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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재택치료 해보니"…보건소 대신 의료기관 '민원' 몸살
현장취재"재택치료 해보니"…보건소 대신 의료기관 '민원' 몸살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1.11.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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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배정 기준·자료 부재·보건소 설명도 없어...민원은 의료기관 감당
보건소 간 확진자 정보 공유 구멍...약 오배송, 발열 환자 방치하기도
행정업무량 많고 민원까지 시달려....인력·시간 보상 문제점 보완해야

정부가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방역 전략을 전환하면서 재택치료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세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방역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재택치료 시스템을 제시했다. 코로나19 발생 전 기존에 있던 의료체계 안에 방역 시스템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생활치료센터 중심의 확진자 관리에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

현재 재택치료는 24시간 주야간 관리 문제와 의료인력 등의 여건을 고려, 현재는 병원급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확진자가 하루 3000명대로 증가하면서 재택치료를 개원가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의협신문]은 현재 재택치료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진과 직접 인터뷰를 진행,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익명을 요구한 B전문의(소아청소년과)는 재택치료에 참여하면서 겪은 어려움과 문제점을 들려주며 개선 방안도 제시했다. 재택치료 참여를 고려하는 개원가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A병원 B전문의는 현재 한 달 조금 넘게 재택치료에 참여 중이다. 하루에 약 20여 명의 확진자를 보고 있고, 현재까지 100여 명을 관리했다. 주로 소아 확진자를 관리하지만, 보호자가 감염된 경우 함께 진료하고 있다.

24시간 항시 대기해야 하지만 B전문의는 주로 주중에 재택치료를 맡고 있다. A병원에는 야간 당직의를 비롯해 전담 간호사·병동 간호사가 주야간 확진자를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기초자료 부재·배정 초기 정보 부족...신속한 진단·처치 차질

가장 먼저 짚은 문제는 기초자료의 부재다.

확진자를 재택치료 대상으로 배정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하지만 B전문의는 재택치료 소아 확진자에 관한 기본적인 자료와 정보는 물론 배정 기준조차 받지 못한 채 "기저질환이 없다"는 추정을 하고 있다고 했다.

B전문의는 "왜 확진자를 우리 병원에 배정했는지, 문제 발생 시 연락할 담당자는 누구인지, 관할 보건소는 어디인지에 대한 정보를 받지 못했다. 기초조사를 제대로 한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재택치료 체계를 운영하고 있는지 모르니 불안할 수밖에 없다"라면서 "환자를 어디에서 보낸 건지 찾는데만 시간이 한참 걸렸다. 그냥 우리 병원에 배정했으니까 기저질환이 없겠거니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확진자를 재택치료에 배정한 경우에는 스크리닝할 수 있는 기초자료가 필요하다"라고 밝힌 그는 "배정 초기의 정보 부족은 신속한 진단이나 처치에 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건소 간 확진자 정보 구멍...발열 환자 이틀 동안 방치

보건소 간에 확진자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거나 잘못 배정한 확진자를 재배정하는 과정에서 발열 상태의 환자를 이틀간 방치한 문제점도 짚었다. 

A병원은 주로 소아 확진자를 보살피고 있다. 예외적으로 소아의 보호자가 확진된 경우에만 성인을 함께 관리하고 있다.

B전문의는 "보건소에서 갑자기 소아 보호자가 아닌 50대 성인 남성을 배정했다. 관할 보건소는 배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어떤 보건소에서 배정했는지 문의하니 알 수 없다고 해 난감했다"고 말했다.

재택치료 참여 의료기관 중에 소아를 진료하는 곳이 얼마 없다 보니 여러 지역 보건소에서 A병원에 확진자를 배정하고 있다.

B전문의는 "확진자를 배정한 보건소를 찾는 데만 해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겨우 찾은 보건소에서 실수로 성인 남성 확진자를 배정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해당 남성 성인 환자가 발열을 호소했지만, 재배정한 의료기관이 어디인지 안내받지 못했다는 것.

B전문의는 "보건소에서 의료기관을 변경했다고 했지만, 환자에게 문의 전화가 계속 왔다. 환자는 바뀐 의료기관이 어디인지 보건소에서 안내받지 못했다고 했다"며 "이 과정에서 열이 발생했는데, 이틀 동안이나 어떠한 관리나 조치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재택치료 환자 관리에 구멍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지=pixabay) ⓒ의협신문
(이미지=pixabay) ⓒ의협신문

재택치료자 약 오배송...며칠간 약 복용하지 못하기도

재택치료자는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기존에 복용하는 약을 배송받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약을 잘못 배송하면서 재택치료를 받는 확진자가 며칠간 약을 먹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B전문의는 "확진자를 접촉할 수 없기 때문에 약을 확인하지 않고, 문 앞에 놔두는 시스템이다. 소아 확진자는 우리 과에서, 보호자는 타 과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보호자가 기존에 먹던 약이 아닌 다른 약이 왔다고 하더라"면서 "나중에 보니, 약이 잘못 배송됐다는 것을 알았다. 환자는 며칠 약을 먹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약을 처방하면 약국에서 환자와 통화해 약에 대해 설명하고 그날 저녁 보건소에서 전달했지만, 지금은 약국에서 연합으로 당일 오토바이 택배로 바뀌었다. 약국에서도 확진자 연락이 잘 안 된다고 한다. 이런 과정에서 오배송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생각보다 까다로운 관리…"동네의원서 감당하기는 더 어려울 것"

하루에 오는 100여 통의 전화, 확진자 기초교육 미비로 인한 민원 발생, 복잡한 진료비 청구 방식 등은 동네의원 재택치료 참여 시 생각보다 큰 장애로 다가올 것이라는 의견도 전했다.

B전문의는 하루 평균 20여 명의 확진자를 관리하고 있다. 현재 재택치료는 하루 2번 환자 상태를 체크하게 돼 있다. 한 번은 앱을 통해 확진자가 바이탈 상태를 기록하고, 한 번은 의료진이 상담 전화을 하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전화는 하루에 100여 통이 넘고, 항의성 민원 빗발친다.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것과 관련,  "기초적인 안내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했다.

B전문의는 "앱에 바이탈을 기록해야 하는데, 제대로 지키는 경우가 거의 없다. 정해 놓은 시간에 제대로 전화도 받지 않는다. 앱 설치 방법까지 안내하기도 한다"라면서 "1일 2회라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그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를 비롯해 호흡기 질환과 관계가 없는 질환은 별도로 전화 상담료를 부과하고 있다. 그런데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항의하는 일도 많다. 대부분 코로나19 진료로 '퉁 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와 관계없이 기존에 먹던 약을 처방해야 하는 확진자라면, 배정할 때 사전에 충분히 안내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의원급의 재택치료 참여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행정업무량이 상당히 많다. 청구도 기존 보험청구 방식이 아니라, 별도로 해야 한다. 또 국가에서 관리하는 것과 지자체에서 분담하는 것에 따라 청구 방식도 확인해야 한다"라면서 "병원에서는 하나의 병동을 관리한다고 보면 되지만 의원급의 경우에는 생각보다 인력이나 시간 대비 보상이 미비하다고 느낄 것 같다"라고 말했다.

B전문의 "이런 문제점들은 재택치료 도입 초기에 이미 여러 번 지적한 부분"이라며 "재택치료를 확대하려면 현재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진행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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