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실효성 없다"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실효성 없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06.1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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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의료연구소, 관치의료 강화·부작용 양산 불보듯
예산 대부분 국립중앙의료원·지방의료원 신증축 편성
의료 불균형 해소 의문…공공·필수 의료 오히려 악화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은 실효성 없는 포퓰리즘 정책이다."
 
정부가 내놓은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에 대한 의료계의 평가는 전면 재검토다. 

공공보건의료 개념 확대를 통한 관치의료 강화, 대부분의 예산을 지방의료원 신·증축과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신축에 투입, 지역 의료불균형 관련 자료 신뢰성 의문 등의 문제점은 물론, 9·4 의·정 합의사항인 의대정원 확대·공공의학전문대학원 설립 의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의료연구소는 15일 공개한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 문제점 분석'을 통해 정부 추진 계획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공공의료 개념을 전체 의료로 확대해 관치의료를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공공의료 분야로 ▲응급·외상·심뇌혈관·암 등 중증의료 ▲산모·신생아·어린이 의료 ▲재활 ▲지역사회 건강 관리(만성질환·정신·장애인 등) ▲감염 및 환자 안전 등을 들고 있다. 

바의연은 "정부는 공공보건의료가 마치 필수의료 영역만 해당되는 것처럼 말하지만, 예시로 든 부분들을 보면 미용 등 일부 비급여 의료 행위를 제외한 의료 전 분야를 지칭한다"며 "국내에서 의료를 제공하는 대부분의 의료기관은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공공보건의료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이 된다. 이는 민간 의료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의료의 자율성을 말살시키고, 관치의료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 "이제 일부 미용 전문 의료기관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의료기관은 공공보건의료 수행 의료기관으로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정적 통제와 보건복지부의 행정적 통제라는 이중 통제를 받게 될 것이 자명하다"며 "90%이상이 민간의료기관인 한국 상황에서 정부가 민간의 사유재산을 강제로 수탈하려는 의도가 내재된 위헌적 시도"라고 질타했다.

2차 기본계획 예산 대부분이 국립중앙의료원·지방의료원의 신·증축에 집중된 문제점도 짚었다.

5년간 4조 7000억원이 투입되는 2차 기본계획은 ▲지역 공공병원 신·증축, 응급·심뇌혈관질환 등 필수의료 제공 체계 확충(2조 3191억원)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신축, 지역 공공병원 시설·장비 보강 등 공공보건의료 역량 강화(2조 1995억원) ▲책임의료기관 확대·운영 등 공공보건의료 제도 기반 강화(1366억원) 등으로 예산이 편재돼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일반 진료 영역을 과감히 줄이고, 감염병 및 특수 질환 연구와 공공의료 정책 개발을 위한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병원 규모를 늘린다고 전국의 감염병 및 특수 질환자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적자를 양산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다. 

서부산·대전·진주 등에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면제하고 추진하는 지방의료원도 마찬가지다. 이미 3개 지역은 대학병원뿐만 아니라 종합병원을 30분∼1시간 내에 갈 수 있고, 민간 의료기관까지 충분한 의료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3곳 외에도 6곳 지방의료원의 이전 신축, 11곳의 증축이 예정돼 있다.

바의연은 "많은 민간의료기관들이 촘촘하게 의료 이용망을 구축하고 있는 지방 소도시에 지방의료원을 신·증축하는 것이 과연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의료취약지가 아닌 곳을 의료취약지로 둔갑시켜 불필요한 혈세를 낭비하고, 기존 지방의료원들도 정상 경영이 어려울 정도로 적자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예타까지 면제하며 추가로 더 많은 공공의료기관을 짓고, 그 규모만 확대시키겠다는 정책은 포퓰리즘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민간 의료기관과의 상생과 협조를 근간으로 한 정책 추진도 촉구했다.

바의연은 "근본 문제에 대한 개혁 없이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으로 지방의료원만 늘리면 경영 압박에 시달리는 지방의료원들은 적자에 허덕이면서도 민간의료기관들과 출혈 경쟁을 할 수 밖에 없고, 이는 오히려 지방 의료기관들의 경영 악화로 이어져 의료접근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며 "의료취약지를 위해서 만든 정책이 오히려 의료취약지를 더욱 늘리는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정부가 진정으로 지방의 공공의료의 비중을 늘리고 지역별 의료의 격차를 줄이고자 한다면, 민간의료기관들과의 상생과 협조를 통한 효율적인 의료서비스 제공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역의료 불균형 해소 정책의 근거로 삼은 각종 지표의 신뢰성에도 의문을 표했다.

청구 데이터 기반 통계가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고, 도심·비도심 의료기관 이용의 극심한 연령대 차이가 고려되지 않았으며, 지역 이동 의료이용 행태가 분석에서 제외돼 중증질환자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바의연은 "2차 기본계획의 가장 큰 명분인 지역별 의료불균형은 학문적으로 증명되지 못한 상태로 볼 수 있다. 부실한 연구를 통해 도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정책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현실을 왜곡시켜 의료 현장에서 부작용만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역별 의료격차나 진료권 설정 등 정책 전제 조건부터 잘못됐기 때문에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의료 정책은 실효성이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과 공공임상교수 등 의정합의를 깨거나 허울뿐인 정책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바의연은 "2차 기본계획 자료에 국립의전원 설립 운영 개요를 기술한 것은 의정합의 이행 의지가 없음을 버젓이 드러내는 것"이라며 "국립대병원에서 임용만 하고 실제로는 지방의료원에 근무하는 공공임상교수 도입은 국립대 교수라는 명예를 팔아서 지방의료원 봉직의사를 손쉽게 모집하겠다는 꼼수"라고 통박했다.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올바른 의료정책 추진을 위한 의료계와의 협의도 권고했다.

바의연은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은 실효성 없는 포퓰리즘 정책이며, 지역별 의료불균형·공공의료·필수의료를 오히려 악화시킬 정책"이라며, "2차 기본계획의 원점 재검토와 함께 올바른 정책을 만들기 위해 의료계와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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