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땐 해부학적 위치 따라 BBB 차이…연령·인지기능점수 등 관련 없어
최근들어 퇴행성 신경질환과 뇌혈관질환의 병태생리기전에서 혈액뇌장벽(blood brain barrier·BBB)의 역할에 대한 연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알츠하이머 치매 등 퇴행성신경질환의 BBB 투과도 평가에 단초가 마련됐다.
건국대병원 문원진(영상의학과/교신저자)·문연실(신경과)·한설희(신경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바이오마커로 주목받는 혈액뇌장벽 투과도 측정에서 정상 노인은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연구 대상군의 연령·인지기능점수·혈관성 위험인자 정도 등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Korean Journal of Radiology> 7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BBB의 파괴와 빠른 인지기능 저하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알츠하이머 치매의 바이오마커로 BBB 투과도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생체 내 BBB 투과도는 뇌척수액과 혈액 내 혈장단백질 알부민 농도로 측정해왔다. 그러나 이 방법은 침습적이며, BBB 파괴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만 검출되고, 위치에 따른 변화 정도는 알 수 없는 단점이 있다.
또 역동적 조영증강(dynamic contrast-enhanced·DCE) MR 영상을 이용하면 시간에 따른 조영제농도곡선을 수학적 모델로 계산해 BBB 투과도를 측정할 수 있으나, 영상을 획득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임상적으로 적용키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정상인의 정상 BBB 투과도 분포도 및 해부학적 위치에 따른 차이 역시 알려져 있지 않았다.
문원진 교수팀은 인지기능이 정상인 노인군을 대상으로 임상적으로 적용 가능한 촬영 시간인 10분 동안 DCE MR 촬영을 통해 BBB 투과도 측정 후 정상값을 탐색하고, 뇌의 해부학적 위치에 따른 차이가 있는지 확인했다.
BBB 투과도는 양측 해마(hippocampus)에서 각각 각각 0.529±0.472, 0.585±0.515(Ktrans, x10-3 min-1)로 측정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시상핵(thalamus)과 후두엽백질(occipital) 부위가 다른 심부회백질이나 백질보다 높은 BBB 투과도를 보였다.
문원진 교수는 "결과적으로 BBB 투과도는 정상 노인에 있어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이는 연구 대상 군의 연령, 인지기능점수, 혈관성 위험인자 정도 등과는 관련이 없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 치매 등 향후 퇴행성신경질환의 BBB 투과도를 평가하는 데 기준이 되는 기초자료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