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기 환자 셔틀
임종기 환자 셔틀
  • 김현지 서울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내과 진료교수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1.06.23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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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과 연명의료계획서

대한민국 국민 4명 중 3명은 가정이나 호스피스시설에서 죽음을 맞이하길 바라지만 (2014년 국민건강보험 설문 결과), 대부분의 경우 의료기관에서 세상을 떠난다. (통계청, 2017년 사망원인통계) 연명의료결정법이 도입된 이후에도 큰 변화는 없었다.

2019년 국정감사 때, 통계청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명의료결정법이 도입된 2018년 3월부터 2019년 8월까지 병원 내에서 사망한 환자 수는 26만 7000명에 달했으며, 병원 내에서 사망한 환자 수는 요양병원이 전체의 35.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필자가 직접 요양병원에서 근무하기도 했기에, 궁금해졌다. 요양병원은 과연 임종을 맞이하기에 적합한 장소일까?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라 2018년 3월부터 만 19세 이상 성인은 지정 등록기관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할 수 있다. 그러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하더라도 실제로 임종을 앞두고 연명의료를 받지 않으려면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사망 당시 입원해 있는 병원에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설치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2019년 국정감사 때 국가생명윤리정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요양기관 1571개 중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설치한 곳은 43개소로 2.7%에 불과했다. 이렇게 되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하더라도 요양병원에서는 연명의료 중단을 할 수 없어 임종 직전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할 수 있는 대형병원으로 이송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면서, 단지 임종을 맞이하기 위해서 요양병원에서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되는, 이른바 '임종기 환자 셔틀'의 경우를 종종 목격했다. 임종을 앞둔 환자는 거동이 어렵고, 이송만으로도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중증 환자가 대부분이다.

그런 상황에서 오랜 간병으로 지치고 경황이 없는 보호자가 환자를 데리고 사설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오는 광경은 아비규환에 가깝다. 심지어 힘들게 전원을 와서도 입원할 병실이 없어 연명의료계획서만 작성한 뒤 다시 전원을 가거나, 기약 없이 응급실에 몇날 며칠을 체류하다가 응급실에서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의사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참으로 못할 짓이다. 고생하는 환자, 보호자, 그리고 애꿎은 의료진들을 보고 있자면 말로는 다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안타깝다. 
  
그러나 이는 요양병원의 잘못이 아니다. 법과 제도의 허점 때문이다. 요양병원은 현실적으로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두기 어려워 공용윤리위원회를 운영하는 의료기관과 협약을 맺어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설치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지만, 해마다 위탁료 200만원, 1건 심의당 15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만큼 실제로 협약을 맺은 경우는 거의 없다.

2019년 공용윤리위원회와 협약을 맺은 요양병원은 전국 21곳뿐이었다. 올해 기준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설치한 곳은 68개소로 4.3%에 불과했다. 쥐꼬리만큼이라도 늘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가정형 호스피스 시범사업이 2020년부터 본 사업으로 전환되었다. 사업이 보편화되면서, 아마도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의 수도 점차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당장 가장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장소는 의료기관이며, 과도기 동안에도 정부는 병원에서 임종을 앞두고 있는 환자들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바로 기술한 '셔틀 현상'을 막는 것이다. 존엄한 죽음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눈높이는 나날이 높아져 가는데,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은 언제쯤이나 완성될까,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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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ㅇㄱ 2021-07-03 19:45:14
심의비용이 비싸지 않은 것 아닌가요? 엠블란스 비용이 더 비쌀 듯. 국가에서 말기 혹은 임종기 환자를 받게 되는 병원에 대해서는 관련 협약을 맺도록 하고 협약이 없는 병원은 해당 환자의 불편이 생길 수 있음을 입원전 반드시 환자 및 보호자에게 공지하도록 하는 2-3년간의 계도 기간을 거쳐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네요. 보통은 임종기나 말기 환자를 요양병원이나 호스피스로 보낼 때는 연명의료결정서를 작성하도록하지만 모든 의사가 그렇게 유도하진 않고 초기엔 환자나 보호자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들도 많으니...제도를 만들 때 늘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않는 입법자들의 무관심을 현장에서 의료진과 환자가 그대로 받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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