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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서류 없이 환자 입원시킨 정신병원장 '벌금'

보호자 서류 없이 환자 입원시킨 정신병원장 '벌금'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2.02.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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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가족관계증명서 등 서류 보관 병원장 책임"
병원장 "입원 후 서류 구비" 주장했지만...봉직의 무죄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정신질환자를 입원시킬 때 가족관계증명서 등 보호의무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받지 않은 정신병원장에게 대법원이 벌금형을 확정했다.

정신병원에 근무하는 다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에게는 양벌규정으로 처벌할 수 없다며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최근 정신보건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경기도 A정신병원의 B원장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B원장과 함께 기소된 A정신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에게는 무죄가 확정됐다.

B원장은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보호의무자 동의로 정신병원에 입원을 하려는 84명의 환자들에 대해 보호의무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가족관계증명서 등)를 받지 않아 정신보건법위반죄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B원장은 환자들을 늦게 퇴원시키는 방법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 약 1400만원을 받아 국민건강보험법위반 혐의로도 기소됐다.

(구)정신보건법 제24조 제1항은 '정신의료기관 등의 장은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보호의무자가 1인인 경우에는 1인의 동의로 한다)가 있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입원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 한해 당해 정신질환자를 입원 등을 시킬 수 있으며, 입원 등을 할 때 당해 보호의무자로부터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입원 등의 동의서 및 보호의무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구)정신보건법 제57조 제2호는 '제24조 제1항을 위반해 입원동의서 또는 보호의무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받지 아니한 자를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B병원장에게는 벌금형, 병원에 소속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과정에서 B원장은 "서류를 받지 않은 것은 인정하지만, 절차를 몰라서 그랬던 것이고, 나중에는 서류를 모두 보완했다"며 정신보건법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보호의무자임을 확인하는 서류를 받지 않고 환자를 입원시키고 퇴원명령을 받은 환자를 늦게 퇴원시킨 것은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B원장에게 벌금 500만원을, 그리고 병원에 소속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에게는 "정신의료기관등의 장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양벌규정을 적용하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B원장이 늦게라도 서류를 보완했고, 늦게 퇴원시킨 것에 대한 요양급여비용이 모두 환수된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B원장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고, 병원에 소속된 의사들의 무죄 판결도 그대로 유지했다.

B원장은 무죄를 주장하면서 대법원에 상고했고, 검찰은 A정신병원에 소속된 의사들도 양벌규정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이유로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해 5월에도 비슷한 판결을 내렸다.

당시 대법원은 정신병원 소속 봉직의가 환자가 입원할 때 입원 동의서 및 보호의무자 확인 서류를 받지 않아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사건에 대해 "봉직의사들은 보호의무자 확인 서류를 받는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정신보건법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구)정신보건법 제24조 제1항은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의 경우 정신질환자가 입원 등을 할 때 보호의무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받아야 할 의무자가 정신의료기관 등의 장이라고 정하고 있다"며 "병원 소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 불과한 봉직의들은 의무자가 아니고 병원장과 공모했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보호의무자 확인 서류 등의 수수 의무 위반으로 인한 (구)정신보건법 위반죄의 공동정범이 될 수 없다"며 "원심판결은 (구)정신보건법 제57조 제2호 위반죄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 밖에 봉직의들을 (구)정신보건법상 양벌규정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와 관련 "봉직의들은 병원 소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입원 필요성 여부를 의학적으로 진단하는 역할을 할 뿐 실제로 보호의무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받는 업무를 수행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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