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이에게
아이가 놀이터에서그네를 타고 있다
혼자서는 타지도 못하면서
더 높이 더 높이 밀어 올려달라고 채근한다
높이 올라갔다가
미끄러지듯 내려온다
올라갈 때마다 하하거리며 호호 부르기 시작한다
하하 호호가 올라갔다가 내려온다
저만큼 높이 올라가면
하늘은 아이를 한 번 품에 안았다가 놓아주고
저만큼 높이 올라가면
하늘은 아이를 또 한번 품에 안았다가 놓아주고
이제는 하늘이 아이를 품에 안고서는 다시 놓아주지 않으려는
저만큼, 그 높이의 수평水平!
하늘과 아이는 한참을 그렇게 밀고 당기는 동안
까르륵까르륵
놀이터 허공에는 동그란 웃음소리들이 한가득 들어찼다
▶ 경기 광명 우리내과의원장/<문학사상> 신인상 등단/시집 <노랑나비, 베란다 창틀에 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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