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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통→사과→먹통→사과 '백신 예약 전쟁'...'대기 뚫는 법' 공유까지
먹통→사과→먹통→사과 '백신 예약 전쟁'...'대기 뚫는 법' 공유까지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1.07.2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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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우회 경로 예약자, 파악 어려워…재발 방지에 더욱 힘쓰겠다"
'비행기 모드' 등 조치 완료…사례 유형 분석 통해, 다음 예약 시 반영할 것"
만50∼52세 20일 20시부터 사전예약…53~54세 사전예약 20일 오후 6시까지
(왼쪽) 질병관리청은 19일 저녁 8시부터 진행된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접속 오류가 발생하자 예약 시작 시간은 오후 10시로 연기했다. 하지만 접속 지연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오른쪽) 한 커뮤니티에서 우회적 코로나19 백신접종 사전예약방법을 공유하고 있는 모습 ⓒ의협신문
(왼쪽) 질병관리청은 19일 저녁 8시부터 진행된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접속 오류가 발생하자 예약 시작 시간은 오후 10시로 연기했다. 하지만 접속 지연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오른쪽) 한 커뮤니티에서 우회적 코로나19 백신접종 사전예약방법을 공유하고 있는 모습 ⓒ의협신문

"백신 예약 뚫는 법 공유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대기시간 없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을 할 수 있는 '새치기'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스*벅스, 아*다스 등 상품을 얻기 위한 이른바 '선착순 전쟁'에서 습득한 스킬을 똑같이 발휘해 성공했다는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저녁 8시부터 시작한 53∼54세 코로나19 백신 예약에서도 어김없이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예약 시작 직후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접속 자체가 불가능해지기도 했다.

질병관리청은 문제 해결을 위해 예약 시간을 급하게 오후 10시로 연기했지만 이후에도 예약은 쉽지 않았다.

질병청은 당시 "현재 사전예약 접속자 쏠림으로 인해 원활하게 처리되지 않아, 이를 해결하고자 클라우드 서버를 긴급 증설할 예정"이라며 "서버 증설 작업은 현재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하지만 이후에도 대기는 수 시간 동안 이어졌다. 접속자들은 언제 나올지 모르는 화면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온라인에서는 20만명이 넘는 대기자 수, 50시간 이상의 대기 예상 시간 안내창을 캡처해 올리는 등 '대기 인증'이 쏟아지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동시접속 상태에서 접종 예약을 처리할 수 있는 양은 약 30만 정도다. 하지만 19일 밤 예약 대기자 수는 600만명으로 집계됐다. 20시 개통 직후에는 무려 1000만건의 요청건수가 확인됐다.

즉 예약대기자 수가 정부에서 예상한 인원수에 비해 과다하게 몰리며 또 다시 접속 장애를 일으켰다는 얘기다.

50대 코로나19 백신 예약 관련, 접속 장애는 지난 12일과 14일에 이어 3번째다. 12일에는 55세∼59세를 대상으로 한 예약을 진행했다가 물량이 소진됐다며 하루도 되지 않아 예약을 마감한 바 있다.

이후 질병청장이 직접 접속 장애로 인해 불편을 겪은 일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예약이 시작될 때마다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19일 예약 중에는 53∼54세 대상자 중 일부가 '대상자가 아니다'라는 팝업창이 뜨는 등의 오류도 나왔다.

A씨(서울·만53세)는 19일 진행된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을 위해 정해진 시간에 접속했지만, 오류로 인해 '53세~54세 예약 대상자 안내창만 계속 떴다고 전했다.

A씨는 "온가족이 저녁 8시부터 백신접종예약에 매달렸다. 10시로 갑자기 예약 시작시간이 밀리고, 긴 대기시간 끝에 새벽 1시에서야 예약을 완료할 수 있었다"며 불편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A씨는 19일 진행된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을 위해 정해진 시간에 접속했지만, 오류로 인해 잘못된 안내창만 계속 떴다고 전했다. A씨는 긴 대기시간 끝에 새벽 1시에야 예약을 완료했다. (사진=제보) ⓒ의협신문
A씨는 19일 진행된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을 위해 정해진 시간에 접속했지만, 오류로 인해 잘못된 안내창만 계속 떴다고 전했다. A씨는 긴 대기시간 끝에 새벽 1시에야 예약을 완료했다. (사진=제보) ⓒ의협신문

정우진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시스템관리팀장은 브리핑에서 나온 관련 질의에 대해 "코딩 오류에 대해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다. 해당 문제의 경우, 인지하자마자 바로 조치를 해드렸다"며 "긴급하게 개발하고 진행해던 부분이 있어, 세심하게 챙겨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오류 발생 이후부터 소스 코드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동일한 문제가 다시 발생할 우려가 없는지 한번 챙겨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추진단의 보완 노력에도 접속 문제가 계속되면서 불만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 접속이 서투른 부모님을 위해 대리 예약에 나선 자녀들의 후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불안을 느낀 국민들이 우회적인 방법으로라도 예약을 하겠다며 '백신 예약 뚫는 법' 등을 공유하고 있는 상황.

대표적으로 알려진 우회 방법은 ▲대기 화면 상태에서 비행기모드 후 다시 모드를 해제해 바로 예약화면 접속 ▲컴퓨터 시간을 조정해 21일 20시 이후로 변경하면 대기 없이 예약 가능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F12를 누른 뒤 일정 명령어를 입력해 바로 예약 창에 접속하는 방법 등이다.

'새치기' 예약자 "별도조치 취해야"…방역당국 "분간 어려워…재발 방지에 힘쓰겠다"

정우진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시스템관리팀장 (2021년 7월 20일 질병관리청 e브리핑) ⓒ의협신문
정우진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시스템관리팀장 (2021년 7월 20일 질병관리청 e브리핑) ⓒ의협신문

일각에서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새치기 예약한 사람들에 대해 페널티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불편을 감내한 사람들과 차이를 둬야 한다는 것.

하지만 방역당국은 시스템상 '우회적 방법' 예약자들을 분간하기 어려워 별도의 조치를 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정우진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시스템관리팀장은 20일 브리핑에서 "시스템상 (우회적 방법으로 예약한 사례가) 정상적으로 예약이 된 것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다"며 "우회경로를 통해 예약한 인원 자체에 대한 산출이 어렵다"고 밝혔다.

온라인을 통해 공유되고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조치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우진 팀장은 "비행기모드의 경우, 예약 중간에 이미 조치됐다"며 "이외 넷퍼넬(다중접속제어기관)과 협의를 통해 우회경로를 통한 접속한 사례 유형을 분석하고, 최대한 오늘 20시 개통하는 시기에 반영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예약대상자 일정, 방법에 대해 매번 개통하면서 조금씩 바뀌다 보니 세심하게 시스템 코드를 정교하게 확인하지 못한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시스템 운영을 진행하면서 사전에 인지된 오류들은 계속해서 점검하고 있었다. 이번 오류들은 빠르게 인지하지 못한 케이스라서 이 부분 역시 세심하게, 조금 더 빠르게 인지하고 대응할 방법에 대해 계속해서 찾아보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계속되는 오류로 인해 민간 플랫폼을 통한 예약접수 방안도 제안되고 있다. 앞서 e-러닝에서 접속 장애를 해결한 민간 플랫폼이 있음에도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개인정보보호 원칙에 따라 우려되는 부분을 짚고, 서버 접속 부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정우진 팀장은 "사전예약 정보의 경우, 네이버나 카카오 등 민간 플랫폼을 통해 신청을 받더라도 서버 접속 부하 문제는 해소되는 게 근본적으로 어렵다"며 "수시로 변하는 사전예약 일정 등이 촉박함에 따라 자체 개발보다 타 사를 통한 개발 요청이 더 더딜 것으로 판단, 그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우려스러운 점은 개인정보보호 원칙에 따라 과도한 개인정보를 민간 업체에 제공해야 하는 이슈도 있다.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53~54세 사전예약은 20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20일 오후 8시부터는 만50∼52세를 위한 사전예약이 시작된다. 기한은 21일 오후 6시까지다.

이후 21일 오후 8시부터 24일 오후 6시까지는 50~54세 전 연령의 예약이 가능하다. 이와 별도로 55~59세는 24일 오후 6시까지 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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