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기관이 백신 일련번호까지 입력하라니…
접종기관이 백신 일련번호까지 입력하라니…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08.19 14:52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가예방접종 사업 책임은 국가 몫…의료기관에 전가 안돼
유통·배송 정보 확인 목적…입법 땐 행정비용 지원책 마련돼야
ⓒ의협신문 김선경기자
ⓒ의협신문 김선경기자

국가예방접종사업인데 의료기관이 유통·배송 정보 관리까지 맡아야 하나. 

의료기관이 예방접종통합관리시스템에 접속해 백신 일련번호까지 입력토록 하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발의됐다.  

백신 유통 정보 확인을 통해 예방접종 관련 기관 등의 백신 제고 및 사용 현황을 파악하겠다는 취지다. 

현행법령에 따라 질병관리청장은 예방접종업무에 필요한 각종 자료 또는 정보의 효율적 처리 등을 위해 예방접종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으며, 예방접종 관련 기관 및 단체에게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의 이름, 접종명, 접종일시 등 예방접종 실시 내역을 예방접종통합관리시스템에 입력토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에 더해 일련번호까지 입력토록 하고 있다. 이유는 단지 '백신유통정보 확인'이다.

의료계는 현재 시스템으로도 충분히 유통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예방접종 백신에 대한 유통·배송 정보관리를 통해 얻어지는 실효성이 명확치 않다"며 "개정안은 일선 접종기관에 과도한 업무부담을 전가하고 기본권을 침해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침해최소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목적과 실효가 불분명한 백신 유통 정보 수집행위를 의무화하고, 일선 접종기관에 대해 과도한 업무부담을 부여해 기본권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 개정안은 즉각 폐기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행정적 부담과 비용 발생의 문제도 제기됐다.

일차 의료기관은 대부분 근무직원이 1∼2인에 불과한 데 질병관리청에서 요구하는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진료 외에 상당한 시간을 소모하면서도 아무런 대가를 받지 못한 채 행정력을 소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접종기관이 사용하고 있는 수많은 종류의 백신에 대해 목적도 실효도 없는 정보를 확인하고 수집해 기록하고 증빙하는 의무를 전가하는 것은 행정력 낭비이며, 의료기관 개설자인 개인에게 과도한 행정 의무를 부과하는 기본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도 국가 책임과 행정비용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협은 "국가예방접종 사업에서 백신의 유통 및 배송의 책임 주체는 접종기관이 아니라 국가이며, 개정안 처럼 접종기관에게 유통 관련 정보 입력을 강제하려면 백신관리비용이 지원돼야 한다"며 "행정업무의 추가 부담은 인력수급이 원활치 않거나, 규모가 작은 의료기관 일수록 더 어려운 점을 감안해 선제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