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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 체계 '위기' 아닌 '붕괴' 상황에 이르렀다"
"응급의료 체계 '위기' 아닌 '붕괴' 상황에 이르렀다"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1.1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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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응급의학의사회, 3일 긴급 기자회견...응급의료체계 붕괴 우려
응급의료협의체 구성 촉구 및 응급의료인력 지원대책 마련 등 제안
코로나19 확진환자의 조속한 병원 배정과 이송 위한 TFT 구성 요구
3일 열린 대한응급의학의사회 기자회견(사진=김선경기자) ⓒ의협신문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3일 대한의사협회 용산임시회관 8층 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형민 회장은 '현 응급의료의 위기극복을 위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붕괴 직전의 응급의료체계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사진=김선경기자) ⓒ의협신문

코로나19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응급의료 체계의 붕괴를 막기 위해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응급의료협의체'가 구성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응급실 내 필수 의료인력에 대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절박한 요구도 나왔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3일 오후 2시 대한의사협회 용산임시회관 8층 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코로나19 상황에서 붕괴 직전에 놓인 응급의료 위기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코로나19 이전에도 국내 응급의료 체계는 이미 포화상태였지만, 부족한 응급의료 자원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응급환자를 지키기 위해 365일 24시간 최전방에서 최선을 다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감염자의 폭증과 늘어나는 위중증 환자로 이미 응급의료 체계는 한계를 넘겼으며, 단순한 위기감이 아닌 붕괴를 염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협신문 김선경

이어 "1초가 급한 심폐소생술 환자조차도 받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재택치료 중인 코로나19 확진자가 상태가 나빠질 경우 현재의 응급의료 체계 안에서는 제대로 된 응급처치를 받을 방법이 전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응급의료 체계의 붕괴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와 응급의료협의체 구성 ▲코로나19 확진자 병원 배정과 이송을 위한 TFT 구성 ▲재택치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한 의료대책 마련 방안 ▲응급의료기관 인력과 음압실 등 시설지원 확대 등을 제안했다. 

"응급의료에 대한 긴급대책 마련을 위해 정부와 '응급의료협의체' 구성을 촉구한 응급의학의사회는 "현재 여러 기관으로 나눠진 중증 응급환자와 코로나19 환자의 이송·전원·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모니터링과 관리대책 마련이 가능하도록 응급의학 전문의들과 119, 지역 보건 담당자, 중앙응급의료센터, 보건복지부 등 책임 기관들이 모두 모여 현재의 위기를 벗어날 방법을 조속히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자택격리와 재택치료에서 발생 가능한 응급상황에 대한 대비를 위해서는 "코로나19 확진 후 재택치료를 하는 환자들에 대한 응급대응계획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구체적 이송과 처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응급의료기관들의 음압실 확대와 감염대응체계 마련을 위한 인력·시설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국내 응급의료기관들은 대부분 저수가에 맞춰 한정된 공간에 여러 명이 들어가는 다인실 구조로 되어 있어 감염에 매우 취약하다"라며 "장기적인 시설개선과 인력증원 계획을 통해 한 명의 환자로부터 여러 응급환자가 노출될 수밖에 없는 현재의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 밖에 응급의료 현장을 지키는 필수 의료인력에 대한 처우와 환경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19 병동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코로나19 환자를 접촉해 예상치 못한 양성환자에 의한 감염의 위험이 큰 응급센터의 의료진은 업무에 합당한 보상과 처우를 받아야 한다"고 밝힌 응급의학의사회는 "현재 자가격리자의 대체인력 부재로 근무 강도는 증가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보상은 없고, 오히려 병원 수익의 감소로 인력감축의 불안감 속에서 일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형민 응급의학의사회장은 "지금 응급의료 체계에 대해 전문가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현재 정책들이 전문가 의견 대신 정치적 판단을 우선해서 실시되고 있고, 일부 전문가 의견이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호도되는 상황"이라며 "이는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을 벗어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응급의료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응급실 의료진은 코로나19 병동 다음으로 코로나19 환자와 가장 많이 접촉하는 업종이다 보니 거의 매일같이 코로나19 검사를 한다"라며 "그런데도 정부가 코로나19 병동을 지원하는 만큼 응급실을 지원하거나 관련 대책을 마련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런 상황이 정상인가 싶다"라고 지적했다. 

기동훈 응급의학의사회 자문위원 역시 "최근에도 응급의학과 전공의 2명이 응급실에서 진료하다가 코로나19에 확진돼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스탭과 교수들에게서도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응급의료진 결원은 응급실의 기능을 상실한다는 말이다. 이는 지역의료의 마비를 일으키고 응급의료 체계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정부의 응급의료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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