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약 5개 단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보험업법 폐기 촉구
보건의약 5개 단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보험업법 폐기 촉구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1.05.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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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가입자의 편익을 빙자한 민간보험회사의 이익추구법" 지적
"해당 보험업법 개정안 즉각 폐기·자율적 개선책 마련하라" 요구
ⓒ의협신문 김선경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한의사협회·대한약사회 대표들은 21일 오후 용산구 전자랜드 2층 랜드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보험업법 개정안을 즉각 폐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신문 김선경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주 내용으로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보건의약단체가 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한의사협회·대한약사회 대표들은 21일 오후 4시 30분 용산전자랜드 2층 랜드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보험업법 개정안을 즉각 폐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의약 5개 단체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가입자의 편익을 빙자한 민간보험사의 이익추구법이라고 지적하면서 개정안 폐기와 더불어 자율적 개선책 마련을 요구했다.

현재, 실손보험의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등이 요청할 경우 요양기관은 진료비 영수증·계산서, 진료비 세부산정내역 등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증빙서류를 전자적 형태로 보험회사에 전송하도록 하고, 해당 업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같은 전문중계기관에 위탁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총 5건이 발의돼 있다.

이 법률안들은 실손보험 청구절차가 번거로워 소액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에 해당 서류를 요양기관이 보험회사에 직접 전송토록 함으로써 보험소비자의 편익을 증진하고, 요양기관과 보험회사 등의 업무효율성을 제고하려는 것임을 개정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제출서류 등 보험금 청구절차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없이 오로지 전체 요양기관에 보험금 청구 관련 서류를 전송토록 강제하는 것은 보험계약의 당사자인 보험계약자 등과 보험사의 업무를 요양기관에 전가하는 것이어서 요양기관의 입장에서는 진료와 관계없는 행정업무가 추가돼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보건의약 5개 단체는 "전자적 전송을 통해 진료 관련 서류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보험사는 이를 통해 환자 보험금 청구의 삭감 근거를 마련하고, 갱신 거절의 이유를 삼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부적 행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손해율 감소 및 이윤 증대를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규제를 통해 요양기관에 의무를 부여할 경우 이를 감내하도록 할 정도의 공공의 이익이 실현돼야 하지만, 청구 관련 서류의 전자적 전송으로 인한 수혜자는 보험소비자가 아닌 민간보험사가 됨이 명백하기 때문에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보험소비자의 편익 증진을 가장한 민간보험사의 이익실현 수단임을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협신문 김선경

특히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한 전산체계 구축 및 운영과 관련한 사무를 국민건강보험 진료비 심사를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공적기관인 심사평가원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심사평가원이 요양기관의 비급여 진료에 관한 자료까지 축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모든 의료비에 대한 통제가 가능토록 하겠다는 것이기에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 동안 보건의약계는 ▲민간보험사와 피보험자간 사적 계약을 위해 국가 기관의 빅데이터를 제공해 공익에 위배되는 점 ▲요양기관에 보험금 청구 관련 진료비계산서·영수증과 진료비 세부산정내역 등을 전자문서로 전송하도록 강제하고 있는 행정규제의 문제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인 환자진료정보의 유출 개연성이 높은 점 ▲보험회사가 환자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해 추후 해당 환자에게 보험 상품을 판매할 때 골라서 가입시키는 역선택 소지가 큰 점 ▲민간보험사를 위해 건강보험법 위임 범위 위반소지가 있는 심사평가원의 데이터 제공의 문제 등 다수의 심각한 문제들을 근거로 입법 저지를 해왔다.

일부 시민단체 및 관련 업계에서도 동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법 개정 이전에 여러 가지 이슈들에 대한 논의와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보건의약 5개 단체는 "요양기관에 막대한 부담 전가는 물론 국민의 혈세낭비와 공공의 이익마저 저해하면서 보험업계의 이익만을 대변할 뿐인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요양기관에 행정 부담을 전가시키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관련 보험업법 개정안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근본적인 보험금 청구절차 간소화 방안부터 마련하라 ▲국민의 편의 증진을 위한 실질적인 청구 간소화를 위해 보험금 청구 방식·서식·제출 서류 등의 간소화, 전자적 전송을 위한 인프라 구축 및 비용부담주체 결정, 심사평가원이 아닌 민간 핀테크 업체 활용방안 마련 등 선결돼야 할 과제부터 논의하라 ▲환자 요청에 따른 청구 관련 서류 전송을 전체 요양기관에 강제하는 것이 아닌 개별 요양기관의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보건의약 5개 단체는 "이런 요구사항을 존중해 국회는 즉각 해당 보험업법을 폐기하고, 국민과 보건의약인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합리적 대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는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정영호 대한병원협회장, 김철환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직무대행, 김형석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 박승현 대한약사회 부회장이 참석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협신문 김선경

공동 기자회견문 발표에 이은 질의 및 응답에서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심사평가원은 건강보험료로 운영되는 공적기관인데, 이런 심사평가원을 민간보험사 청구에 개입시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건의약 5개 단체가 보험업법 개정안 폐기를 한 목소리로 낸다는 것은 법안이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민간보험사의 이익에 부합하는 일방적 보험업법 개정안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정영호 대한병원협회장은 "현재 각 병원마다 환자들이 원하면 민간보험사에 제출할 서류를 발급해주고 있고, 이런 서비스를 대행해주는 기관도 있다"며 "굳이 보험업법을 개정해 강제로 전자적 형태로 서류를 전송하라는 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자적 형태로 관련 서류를 전송토록해서 환자의 의료정보를 수집하게 되면 오히려 국민들이 보험가입에 차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철환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직무대행은 "수익을 창출하는 민간보험사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에 돈을 써야지 왜 요양기관에 책임을 전가시켜 이익을 보려하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김형석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의료계와 환자 간 만들어진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일은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승현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많은 부작용이 예상됨에도 국회가 보험사 이익을 대변해주는 법안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민간보험사를 살찌우는 법 개정안은 폐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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