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병원 처벌 강화한다고 못 잡아...자진신고제도 필요
사무장병원 처벌 강화한다고 못 잡아...자진신고제도 필요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05.25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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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언시제도 도입...피해 의료인 보호 방안 마련해야
사무장에게 급여비 환수 불이익 줘야 근절 가능

규제만 강화한다고 사무장병원을 근절할 수 있을까?

사무장병원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의료인이 늘어나고, 환자 유인·과다 진료 등의 문제가 계속되자 정부와 국회는 각종 규제와 법안을 발의하고 있지만 폐해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의료계는 사무장병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기관 개설 허가 단계부터 적극적인 차단 방안을 마련하고, '리니언시'(자진신고 처벌 완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경기 용인병)은 지난 3일 사무장병원과 명의 대여 약국에 대한 규제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민건강보험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사무장병원이나 명의 대여 약국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요양기관에서 제외하고, 보험급여 비용을 수령한 경우 속임수나 부당한 방법 여부와 관계없이 비용 전액을 징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료계는 개정안에 대해 원론적으로는 찬성하지만, 입법 취지를 실질적으로 살리기 위해서는 리니언시 제도를 도입하고, 의료기관 개설 허가 단계부터 차단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적 규제를 강화한다고 해도 곧바로 사무장병원의 감소로 이어지지 않으며, 더욱 교묘하고 은밀한 행태의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리니언시 제도는 공정거래법 상 담합 행위를 한 기업이 자진신고를 할 경우 처벌을 경감하거나 면제하는 제도. 기업간 거래에선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면죄부로 악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제도를 강화하고 있지만, 사무장병원 사례에서는 리니언시 제도를 통해 의료인을 보호하고, 공익적 결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의료계의 판단이다. 

의료인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법과 행정 규정에 미숙해 사무장병원이라는 것을 모른채 고용, 피해를 입는 의료인에 대해서는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무장병원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계도 기간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대안도 나왔다.

정당하게 제공한 급여 행위에 대해 무조건적인 전액 환수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환수액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고, 요양급여비용의 부당이득 액수와 부당이득 정도, 고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무장병원에 대한 법적 정의를 명확히 해 급여비 환수 시 불이익이 사무장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한의사협회는 이 개정안에 대해 법안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사무장병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진 신고시 처벌을 경감 또는 면제해 유인 동기를 마련하고, 개설 단계에서 지역 의료기관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지역의사회를 경유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규제를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사무장병원이나 명의 대여약국을 척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벌칙을 강화하는 데만 집중하면 더욱 음성적인 행태를 조장할 수 있으므로 채찍과 병행한 당근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의협 역시 자진신고제도를 도입하고, 의도치 않게 피해를 당한 의료인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의협은 "사무장병원이나 명의 대여약국이 해당 사실을 자진 신고하면 징수금 부과처분을 감면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며 "사무장병원 여부를 모른 채 고용된 의료인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욱 교묘하고 은밀해지는 사무장병원 운영 행태를 감안할 때 자진신고제도 활성화 없이는 근절이 어렵다"고 지적한 의협은 "리니언시제도를 도입해 선의의 의료인에 대한 자격정지 면제, 징수금 감면·면제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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