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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의로운 삶 보여준 故 이영곤 원장 의사자 인정해주세요" 국민청원
"의로운 삶 보여준 故 이영곤 원장 의사자 인정해주세요" 국민청원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1.10.0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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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선행으로 의로운 삶 보여준 진정한 의인"
청원인, "묵묵히 인술 베풀고 봉사…정의롭고 숭고한 삶 기억해야"
ⓒ의협신문
ⓒ의협신문

교통사고 현장에서 부상자를 도우려다 다른 차량에 치여 숨진 故 이영곤 원장에 대해 의료계가 슬퍼하는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의사자로 인정해달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의로운 삶이 다시한번 부각되고 있다.

경상남도 진주시에서 '이영곤내과의원'을 운영하는 故 이영곤 원장은 9월 22일 오전 11시 경 남해고속도로 순천방면 진주나들목 근처에서 SUV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진 후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사고가 난 것을 발견했다.

故 이영곤 원장은 사고를 목격하자마자 자신의 차량을 갓길에 세우고 억수로 쏟아지는 비를 뚫고 사고현장으로 뛰어갔다. 다행히 SUV에 탑승한 사람은 응급처치가 불필요할 정도로 가벼운 상처만 입었고, 고 이영곤 원장은 다시 자신의 차량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뒤에서 오던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故 이영곤 원장의 차량을 덮치면서 사고를 당했다. 긴급 출동한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추석 연휴 성묘를 다녀오던 길에 부상자를 도우려다 숨을 거둬 주변 및 동료의사들을 더 가슴아프게 했다.

10월 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선행으로 의로운 삶의 모습을 보여주신 故 이영곤 원장의 의사자 인정을 촉구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청와대 국민청원 바로가기]

청원인은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이라면, 그저 '사고가 났으려니' 하고 지나치거나 119에 전화를 하는 등의 단순한 구호 조치를 취했을지도 모르지만, 성묘를 다녀오던 길이던 故 이 원장은, 운전 중 이를 목격하고 묵묵히 갓길에 차를 세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통사고로 인해 부상을 입었을 운전자를 의사로서 지나칠 수 없었고, 그의 의로움 또한 이를 내버려 둘 수 없게 했다"며 "환자를 두고는 지나칠 수 없는 한명의 참된 의사(醫師)이자, 어려운 사람을 위해 기꺼이 몸을 던질 수 있는 진정한 의인(義人)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청원인은 "그는 세차게 내리는 폭우를 온몸으로 맞으며 사고 차량으로 가 부상자의 상태를 살피고 탑승자들이 큰 부상을 입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며 "짧은 시간 동안에도 하염없이 내리는 비는 그의 몸을 젖게 했고, 머리와 얼굴을 적신 빗물이 눈앞을 가렸지만 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부상자를 위해 구호조치를 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하지 않았다"고 당시 故 이영곤 원장의 모습을 대신 전했다.

그러나 "너무나 안타깝고 슬프게도, 그는 부상자를 확인후 자신의 차로 돌아가던 중 뒤에서 오던 빗길에 미끄러진 차량에 치어 숨을 거두고 말았다"면서 "비는 그치고, 그를 떠나 보낸 자리에는 그의 흔적만이 남았지만, 그의 의로운 행동과 더불어 말로 형언할수 없는 큰 슬픔에 우리 마음 속에 내리는 비는 그치게 할 길이 없다"고 슬퍼했다.

故 이영곤 원장은 '아름다운 사람' 이었다고 회상했다.

청원인은 "고인은 힘든 가정 환경 속에서도 어려운 사람들과 환자들을 위해 의술을 베풀겠다는 일념으로, 불타는 학구열과 더불어 힘든 역경을 극복하고 부산의대를 졸업했고, 내과를 전공해 환자를 살리는 의업의 길에 나섰다"고 의사가 되려고 한 과거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어려운 사람과 고통으로 신음하는 환자들의 마음을 보살필 줄 아는 진정한 의인이었기에, 의사가 된 이후에도 평소 이웃을 돕는 데 힘써왔다"고 의사로서 인술을 베푼 삶을 존중했다.

또 "형편이 어려워 병원 문턱조차 넘기 힘들었던 고령 환자 등의 진료비를 받지 않고 필요한 진료와 검사 등을 진행하고, 진료를 받고도 돈이 없어 약을 받을수 없었던 환자를 위해 자신의 사비를 털어 약값을 대신 내주기도 했다"며 "평소 따스한 선행을 베풀었음에도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의 구절처럼, 남에게 일절 이러한 의로운 행동에 대해 알리거나 자랑하려 하지 않았다"고 겸손함을 강조했다.

평소의 선행은 세상을 밝히는 빛과 같은 행동이었기에, 고인의 지인과 진료받은 환자들은 그를 "평생 헌신적인 사람이었다"고 기리며 그의 의로운 행동에 대한 추모를 이어가고 있음도 알렸다.

청원인에 따르면 故 이영곤 원장의 의사로서의 인술을 베푼 삶과, 의로운 삶은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더 많았다.

이번의 슬픈일이 아니었더라도, 故 이영곤 원장은 충분히 의인으로 추앙받아 마땅한 분이라는 것도 짚었다.

학창시절 형편이 어려웠던 자신의 어려움을 되돌아보며, 지역의 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금을 아끼지 않았고, 근무 조건·처우 등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진 교도소 재소자 진료도 자처해 20년 간 매주 3회씩 자신의 생업을 뒤로 하고 교도소 왕진 봉사를 다닌 것.

청원인은 "좀더 많은 환자를 진료하기 위해 그는 식사마저 제대로 할 수 없었고, 교도소를 오가는 흔들리는 차 속에서 가족이 준비해준 주먹밥으로 끼니를 떼워야만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단 한번도 힘들다는 내색 없이 언제나 친절한 자세로 재소자들에 대한 진료와 봉사에 매진했다"며 "어려운 사람을 보살피고 아픈 환자를 돌보는 한 명의 참된 의사였으며, 각박한 지금의 세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진정한 의인이었다"고 강조했다.

"그의 숭고한 영혼은 하늘나라로 떠났지만, 우리는 이 슬픔을 나눔과 더불어 하나의 큰 과제를 손에 쥐었다"고 밝힌 청원인은 "故 이영곤 원장의 의로운 행동은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한 이기주의가 만연한 지금의 21세기 현대사회를 환하게 밝히는 따뜻한 등불이자, 국가와 제도가 미처 보호하지 못한 사각지대에서 고결하고 숭고한 살신성인의 정신을 발휘해 의로움을 실천한 아름다운 사례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러한 아름다운 정신을 지켜내고, 우리 사회와 더불어 후손들에게 이러한 의로움을 가르치기 위해, 故 이영곤 원장의 행동을 기억하고 널리 기려야 한다"며 "정부는 故 이영곤 원장을 의사자(義死者)로 지정하고, 모든 국민들과 함께 이 슬픔을 나눔과 더불어 그의 숭고한 정신을 깊이 되새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르면, 의사자(義死者)란 직무 외의 행위로서 구조행위를 하다가 사망해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 법에 따라 의사자로 인정한 사람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법으로 이들의 예우 및 지원의 방법에 대해 정하고 있다.

청원인은 "故 이영곤 원장의 숭고한 행동은 의사자로 지정되기에 마땅한 정의롭고 숭고한 행동이었다"며 "고인이 세상을 떠나고 크나큰 슬픔과 더불어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을 고인의 유족들을 위해, 정부는 신속하게 故 이영곤 원장을 의사자로 지정함과 더불어 사회적인 추모, 유족들에 대한 예우와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간곡히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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