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매번 바뀌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지침 "도대체가"
초점 매번 바뀌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지침 "도대체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1.06.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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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다 저랬다' 질병관리청 백신접종 지침 수시로 변경…개원가도 국민도 혼란
일선 개원가 "기존 방식 문제 없는 데 변경…민원 전화 시달리다 자괴감" 하소연
지난 5월 27일부터 위탁의료기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백신접종이 이뤄지고 있으나, 잔여백신 접종에 대한 질병관리청의 지침이 수시로 변경되면서 위탁의료기관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기자
지난 5월 27일부터 민간 병의원 위탁의료기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시작됐다. 하지만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 잔여백신 접종에 대한 지침을 수시로 변경하면서 국민은 물론 위탁의료기관도 혼선에 빠졌다. ⓒ의협신문 김선경기자

지난 5월 27일부터 민간 병의원 위탁의료기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시작했다. 문제는 정부가 코로나19 백신접종 관련 지침을 자주 바꾸면서 국민은 물론 위탁의료기관이 혼선에 빠졌다.

잔여백신은 접종 희망자들이 위탁의료기관에 전화 하거나 직접 방문해 백신접종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려 접종했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이 갑작스레 지침을 변경하면서 앞으로는 네이버·카카오 앱 등 SNS 예약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

백신 접종 첫날 오전 접종자 정보 입력 시스템이 한동안 먹통(의협신문 '시스템 오류? 동네의원 백신접종 돌발상황 이모저모'  5월 27일자 기사 참조) 되는 일이 발생, 혼란을 겪었던터라 이번 지침 변경은 위탁의료기관의 불만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1일 위탁의료기관에서 잔여백신이 발생하면, 위탁의료기관이 개별적으로 희망자를 접수받아 예비명단으로 접종대상자를 관리하는 방식보다, 예방접종시스템에 당일 잔여 백신량을 등록해 카카오·네이버 앱을 통해 공개하고, 희망자가 선택해 당일 예약하도록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위탁의료기관에서 운영 중인 예비명단을 통한 접종은 사전예약 마감일인 6월 3일까지만 운영(60세 미만의 예비명단은 6월 4일부터 종료되며, 이후는 SNS 예약 필요)하며, 6월 4∼19일까지 SNS(네이버·카카오) 신속예약시스템을 이용해 예약을 일원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린 대기자들의 불만과 항의가 줄을 잇자 추진단은 위탁의료기관에서 이미 마련한 예비명단은 잔여백신 예약서비스 시범운영이 끝나는 6월 9일까지 유예하겠다고 지침 내용을 또 변경했다. 6월 9일 이후에는 SNS를 통한 예약 방식으로 일원화 하되, 60세 이상은 전화예약을 통해 예비명단을 작성해 잔여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잔여백신 지침이 자주 바뀌면서 일선 위탁의료기관은 민원인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잔여백신을 접종받길 원하는 희망자들 중 60세 미만은 그동안 정부 지침대로 위탁의료기관에 전화를 하거나 직접 방문하면 백신접종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지만 지침이 바뀌면서 길이 막히자 위탁의료기관에 분풀이를 하고 있다.

정재원 의협 정책이사는 "갑작스러운 지침 변경으로 6월 2일 온종일 전화를 통해 불만을 얘기하는 민원이 많았다"면서 "잔여백신 접종 문제로 항의 전화에 시달리다보니 왜 이것을 해야 하냐는 자괴감 마저 들었다"고 밝혔다.

정 정책이사는 "전화예약은 하지 못하도록 하고, SNS로 일원화 하면서 문제가 생겼다"면서 "위탁의료기관은 그 지역을 가장 잘 알고 있다. 지역 환자에 대한 데이터에 근거해 백신접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기존 방식대로 전화를 통한 예약과 방문 예약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진단이 의료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백신 접종 지침을 만들다보니 문제가 불거지고, 결국 지침을 다시 변경하면서 혼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창원 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은 "추진단은 6월 1일 변경된 지침을 발표하면서 당장 6월 3일부터 시행하라고 하면 현장에서는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현장에서 혼란이 생기자 6월 2일 오전에는 6월 9일까지 유예한다고 다시 발표해 더 혼란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마상혁 부회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백신접종과 관련한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얘기가 나왔음에도 현장에서 무엇이 불편하고, 어떤 문제가 벌어지는지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질병청에 백신 관련 전문가가 거의 없다보니 지침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고 밝힌 마상혁 부회장은 "올 3분기에 백신 물량이 대대적으로 들어올 때를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각 지역별로 지역의사회와 지자체가 소통협의체를 구성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의협도 백신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중심으로 위탁의료기관이 백신접종과 관련해 혼란을 겪지 않도록 정부에 의견을 적극적으로 건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침 변경을 공문이 아니라 언론보도를 통해 먼저 접하는 것도 소통하지 않는 방역정책의 현주소라는 비판도 나왔다.

오동호 의협 보험자문위원은 "질병청이 시도때도 없이 지침을 바꾸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면서 "질병청의 결정사항을 공문을 통해 알기 전에 언론을 통해 먼저 알게 되면 의료현장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 자문위원은 "네이버·카카오 앱에서 잔여백신을 알 수 있도록 하는시스템에서는 의료기관과 인터넷 공간 사이에 시간 차이로 인해 취소 백신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의료기관 내원 환자가 직접 예약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은 불공평의 문제가 아니라 일차의료의 본연의 역할에 따른 현상"이라고 밝혔다.

오 자문위원은 "지역사회는 지역 상황에 따른 시스템 있는데,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정하고 문제의 책임은 현장에서 떠 맡게 해서는 안 된다"며 "의협은 의정협의체에서 정부 지침 변경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앞으로 위탁의료기관이 혼란스러워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재검토를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협은 질병청의 지침 개정 이전인 지난 1일 열린 '코로나19 백신접종 의정협의체' 제1차 회의에서 잔여백신 활용에 대해 의견을 내놨다.

의협은 이날 회의에서는 ▲화이자 백신의 보관기관 변경(동결건조 상태에서의 2∼8℃에서 1개월 가능)에 따른 접종기관 확대 필요 ▲접종기관 선정 시 시설기준 등 일관되고 객관적인 지침 마련 필요 ▲4바이알 이하 백신수령 문제 개선 ▲지자체의 무리한 접종 인원 수 요구 개선 ▲최소 잔량 주사기 공급량 및 배송 문제 개선 ▲접종비 관련 제도 개선(시행비 인상, 국비 지원, 타 질환 진료비 인정 문제 등) ▲교차접종 기준 수립 및 지침 마련 ▲의대생 등의 실습생 접종 고려사항 ▲오접종에 대한 사례관리와 의료기관에 공유(재발방지 대책 마련) ▲시스템 개선(2차 접종일 의료기관 조정 가능 등) ▲독감접종 시기 도래 시 접종계획 ▲백신선택 불가, 이상반응 대응 등 의료인·대국민 홍보 강화와 함께 일선 위탁의료기관에서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개선해 달라고 건의했다.

정부가 위탁의료기관의 잔여백신에 대해 네이버·카카오 등 SNS 예약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안을 확대하려는 데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의협은 "SNS로의 확대는 예약자가 1∼2시간 내에 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잔여백신 증가 우려가 있고, 그에 따른 백신 폐기량이 늘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접종률 하락의 추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기존 위탁의료기관 자체 예비명단으로 잔여백신을 활용하는 방식에서 전면적 전환은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유증상자 재원 시 진단검사를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고령층에 대한 백신 우선접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의료계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면서 "의료계가 정부의 접종계획이나 지침, 일선의 애로사항을 보다 신속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의정간 원활한 소통체계를 구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각 시도의사회별로 의무위원회를 만들어서 의협과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접종현장과 맞지 않은 지침이 나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질병청도 지침 변경 등이 있을 때 의협과 적극적으로 논의해 위탁의료기관이 혼란스러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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