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06:00 (금)
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코로나19 에크모 환자 역대 최대"
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코로나19 에크모 환자 역대 최대"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12.06 14:28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최위중증 환자 급증…필수의료 공백 우려
동절기 심혈관 질환 증가 땐 의료인력·장비 부족 불보듯
김웅한 이사장 "학회 차원 환자 치료 최선의 방법·길 찾을 것"

코로나 19 환자 급증에 따라 의료 인력·장비 부족이 현실화되면서 의료 붕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최근 12월 1주차 코로나19-에크모 환자 통계 발표를 통해 "의료현장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통계에 따르면 12월 1주차 전국 코로나19-에크모 환자는 위중증 환자 1주일 평균인 680명의 10%를 넘는 69명으로, 집계를 시작한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1,2차 유행시기 일간 최대 에크모 환자 수의 2배가 넘는 상황이며, 특히 서울·경기권은 40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환자의 에크모 사용은 위중증 환자가 고농도 산소·인공호흡기 등으로 생존이 불가능할 경우 시행하며, 적정 시간 내에 적용 못할 경우 해당 환자는 사망하게 된다. 국내 에크모 적용 후 코로나19 환자 생존율은 40∼50% 내외로 알려져 있다. 

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에크모 적용 환자를 기존 위중증 환자 보다 사망 가능성이 매우 높은 최위중 환자로 분류하고 있으며, 전국적 네트워크를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김웅한 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흉부외과)은 "현재 코로나19 에크모 건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시간에도 새로운 에크모 연락이 오고 있다. 감염 환자의 증가는 위중 환자의 증가로, 이는 최위중 환자의 증가로 이어진다. 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그 기간은 2주 정도 소요된다"라며 "긴급 조치로 감염 환자 증가 속도가 감소한다 해도, 그 중 일부가 최위중 환자로 이환되는 2주에서 한 달 후 시점이 에크모 환자의 최고조 시점이 될 수 있다. 이를 대비해 충분한 인적·물적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질병관리청과 함께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에크모신속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환자 급증으로 인해 에크모가 부족한 병원이 발생한 경우 에크모 장비를 긴급하게 이전 배치한다.

이 제도를 통해 현재 15명 이상의 환자가 치료를 지속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크모신속협의체'를 주관하고 있는 정의석 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기획위원장(강북삼성병원 흉부외과)은 "오늘도 이 제도를 통해 에크모가 이송 중이며 환자를 살리고 있다. 현재까지는 질병관리청과 협조체계를 구축해 최위중 환자 급증 지역에 에크모를 공급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향후 증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도 향후 최위중 환자 증가에 대비해 신규 에크모 장비를 마련 중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필수의료 사각지대가 넓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의석 기획위원장은 "현재 전국적으로 153대의 에크모가 코로나19 환자에게 적용되고 있다. 전국에 보급된 410대 가운데 37.2%를 차지한다. 중요한 것은 사용 비율을 높지 않다고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면 안 된다"라며 "에크모는 응급상황 시 사용되는 장비이며, 항상 예비장비를 비축해야 한다. 이를 고려할 때 37.2%의 사용률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계절 요인에 따른 심혈관 질환 증가로 인력·장비 부족 현실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정의석 기획위원장은 "더 중요한 것은 동절기가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는 시기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심혈관 질환의 증가로 에크모의 수요는 더 늘게 될 것이고,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지역·병원 별 장비 부족이 현실화될 수 있다"라며 "더욱이 숙련된 필수 의료진의 번 아웃, 간호·체외순환사 등 운용 인력 고갈 문제가 예상되고, 심장혈관흉부외과에서 진행하는 심혈관·대동맥·폐암 등 종양 수술 등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코로나19 에크모 치료 2차 권고안>을 마련 중이다. 현재 코로나19 상황과 2년간의 연구결과, 의료자원, 인적 자원, 질병관리청과의 협조 관계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한 내용을 담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질병관리청과 온라인 에크모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향후 코로나19 에크모 치료 및 교육의 기본 지침으로 활용한 예정이다.

김웅한 이사장은 "향후 얼마간은 어려운 시간이 지나갈 것을 예상한다. 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최선을 다해 가능한 방법과 길을 찾아볼 것"이라며 "질병관리청과 함께 진행하는 연구, 에크모신속협의체, 에크모 교육, 권고안 등 모든 역할을 심장혈관흉부외과 의사와 학회가 주도적으로 수행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모두 함께 고민하며 힘을 합쳐야 할 시기다. 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들은 변함없이 항상 환자 곁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