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그 이후
프로포폴 그 이후
  • 김현지 서울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내과 진료교수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1.07.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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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의료 쇼핑 방지 정보망 서비스

2019년 국정감사 때, 우리 의원실에서 가장 '흥행한' 질의 중 하나가 바로 프로포폴 관련 질의였다. 사실 프로포폴 관련 질의는 국정감사 때마다 등장하는 사골국물 같은 질의지만, 결과가 워낙 충격적이었기에 꽤 이슈가 됐었다.
  
그해 초, 굴지의 재벌기업 총수가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는 의혹이 재기되면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문득 정말 갑자기 궁금해졌다.
  
"프로포폴 쇼핑하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일까?"
  
직접 프로포폴 오남용하는 환자 수를 찾기는 어렵고, 간접적인 지표를 활용해 보기로 했다. 하루 2번 이상 프로포폴을 투약한 환자 수를 뽑아본 것이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1년 동안 병원급 이하 의료기관에서 하루 2번 이상 프로포폴을 투여한 사람은 16만명을 넘었다. (종합병원 이상은 전신마취 등을 요하는 시술과 수술이 워낙 자주 이뤄지므로 일부러 병원 급 이하로 특정했다.)

이 가운데 미성년자 382명, 60대 이상 고령자 4만 4688명 등 취약집단도도 대거 포함됐다. 1만 32명은 심지어 처방 사유도 없었다.
  
같은 의료기관에서 오전과 오후에 나눠 시술을 받느라 하루 2번 이상 프로포폴을 투약했을 수도 있으니, 서로 다른 의료기관에서 2번 이상 투약 받은 사람 수도 따로 뽑아보았다. 그 결과는 무려 6895명에 달했다.

예컨대 한 사람이 오전에 A의원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뒤 오후에 B병원에서 재차 투여한 것으로, '프로포폴 쇼핑'이 강력하게 의심되는 경우다. 이런 식으로 하루에 서로 다른 의료기관에서 5번 이상 프로포폴을 투약한 사람도 17명이나 됐다.
  
우리 의원실을 비롯해 2019년 국정감사 때는 유독 마약류 오남용에 대한 질타가 많았고, 식약처는 2020년 6월부터 마약쇼핑을 막기 위해서 '의료쇼핑 방지 정보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의사가 특정 환자의 최근 1년 치 마약류 의약품 처방 이력을 확인하도록 한 것인데, 졸피뎀·프로포폴·펜터민을 대상으로 이력조회 시스템을 시범 실시했다가 올해 3월부터 모든 마약류 의약품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활용도는 저조하다. 올해 6월 기준 서비스 개시 이후 정보망 서비스에 가입한 의사는 7000여명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대부분은 6개월 이상 접속하지 않은 '휴면 회원'이다.

식약처의 홍보가 부족해서일까, 아니면 별도의 시스템에 로그인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일까. 어쨌거나 좋은 시스템이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널리 활용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  
  
2019년 해당 질의를 준비하면서,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계에 경각심을 주고 싶었다. 마약류 의약품 오남용이 얼마나 심각한지, 의사가 무심코 처방한 마약성 진통제가 얼마나 쉽게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랐다.

당시에는 나름 공중파 3사 및 다수 일간지에 보도되면서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던 것 같은데, 마약류 오남용은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고 식약처의 노력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식약처는 의사들이 사용하는 처방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연계함에 따라 의사들이 보다 용이하게 환자의 마약류 투약 이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2차 병·의원급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의사랑, 유비케어 등도 연계 예정이라고 한다.

연계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의사는 사용하는 처방프로그램 업체를 통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의 연계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다. 아무쪼록 서비스가 널리 활용되기를, 오·남용 예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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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사 2021-07-24 11:33:39
프로포폴이나 페치딘 등의 향정이나 마약류 쇼핑에 대한 정보 확인을 하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자주 투여해서 의심되는 사람의 경우 투약을 거부하거나 신고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요구하는 수검자나 환자 앞에서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거 같습니다. 안그러면, 탁상 공론이나 그 책임만 의사에게 전과하게 하는 제도일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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