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뇌전증 수술' 정부 지원 절실
'난치성 뇌전증 수술' 정부 지원 절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05.2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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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12만명에 수술 병원 6곳뿐…고난이도 수술에 낮은 수가 '장벽'
뇌전증 수술 신경외과 의사 태부족…정년 연장 등 제도 마련 시급
홍승봉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
홍승봉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

환자 난치성 뇌전증 환자는 12만명에 달하지만 수술이 가능한 병원은 6곳뿐인 것으로 파악됐다.

뇌전증은 치매·뇌졸중과 함께 3대 신경계 질환. 국내 뇌전증 환자는 약 36만명으로 이 중 30%는 약물치료로 조절되지 않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이다. 약물 난치성 뇌전증은 약으로 치료할 수 없고, 뇌전증 수술을 받아야 한다. 치료율은 약 85%로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높은 난이도의 뇌전증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은 서울에 5곳(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고대구로병원), 부산에 1곳(해운대백병원)에 불과하다.

뇌전증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신경과(소아신경과)·신경외과의 협진시스템이 필요하고, 전문간호사·비디오뇌파검사 장비 및 기사인력 등을 갖춰야 한다.

문제는 고난이도 수술임에도 수술 수가가 낮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없어 대학병원 조차 뇌전증 수술 시스템을 갖추려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뇌전증 수술을 할 수 있는 숙련된 신경외과 의사 역시 부족하다. 

사정이 어렇다 보니 한 해 뇌전증 수술은 200례 정도에 불과하다. 뇌전증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는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암·뇌종양·뇌혈관 기형·뇌출혈 등 다른 뇌 수술은 전국 모든 대학병원에서 하고 있지만 뇌전증 수술은 사각지대다. 이로 인해 90% 이상의 환자들이 수술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고통을 받고 있다.

미국에는 뇌전증 수술센터가 230곳, 일본에는 50곳이 있다. 단순 인구비로도 한국에는 15∼20개의 뇌전증 수술센터가 필요한 상황이다. 

홍승봉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은 "매우 낮은 뇌전증 수술 치료율은 공공의료적으로도 큰 문제"라며 "선진국과 같이 전국 어디서나 뇌전증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지역 거점 뇌전증 수술센터를 지원해야 한다. 치매안심센터·광역심뇌혈관센터 등과 같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전증 수술을 하는 의사가 정년 이후에도 계속 수술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도 필요하다고 했다. 

홍 이사장은 "뇌전증 수술을 할 수 있는 극소수 신경외과 의사의 정년을 연장하거나 정년 후에도 수술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체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뇌전증 수술을 하는 의사가 정년 규정에 막혀 수술을 못 하게 되면 피해는 엄청나다"고 지적한 홍 이사장은 "뇌전증 수술 의사가 태부족인 상황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뇌전증 환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홍 이사장은 "대구지역에서 뇌전증 수술 경험이 많은 신경외과 의사가 교수직을 그만두고 에티오피아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지금은 부산지역 교도소에서 진료하고 있다. 현재 대구에서는 뇌전증 수술을 못하고 있다"면서 실상을 알렸다.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의 사망률은 일반인의 27배로 수술이 매우 시급하다"고 밝힌 홍 이사장은 "얼마 남지 않은 뇌전증 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들이 65세 정년 이후에도 대학병원에 남아 수술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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