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저하 영향…분석대상 5만 8831 중 3292명 암 발병
대장암 '최고'…폐암·간암·위암·신장암·췌담도암 등 뒤 이어
이민정·박인휘 아주의대 교수팀, 건보공단 표본 코호트 DB 분석
말기 신부전으로 진단받았을 경우 3년 내에 암검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정·박인휘 아주의대 교수(아주대병원 신장내과), 박범희 교수·이은영 연구원(의료정보학과) 공동연구팀이 2008∼2017년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 데이터 베이스를 이용해 말기 신부전 환자의 암 발생률을 후향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말기 신부전 환자 총 5만 8831명 중 3292명(5.6%)이 암 진단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말기 신부전 진단 후 암 진단까지 걸린 평균 기간은 약 3.3±1.9년이고, 신대체요법으로 혈액투석·복막투석·신장이식 중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와는 연관성이 없었다.
만성 콩팥병이 악화돼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면, 망가진 신장 기능을 대신하기 위해 혈액·복막 투석이나 신장이식 등 신대체요법을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말기 신부전 진단 후 가장 많이 진단받은 암은 대장암(436명) 이었고, 폐암(417명)·간암(348명)·위암(333명)·신장암(227명)·췌담도암(221명)·피부암(167명)·전립선암(160명)·갑상선암(144명)·유방암(133명)·방광암(115명)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는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에 비해 소화기 계통(위암·대장암·간암·췌담도암 등)에 걸릴 위험도가 1.9배 높았다.
연구팀은 "젊은 환자나 노인 환자 중에서도 평소 전신 활동도가 좋은 환자는 말기 신부전 진단 3년 이내 암 검진을 받을 것을 권한다"라며 "말기 신부전 환자들이 장 세척 준비 및 대장내시경 시행과 관련 합병증을 걱정할 수 있지만, 잔여 수명이 길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주치의와 상의해 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기 신부전의 경우 면역력 저하로 인해 같은 나이대 일반인에 비해 암 발생률·유병률 모두 높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고령화에 따른 노인인구와 말기 신부전 환자가 증가하면서 암 발생률 또한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말기 신부전 환자가 증가 추세이며, 특히 65세 이상 환자에서 신대체요법이 늘고 있다.
이민정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국내 말기 신부전 환자에서의 암의 역학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말기 신부전 진단 후 평균 3년 내외로 약 6%의 환자가 암 진단을 받은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에 말기 신부전 진단 후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함께 3년 이내 암 검진을 통해 건강관리를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전 한국 코호트 연구 등에서 보고된 것처럼, 이번 연구에서도 말기 신부전 환자에서 요로 악성 종양의 위험이 높게 나타나, 복부 초음파나 복부 CT 촬영 검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 2월호에 'Epidemiological characteristics of cancers in patients with end stage kidney disease: a Korean nationwide study'(말기 신부전 환자의 암 역학 특성: 국내 연구)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