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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좌담회 코로나19에 방치된 임신부들…대책마련 시급
전문가 좌담회 코로나19에 방치된 임신부들…대책마련 시급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1.1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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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정부 차원의 임신부 대응 컨트롤 타워 구축 시급" 한 목소리
의협 KMA TV 전문가 좌담회 개최…'임신부 백신 접종·의료적 대응' 논의
임신부·태아 위해 백신 접종 최선의 방법…임신부 치료 프로토콜 마련 요구

최근 코로나19에 확진된 임신부가 조기 출산해 태아가 사산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면서 임신부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임신부들은 병원을 찾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외출도 조심스러워 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임신부들은 백신 접종을 해야 하는지, 하지 않아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하는 등 많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임신부의 백신 접종과 의료적 대처방안'을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12월 1일 개최한 좌담회에는 배진곤 교수(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산부인과), 조금준 교수(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산부인과), 박수현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이 참여했다
.(KMA-TV 좌담회 전체영상 : 임신부의 백신 접종과 의료적 대처방안)

ⓒ의협신문
(왼쪽부터) 조금준 교수(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산부인과), 박수현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 배진곤 교수(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산부인과) ⓒ의협신문

■ 코로나19 백신 접종 "임신부와 태아 위한 최선의 방법"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졌지만 부작용 등의 우려로 임신부의 백신 접종은 저조한 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백신 부작용에 대한 위험성과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위험성을 비교할 때 백신 접종은 임신부 본인과 태아를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백신별로 효과면에서 차이는 있지만, 부작용에서는 어떤 백신이든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조금준 교수는 "백신 접종에 따른 부작용의 위험성과 백신 미접종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의 위험성을 놓고 비교해야 한다"면서 "백신 접종은 본인과 태아를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사례를 보면 임신부와 태아에게 특별히 나타나는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 오히려 여러 연구에서 임신부의 백신 접종으로 태아에게 항체가 전달돼 보호받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과도한 걱정은 불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배진곤 교수는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백신 접종을 먼저 했지만, 실제 임신부들의 백신 접종률은 아직까지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CDC는 백신 접종을 임신부의 개인 결정에 맡겼으나, 올해 여름부터는 강력히 권고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는 여러 임상 데이터에서 임신부의 감염 예방 효과가 높고, 백신 접종 이후 사산율·조산율 지표가 접종하지 않았을 때와 동일하므로 접종을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신부 백신 부작용과 관련 조 교수는 "너무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임신부들이 걱정하는 것은 백신 부작용보다는 태아에게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인데, 현재까지 임신부나 태아에게 나타나는 부작용이 보고된 적은 없고, 오히려 백신을 접종한 산모의 항체가 태아에게 전달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신별 효과에 대해 배 교수는 "효과면에서는 각 백신별로 차이는 있지만, 부작용 측면에서 임신부와 태아에게 어떤 백신이 특별한 문제가 있다는 보고는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조 교수도 "우리나라에서 접종하는 화이자, 모더나 백신은 효과성에 특별한 차이가 없다"며 "임신부들이 너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켰다.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 KMA TV는 12월 1일 '임신부의 백신 접종과 의료적 대처방안'을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의협신문

■ 확진된 임신부 어느 의료기관으로? 치료 프로토콜은 부재
코로나19에 확진된 임신부의 경우 어느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할까? 현재로선 명확한 규정이나 안내가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배 교수는 "임신부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전담병원이 공식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지만, 어느 지역 어느 병원을 가더라도 안내는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신부는 면역력이 취약해 다른 임신부를 감염시킬 확률이 매우 높아 임신부를 위한 의료기관을 별도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방역 당국에서 임신부 등 취약층에 대해서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조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신부의 경우 질환으로만 본다면 내과적인 접근이 필요하지만, 특성상 임신부와 태아의 상태를 진찰할 수 있는 산부인과, 분만할 수 있다는 전제조건에서 소아청소년과 등 부가적인 요소들까지 고려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확진자의 폭발적 증가에 대비해 임신부의 특성을 고려, 기존 코로나19 환자 진료체계와 별도의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컨트롤 타워를 만들고 중앙에서 관리하는 프로토콜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대다수가 임신부는 고위험군에 해당해 대학병원에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임신부 코로나19 환자를 대학병원 고위험센터로 보낼 경우 95%에 달하는 비감염 산모와 태아들이 감염에 노출될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발생 2년이 지났지만, 감염된 임신부를 위한 의료기관 지정, 연계 등에 대한 매뉴얼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임신부 코로나19 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분류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배 교수는 "현재 임신부 관련 코로나19 통계가 없는 상태다. 지금이라도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송방법 등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증상이 있는 임신부들이 진료를 받으러 어디로 가야하는지 명확하지 않은데, 정부는 감염된 임신부와 비감염 임신부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자연분만은 어려워…재택치료 가능한 환경 만들어야
확진된 임신부의 출산과 관련해 배 교수는 "우리나라는 분만실을 공동으로 사용한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신부가 자연분만을 진행할 경우 비말 등으로 그 공간이 감염돼 다른 임신부는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렇기 때문에 "제왕절개를 선택할 수밖에 없으며, 응급상황 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자연분만해야 하는 경우 음압수술실로 이동해 하게 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임신부는 태아가 35주 정도 되면 숨이 차는 증상이 대부분 있는데, 병원에서는 코로나19 감염 때문인지, 자연스러운 현상인지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며 "임신부의 상태를 잘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고, 중점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와 배 교수는 모두 "임신부들은 태아의 상태 확인을 위해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임신부들이 재택치료를 잘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태아 상태에 대한 걱정을 해소시킬 수 있는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어 "임신부가 재택치료로 진행되는 것이 결정됐다면, 그 상황에 맞춘 관리가 이뤄져야 효과적으로 정착될 것"이라며 "되도록이면 산부인과 의사가 관리를 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입을 모았다.

■ 코로나19 감염 태아 사망, 직접적인 원인은 알 수 없어
임신부가 조기 출산하면서 태아가 사산한 케이스와 관련해 조 교수는 "실제 조산 또는 사산에 대한 원인 여부는 알 수 없어 현재로서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감염으로 인한 사산의 두려움이 매스컴 등을 통해 조성돼 과도한 불안과 걱정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관성을 분석해야 한다"고 짚었다.
배 교수는 "국내 태아 감염 사례는 보고된 적은 없으나 수직감염이 약 3% 정도로 추정된다"며 "태아 감염으로 태반에 문제가 생길 수는 있지만 발생 빈도는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 개인방역 철저히 하고 몸에 이상 느끼면 즉시 병원 찾아야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개인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배 교수는 "임신부는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하며, 백신 접종 등 정부가 발표하는 권고에 대부분 동참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기본적인 개인 방역에 신경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임신부가 갖고 있는 백신 접종에 대한 우려를 침식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에 대한 논의와 실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현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개인 방역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드리며, 만약 감염이 됐다면 이것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부디 스스로를 자책하지 말고 그 상황에 맞춰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임신부를 전담으로 진료할 수 있는 센터나 컨트롤 타워를 운영하고, 여러 가지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임신부는 소수지만 사실 두 명의 생명이기에 생각보다 더 과하게 준비해도 모자라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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