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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2020 전국의사조사 "진료비 심사제도, 의료행위 나쁜 영향" 93.8%
2020 전국의사조사 "진료비 심사제도, 의료행위 나쁜 영향" 93.8%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12.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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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전국의사조사'…"의학적 판단에 영향 받는다"
환자경험평가·분석심사 선도사업 등 비판 의견 높아 
삶에 대한 만족도 높지만, 의사 직업 미래 전망 '부정적'

의사 절대 다수(93.8%)는 건강보험 진료비 심사평가제도가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른 의료행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환자경험평가를 외래 환자와 의원급까지 확대하고 그 결과를 보상제도와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이 많았다. 또 현재 진행 중인 분석심사 선도사업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던 응답자는 6.6%였으며, 실제 본인이 대상자임을 알고 있다는 응답자도 11.9%에 그쳤다. 분석심사 선도사업에 대해서도 57.2%가 부정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최근 공개한 '2020 전국의사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의사들은 진료비 심사평가제도, 환자경험평가, 분석심사 선도사업 등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었다. 이번 설문에는 회원 6507명이 참여했다.

현행 진료비 심사제도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뚜렷했다. 

거의 모든 의사가 '진료비 심사제도가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른 의료행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93.8%)고 응답했으며, 진료비 심사제도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84.4%에 달했다.

진료비 심사제도 관련 ▲진료비 심사 후 이의신청 등 행정절차 간소화 ▲심사기준 의사 자율성 침해 ▲심사기준 개발과 적용과정에 의견수렴 부족 ▲심사 참여 위원 및 운영방식 개선 ▲심사담당자 실명제 도입 ▲진료비 심사 후 조정내역 설명 부족 ▲심사기준 의학적 타당성 부족 ▲심사기준 불투명 ▲심사와 별개로 의료기관이 자율적 이상지표를 점검하는 절차 확대 ▲심사기준 수시 변경 등의 문제점도 꼽았다.

정부의 심사평가체계 개편 방향이 '청구 건 단위/비용 중심'에서 '질환이나 항목 단위/의학적 타당성 중심'으로 전환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88.5%가 '몰랐다'(전혀 몰랐음+잘 몰랐음)고 답했으며, 개편방향에 대한 평가로는 '부정적'(57.8%)이 '긍정적'(42.2%)을 앞섰다. 

분석심사 선도사업 역시 전체 응답자의 6.6%만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현재 의원급에서 고혈압·당뇨병·만성폐쇄성폐질환·천식 등의 만성질환 진료를 하는 경우 분석심사 선도사업 대상자가 된다. 자신이 분석심사 대상자 여부를 인지하고 있는 비율도 11.9%에 머물렀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허용된 전화 상담·처방에 대해서는 78.5%가 알고 있었지만, 이에 대한 제도적 도입에는 '부정적'(77.2%) 의견이 높았다.  

'환자의 요구'·'감염 등 우려' 등을 이유로 전화상담·처방 경험(31.1%)이 있는 의사들도 전반적으로 '불만족'(59.8%)이라고 답했다.

불만족 이유로는 '환자 안전성 확보에 대한 의료적 판단이 어려워서'(82.8%)를 대표적으로 꼽았다.

전화상담·처방을 하지 않은 또다른 이유는(복수응답) '환자 안전성 확보에 대한 의료적 판단이 어려워서'(70.0%), '전화상담·처방에 따른 책임소재 문제에 부담을 느껴서'(56.1%), '진료의 기본원칙에 부합하지 않아서'(51.1%), '향후 원격진료확대 우려'(21.2%), '대면진료보다 특별히 나은 점을 못느껴서'(16.2%), '진료비 수납, 처방전 발급 등행정절차가 복잡'(12.4%) 등이었다.  

비대면진료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의료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소재 문제 발생 ▲대형병원 및 특정의사에 대한 쏠림 심화 ▲기기·장비 및 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추가비용 발생 ▲개인 의료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 유발 ▲의료취약지역 환자 의료접근성 향상 ▲의료계에도 새로운 진료방식 도입 필요 ▲환자에 대한 꾸준한 건강관리로 질병예방 관리 효과 ▲환자 유지·신환 유치로 병원수입에 도움 ▲환자와 의사의 관계 향상에 도움 등을 쟁점으로 꼽았다.

보건의료시스템 전반에 대한 인식은 '열악'(34.4%)과 '우수'(33.7%)로 팽팽하게 맞섰다. 보건의료서비스 질은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동일'(47.2%)하거나, '향상'(32.7%)됐다고 응답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현재 300병상 이상 의료기관에서 실시하는 환자경험평가에 대해서는 응답자 83.2%가 모르고(전혀 모름+잘 모름) 있었다. 또 환자경험평가 대상을 외래진료 환자 및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확대하고 그 결과를 가감지급등 보상제도와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 78.1%가 '부정적'(매우 부정적+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의학적 의사결정의 주체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이 '사안에 따라 환자·보호자·의사가 함께 결정'(52.7%)을 꼽았으며, '의사와 환자'(31.2%), '의사'(8.3%), '의사와 보호자'(6.4%), '환자'(1.5%) 순으로 나타났다.

직업·직무만족도 수치도 공개됐다. 

의사 63.1%가 '다시 태어나도 의업을 선택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자녀에게 의사 직업을 추천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48.8%에 그쳤다. 자녀에게 의사직업 추전 의향은 직역별로 교수(60.4%)가 가장 높았으며, 공보의(51.9%), 봉직의(49.1%), 군의관(48.7%), 전임의(48.2%) 순이었다. 열악한 의료현실에 시달리는 개원의(42.9%)는 의업 추천 비율이 가장 낮았다. 

의사 절반(48.3%)은 진료나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직역별 스트레스 정도는 5점 척도 기준으로 전공의(인턴) 3.74점, 전임의 3.73점, 교수 3.58점, 개원의 3.55점, 군의관 3.40점, 봉직의 3.35점 순이었다. 

삶에 대한 만족도는 '만족'(70.2%) 비율이 높았지만, 의사 직업의 미래에 대해서는 '부정적'(75.6%)이라는 견해가 훨씬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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