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서정숙 의원 "안전성 검증없이 '낙태약' 허가 안 돼"
약사 서정숙 의원 "안전성 검증없이 '낙태약' 허가 안 돼"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21.09.1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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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용 경구약 '식약처 가교임상 면제 허가' 검토에 제동
국회 대정부질의서 국무총리에 "무분별 낙태 부작용 신중 검토" 주문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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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와 일부 약사계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명 '먹는 낙태약' 허가 검토에 대한 우려가 국회에서 나와 주목된다.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가 약사 출신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어서 주목도가 더 크다.

일부 여성단체와 약사계는 해당 의약품의 가교임상을 면제하고,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해 의사의 진료와 처방을 거치지 않고 약국에서 판매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약사 출신 국회의원의 안전성 확보 소신 발언은 사회적·의과학적 합의 과정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정숙 의원은 16일 국회 본회의 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의를 통해 김부경 국무총리에게 '낙태약' 허가에 신중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경구용 인공 임신중절 의약품 이른바 '먹는 낙태약'으로 불리는 '미프지미소(성분명 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의 품목허가 여부 결정을 위한 논의에 돌입했다.

식약처는 지난 2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고, 현대약품이 지난 7월 품목허가를 신청한 '미프지미소(경구용 낙태약)'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언론보도를 통해 여성단체와 약사계 단체들의 요구에 따라 식약처가 해당 의약품의 '가교임상'을 면제해 허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자 산부인과계를 중심으로 의료계의 우려와 반발이 일고 있다.

미프지미소는 영국 제약사인 라인파마인터네셔널의 제품. 미페프리스톤 200mg 1정과 미소프로스톨 200㎍(mcg) 4정으로 구성한 콤비팩 형태다. 미페프리스톤 1정을 먼저 먹고 하루 뒤에 미소프리스톨 4정을 먹는 것을 용법으로 한다.

미페프리스톤은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에 결합해  작용을 방해함으로써 자궁내막을 탈락시키는 기전으로 임신을 종결시킨다. 미소프리스톨은 강한 수축을 일으켜 탈락된 조직들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약품은 라인파마인터네셔널과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미프지미소에 대한 국내 판권과 공급권을 획득했다. 연내 국내 출시를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다.

미프지미소를 허가하면, 국내 첫 경구용 인공 임신중절의약품 도입 사례가 된다. 중앙약심에서도 '가교임상' 적용 여부 등 안전성 확보를 위한 조치들을 두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부인과를 비롯한 의료계는 해당 의약품 사용의 위해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가교임상을 통해 국내 여성에서의 의약품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뒤 도입 여부 결정 ▲국내 도입 때 임부의 상태에 따라 투약이 가능하도록 산부인과 병·의원에서 직접 투약 ▲복용 후 부작용 관찰을 위해 입원 또는 회복실을 갖춘 의료기관서 사용 등 주의 조치들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장 적용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제안했다. "산부인과 전문의의 판단 하에 자궁 내 임신 여부 등을 확인 한 후 약물을 처방해야 하며, 약물 복용 이후에도 부작용 관찰 등 추가 조치를 해야 안전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의협신문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의협신문

이와 관련 서정숙 의원은 김부겸 국무총리에 대한 대정부질의를 통해 "사회적 합의와 안전성 검증없이 허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또는 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에 필요한 필요적 사전 상담의 절차를 세밀하게 규정함으로써 낙태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해 모체(산모)와 태아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 의원은 "지난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이 있었지만, 현재 입법 공백 상태로 '낙태'를 처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그렇다고 입법 공백을 틈타 '낙태'가 쉽고 무분별하게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내 한 제약사가 경구용 '낙태약'을  수입허가 신청했는데, 해당 의약품은 임신 9주 이내에 사용하는 제품으로 착상을 제거하는 효과를 갖는 약을 1차로 먼저 복용하고, 24시간 이후 2차 복용을 통해 수정태아 및 임신중절 유산물의 배출을 촉진시키는 형태"라면서 "이 약이 프랑스, 영국 등에서 사용되고는 있지만, 불완전 유산·과다 자궁출혈 등의 부작용 위험성이 크다. 심지어 복용후 패혈증으로 사망한 경우도 있다. 두통약 먹듯, 감기약 먹듯 쉽게 복용할 수 있는 약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산부인과학회 역시 이 약품의 사용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면서 "그런데도 식약처가 이 낙태약에 대해서는 해외 의약품을 국내에 수입 허가할 때 실시하는 국내 임상시험 즉, '가교임상시험'을 면제할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인공임신중절을 하는 낙태약을 허가하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의약품을 수입하는 차원을 넘어 '약물 낙태'라는 새로운 낙태체계를 도입하는 것"이라며 "이런 사안을 식약처가 사회적 합의 없이 환자 보호를 위한 가교임상시험 절차까지 생략해가며 허가를 서두르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끝으로 "'낙태'에 관한 찬성·반대 입장과는 별도로 '약물 낙태'도입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이에 대해 김부겸 국무총리는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했다.

한편 서 의원은 지난해 12월 낙태를 결정하기 전 상담과 산부인과 전문의의 낙태 시술 거부 권리 등을 세밀히 규정한 모자보건법과 형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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