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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공포·불안'에서 '분노'로…국민 마음챙김 필요
코로나19 '공포·불안'에서 '분노'로…국민 마음챙김 필요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09.1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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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회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 공개
장기화 따른 경제적 부담 가중·직업 안전성 호소 환자 늘어  
방역 전략 전환…사회·경제적 활동 늘려가는 연착륙 고려할 때 
■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과 비교해 2021년 내원 환자들의 주된 심리적인 증상에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과 비교해 2021년 내원 환자들의 주된 심리적인 증상에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코로나19는 국민의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진료 현장에서 마주하는 체감 정도는 어떨까.

대한정신건강의학과사회는 코로나19 관련 진료 환경 변화를 가늠하기 위해 진행한 회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8월 등 두 차례 진행된 설문에 따르면 코로나 초기에는 '공포·불안·우울'(코로나블루) 등의 감정이 주를 이룬반면,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올해에는 '분노'(코로나레드) 감정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방역만을 철저하게 강조하던 종전의 분위기에서 전환해 마음건강을 좀 더 배려하고, 원칙을 지키면서도 유연한 형태의 코로나 대처방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내원 환자들의 주요 증상을 살펴보면 지난해 상반기에는 불안·공포·답답함·우울·무기력·불면·짜증 등이었지만, 하반기 '대인관계 어려움'·'분노'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어났으며, 올해에는 분노 정도가 더 높아졌다.

실제로 대부분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내원한 환자들의 심리적인 증상에 변화가 있다'(79.1%)고 답했다.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동반요인으로는 지난해 양육부담, 동거가족 특수성, 경제적 부담 등 순으로 꼽았지만, 올해에는 양육부담, 경제적 부담, 직업 등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장기화에 따라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실직 등 직업 안전성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 백신 수용도는 높게 인식했다. 

회원 절반(49.4%)이 '국민 70% 이상 수용'이라고 답했으며, '50∼70% 수용' 응답(45.2%)까지 포함하면 높은 백신 수용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렇지만 백신 관련 부작용에 대한 우려 역시 높았다. 

'백신 부작용을 상당히 우려하는 것 같다'(65.7%)는 응답이 '정부 및 언론, 접종 국민 경험 공유 등으로 우려가 상당히 경감된 것 같다'(31.6%) 보다 큰 폭으로 앞섰다. 

백신 관련 정신과적 증상(중복 응답)은 '불안'(79.1%)이 가장 많았다. '두통 등 통증'(49.7), '공황'(17.5%), '불면'(17.2%), '우울'(10.4%) 등이 뒤를 이었다. 

■ 코로나블루 및 코로나레드 호전을 위해 우리 사회가 노력해야 하는 적절한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코로나블루 및 코로나레드 호전을 위해 우리 사회가 노력해야 하는 적절한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향후 코로나로 인한 정신건강의학적 증상 호전을 위한 대응 전략에 대해서는 '확진자 억제보다 위중증 환자 관리 집중'(36.7%)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책임성 있는 개인위생 관리를 전제로 사회경제적 활동 참여 장려'(27.5%), '사회적 거리두기 철저한 준수 강조'(12.2%), '감염병 준칙 준수를 전제로 사적 접촉 늘리도록 권고'(12.2%), '개인의 감염병 예방준칙 철저한 준수 강조'(11.3%) 등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사람들에 대한 편견은 지난해보다 올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파악했다.

사회적으로 편견 해소를 위한 노력으로는 '코로나19 감염증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을 해소시킬 수 있는 근거기반 자료 홍보'(38.0%), '코로나19 감염자들이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가해자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보도 관행 개선'(27.5%) 등을 꼽았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이번 설문조사의 시사점을 짚었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코로나 블루 및 레드의 호전을 위해 우리 사회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과도한 불안증을 줄여나가야 한다"며 "방역 전략을 변경하고, 책임성 있는 개인위생관리를 전제로 사회 경제적 활동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등 코로나19 연착륙을 고려해야 한다는 결론도 조심스럽게 고려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 블루의 장기화는 국민의 불안과 우울은 물론 답답함, 심지어 분노와 짜증을 증가시키고 무기력감을 증폭시켜 정신건강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는 만큼, 방역만을 철저하게 강조하던 종전의 분위기에서 마음건강을 좀 더 배려하고, 원칙을 지키면서도 유연한 형태의 코로나 대처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1차 및 2차 나눠 진행한 설문조사는 구글(Google LLC) 설문지 도구를 활용했다. 1차는 2020년 10월 11일∼31일까지, 2차는 2021년 8월 22일 이뤄졌으며, 각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51명, 338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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