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 noise
명맥만 유지한 거미줄,
먼지에 쓸려 듬성듬성하게
손상된 LP판 같다
가냘프게 이어진 삶의
나이테 같기도 하다
탁탁 튀는 밀랍바늘이
내 어깨를 툭툭 칠 때
바람처럼 허스키한 노래가
온몸을 타고 흐른다
허둥지둥 거미만
실 같은 세월을 빠르게
훑으며 간다
생生에 불필요했던 신호들이
거미줄에 걸려 있다
미워했던 흔적들
사랑하지 않던 흔적들
▶ 본명 서종호/청라베스트재활요양병원 진료원장/월간 <신문예> 시 등단(2015)/아태문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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