지 <미국임상영양학회지>(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하는 등 관련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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