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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한해부학회, 세계해부학 진흥 기여할 것"
인터뷰 "대한해부학회, 세계해부학 진흥 기여할 것"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1.11.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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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임주 이사장 "2024년 세계해부학회 광주대회 준비 최선"
"시신 기증자 덕분에 해부학 발전 가능...학술지 SCI 등재 추진"
유임주 대한해부학회 이사장(고려의대 교수)이 대한해부학회 발전 계획을 밝히고 있다. 대한해부학회는 2024년 세계해부학회 광주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의협신문
유임주 대한해부학회 이사장(고려의대 교수)이 대한해부학회 발전 계획을 밝히고 있다. 대한해부학회는 2024년 세계해부학회 광주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의협신문

"해부학은 의학의 언어다. 의학의 무한한 가능성의 시발점은 해부학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오는 2024년 대한민국 광주광역시에서 열리는 세계해부학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 해부학회가 세계해부학 진흥에 기여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습니다."   

10월 15일 열린 제71회 대한해부학회 학술대회에서 이사장으로 취임한 유임주 고려의대 교수(해부학교실)는 3일 [의협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세계해부학회(IFAA)는 1903년 처음 열린 유서 깊은 학회로 손꼽힌다. 유럽을 중심으로 시작한 해부학이다 보니 아직 아시아까지 저변이 넓지 않다. 2024년 제21차 세계해부학회를 한국에서 열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세계해부학회 유치를 결정할 때를 생각하니 가슴이 다시 벅차 오릅니다. 경쟁 도시가 호주 멜버른이었는데 대한민국의 광주는 멜버른에 비해 지명도가 떨어져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요."

유 이사장은 "2∼3표 차이로 박빙의 승부였다. 하나의 나라만 우리나라가 아닌 호주를 선택했다면 유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유 이사장은 한국에서 세계해부학회를 개최하기 위한 홍보 캠페인을 통해 "해부학 교육과 연구 혁신의 필요성, 그리고 젊은 해부학자를 배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제3세계의 해부학자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를 고려해 구체적인 계획까지 만들어 발표했다. 

"2024년 세계해부학회 광주대회를 잘 준비해 성공적인 대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라면서 "지난 2019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해부학회 참가인원 1000명을 넘어선 2024명을 모집하겠다"라고 구체적인 유치 구상도 밝혔다.

대한해부학회가 세계학회를 유치할 수 있을 정도로 인정받은 배경에는 국내 시신 기증자의 증가가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지난 1980∼1990년대에서는 시신 기증자가 없어 해부학을 연구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현재 해부학 연구실에는 100% 기증 의사를 밝힌 사람들의 시신을 바탕으로 연구와 교육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유 이사장은 "의학 연구를 위해 이타적인 마음으로 시신을 기증한 분들 덕분에 해부학이 발전하고, 대한민국 해부학회가 성장할 수 있었다"라면서 "기증자가 증가함에 따라 해부학을 실습하는데 임상학회와 협업해서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앞으로도 임상학회와 공동으로 학회를 진행하고 공부하는 기회를 마련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세계 해부학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지만 기초의학 연구를 위한 후학 양성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기초의학협의회와 대한의학회에서 기초의학자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있지만 지원자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젊은 의학도들이 기초의학을 많이 선택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유 이사장은 "기초의학 연구자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할 수 있는 정부 프로젝트가 있으면 좋겠다"라면서 "순수 기초의학 연구에 대한 사회적 지지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사회는 너무 빨리빨리 아닌가 싶어요. 이는 기초의학 연구에 압박감을 주게 됩니다. 인간이 호기심을 갖고 지식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을 누군가는 해야 합니다. 기초의학자는 이런 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지요. 사회적으로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연구에만 너무 치중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기초의학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의과대학 예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부학 캠프를 개최하고, 우리 몸 그리기 사생대회 등을 통해 미래의 해부학자를 이끌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현재 고려의대는 해부학을 알리고, 보건의료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꿈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유 이사장은 2023년 10월까지 학회 공식 학술지 [Anatomy & Cell Biology(ACB)]를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Clarivate Analytics)사의 과학인용색인(Science Citation Index:SCI)에 등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해부학회는 기초의학의 메이저 학회이기는 하지만 아직 학술지는 SCI 등재지가 아니다"라고 밝힌 유 이사장은 "학술지 영문화 작업을 통해 임기 중 SCI 등재지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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