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원급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부결..."실효성 없어"
국회, 의원급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부결..."실효성 없어"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21.08.2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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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위, 27일 법안소위서 소방시설법 개정안 제동..."실익 없다" 판단
의협 '의원급 소급 철회 요구' 수용..."스프링클러·제연시설 규모 고려해야"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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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의원급 의료기관 스프링클러 및 제연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소방시설법)' 개정 논의가 중단됐다.

병원급 이상 스프링클러·제연시설 설치 의무화를 확대해 의원급 의료기관에도 설치를 의무화하려던 법안심사가 소관 상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중단된 것.

대한의사협회의 거듭된 의원급 의료기관 소급 적용 의무화 철회 요구가 수용된 결과로 해석된다. 행안위 위원들은 '해당 개정안에 따른 의원급 의료기관 스프링클러·제연시설 설치 의무화'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위는 27일 제2 법안소위를 열어,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이 발의한 소방시설법 개정안에 대해 심사했다.

개정안의 골자는 모든 의료기관이 규모 및 수용인원과 무관하게 스프링클러 및 제연설비 등을 설치토록 하는 내용이다.

의료기관은 피난이 어려운 중환자, 와상환자, 고령환자가 많아 화재 발생 시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만큼 소방안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발의됐다.

이와 관련 기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게만 부여됐던 스프링클러 설치 등 의무를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의료기관에 부여하는 것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이 컸다.

의협은 국회 행안위에 지난해 7월과 8월, 그리고 올해 8월 등 해당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잇따라 전달했다.

의협은 의견서에서 "(소방시설법에) 간이 스프링클러를 소방시설의 하나로 (규정을) 신설해, 소방시설법 개정 이전의 시점부터 소급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나, 간이 스프링클러의 설치는 소방시설(소화기구, 비상경보설비, 자동화재 속보설비, 피난구조설비)과 같이 단독물품의 설치가 아닌, 배관, 수압계, 배수구 등의 건물구조의 공사와 시설을 위한 추가 물리적 공간확보가 수반되며, 비교적 큰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간이 스프링클러의 설치는 해당 건축물의 신축, 개축, 이전 등의 시설 및 구조적 공간이 마련될 수 있는 시점부터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간이 스프링클러에 대해 소급 적용하고자 하는 법률안에 대해 반대한다"고 분명한 의사를 밝혔다.

또 "해당 개정안 관련 시행령에서 특정소방대상물의 경우 업종별에 따라 소방시설을 갖추도록 하고 있는데, 개정안에서 제시한 간이스프링클러와 같이 비교적 큰 비용의 시설의 의무화는 영세기관일수록 설치하거나 도입하는데 더욱 큰 부담이 된다는 것을 고려해 입법 검토가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아울러 "해당 개정안과 같이 (의원급 의료기관을 포함해 규모에 관계없이 의무조항이) 소급 적용 되도록 한다면, 화재로부터 국민의 생명 보호라는 기본적인 취지에 입각해, 개정안 시행 전 설치기관별 국가의 비용지원이 반드시 선행돼야 할 것이며, 국가의 재정지원 없는 개정안은 실효성이 매우 낮을 것으로 판단되므로 개정안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연시설의 경우 기존 의료기관은 설계 당시 천정공간에 상하수도 배관 및 공조덕트, 냉난방 라인, 전기배관 등을 설치한 상태인 만큼 설비 추가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연기제어의 산술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공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제연설비를 설치할 경우 오히려 연기가 확산될 우려가 있어 환자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아울러 의료계는 건물에 임대 형태로 운영중인 의료기관들의 경우 소유주 승인이나 입주자 동의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제연설비 설치 공사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행안위 법안소위위원들은 "의료기관 스프링클러 소급 설치 내용은 이미  대부분 그 취지에 부합한 상황인 만큼 더 이상의 입법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개정안의 규모가 큰 의료기관은 스프링클러를 설치토록 하되, 규모가 작은 의료기관의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필요성은 인정했다. 바닥면적 합계가 600㎡ 이상인 병원급 의료기관은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하지만, 600㎡ 미만인 기관은 간이 스프링클러만 설치해도 된다고 봤다.

행안위 전문위원회 장지원 전문위원은 "의료기관의 소방안전 강화 취지는 바람직하지만 현실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기존 건물에 송풍기 및 공조덕트 등으로 추가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실상 제연설비 설치가 어려운 만큼 현실적으로 소급적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행안위는 이런 의료계의 지적에 따라 해당 개정안 심사를 보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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