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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환자 응급실 300시간 체류…현장은 아수라장
코로나 환자 응급실 300시간 체류…현장은 아수라장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1.1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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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코로나19 환자 분류 등 정부 시스템 부재 지적
여한솔 회장 "현장은 최악…수도권 코로나 중증 환자 병상 전무"
박한나 수련이사 "병상확보 보다 인력확보 뒷받침이 먼저" 강조
대한전공의협의회가 9일 대한의사협회 7층 회의실에서 코로나19 현장 상황 개선 촉구를 위한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대한전공의협의회가 9일 대한의사협회 7층 회의실에서 '코로나19 현장 상황 개선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코로나19 일일 신규확진자가 이틀 연속 7000명을 넘은 가운데 의료 현장에서 근무하는 전공의들이 의료인력 확보와 정부의 체계적인 코로나19 대응 시스템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9일 오후 3시 대한의사협회 용산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코로나19 현장 상황 개선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여한솔 대전협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11월 시행된 '단계적 일상 회복 이행계획'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라며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언론에 노출된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음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라고 말했다. 

우선 여 회장은 코로나 감염 의심 환자를 마주하는 응급실 및 코로나 확진 환자를 치료하는 병동은 아수라장이라고 현재 의료현장의 상황을 전했다. 
 
여 회장은 "이제는 마치 당연한 것처럼 재택 격리하고 있는 환자들의 심정지, 의식 저하 상황을 119 구급대를 통해 마주한다"라며 "서울·경기권에는 중증 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상은 이미 한자리도 남아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감염환자가 폭증해 확진 환자의 응급실 내 체류시간이 100시간이 넘는 것은 기본이고, 300시간이 넘어 응급실에서 격리 해제하고 퇴원한 환자도 있다"라며 "음압 시설을 유지해야 하는 격리구역에는 코로나19 확진을 받았음에도 전담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119 구급대를 통해 새로 들어오는 중증 환자들을 수용하지 못해 몇 안 되는 격리실이 있는 다른 병원으로 이송해달라고 말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여 회장은 이런 상황은 코로나19이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 마련돼야 할 인력확보 대책의 부재와 현장과 동떨어진 병상 확보 시스템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여 회장은 "쏟아지는 확진 환자를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 어떠한 시스템을 이용해 이들을 전담병원으로 이송할 것인지, 또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비감염성의 중환자들이 119구급차량에 실려 오갈 데 없이 떠도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하면서 "설령 존재했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잘 적용되지 않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박한나 대전협 수련이사는 "정부는 병상 확보를 위해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전공의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을 때 병상보다는 인력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는 병상 확보는 하면서 인력은 확보하지 않는다"라며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다른 환자를 볼 수가 없다. 병상 확보 문제보다 의료인력 확충이 뒷받침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연주 대전협 수련이사 역시 "현장에서 중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많은 의료진이 누적된 피로를 견디면서 일하고 24시간 상시 콜을 받다 보니 중간에 사직하는 분들도 생긴다. 비단 의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간호사도 방역체계의 회의, 피로도 누적으로 사직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의료현장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이에 대전협은 현재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전문 인력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더불어 경증에서 중증으로 넘어가는 환자들의 이송 체계 등 정부의 체계적인 코로나19 대응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 회장은 "트래픽 잼을 우선적으로 잡는 게 중요하다"라며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병상을 통제하다 보니 병원에 자리가 남아도 입원시킬 수가 없다. 또 중앙에서 자리가 있다고 연락이 와도 이송 차량이 없어서 환자 이송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에서 무조건 관리할 것이 아니라 트래픽 잼 해결을 위한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라며 "경증에서 중증으로 가는 환자들의 이송 체계를 마련하는 정부의 시스템이 미비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서 수련 이사는 "현장과 중앙사고수습본부와의 괴리가 있다. 현장 실무자들과 소방청, 정부 등 관계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중앙정부의 효율적인 관리가 부재하다 보니 의료현장에서는 여파가 크게 온다"라고 말했다. 

또 "의료진들은 사명감과 소명감으로 밤을 새워가며 환자를 진료하는 것에는 불만이 전혀 없지만, 아무도 우리의 노고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회의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보건복지부에서 코로나19 병상을 확보한 병원을 대상으로 보상을 해주지만 그 병원 안에서 일하고 있는 실제 인력 한명 한명에게 보상이 되는 경우는 소수다. 충분한 보상이 필요하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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