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다국적 제약사 '원가 부풀리기' 전면 조사 나서나?
국세청, 다국적 제약사 '원가 부풀리기' 전면 조사 나서나?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21.05.0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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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와 한국법인 '의약품 원가율' 4배까지 벌어져
국세청 "잘못된 부분 세금추징으로 바로잡을 것"
ⓒ의협신문

국세청과 서울지방 국세청이 올 초부터 다국적 제약사 한국 법인의 수입 의약품 '원가 부풀리기'에 대해 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 다국적 제약사 공시자료와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이미 MSD와 화이자 한국법인은 올 초 세무조사를 받고 세금추징까지 통보받았다.

국세청은 다국적 기업의 수입 제품에 대한 '원가 부풀리기' 관련 조사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어서 '원가 부풀리기' 혐의로 세금추징을 받는 다국적 제약사의 숫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의 '원가 부풀리기' 조사에 대해 4일 "다국적 제약사를 특정했다기보다 다국적 기업에 대한 통상적인 조사의 일환"이라며 '다국적 제약사 타깃 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다국적 제약사를 포함한 다국적 기업에 대한 '원가 부풀리기 '조사는 통상적으로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다국적 제약사에 대한 추가 조사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 법인 수입 의약품 원가는 본사가 정해 한국 법인에 일방적으로 내리는 구조다.

한국 법인 관계자 역시 극소수를 제외하면 본사의 원가 책정 방식을 알지 못한다.

다국적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수입 의약품의 원가 책정 근거를 알고 있는 한국 법인 관계자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본사가 그렇게 책정했으면 한국 법인은 그냥 그런 줄 알지, 본사 결정에 이견을 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매년 발표되는 다국적 제약사 글로벌 연례보고서의 본사 원가율과 공시된 한국 법인의 의약품 원가율 차이가 크게 벌어지며 그동안 '원가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 글로벌 연례보고서에서도 글로벌 본사와 한국법인의 지나친 원가율 차이는 여전했다.

다국적 제약사 P를 비롯해 M·A, 또 다른 A, 최근 신약개발에 따라 고성장을 기록한 G 제약사의 2020년 본사 의약품 원가율은 각각 20.74%, 26.24%, 18.1%, 25.44%, 18.26% 등으로 20% 내외에 불과했다.

그에 비해 같은 의약품의 한국 법인 수입 원가는 80% 이상으로 치솟았다.

P제약사 한국 법인 74.96%, M제약사 79.12%, A제약사 70.04%, 또 다른 A제약사 72.61%, G제약사는 80.12% 등으로 한국 법인의 원가율은 본사 원가율보다 최대 4배까지 높았다.

물론 본사 의약품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등이 국내 의약품 원가에 포함돼 같은 의약품이라도 글로벌 본사와 한국 법인 원가율이 같을 수는 없다.

다국적 제약사의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글로벌 연례보고서와 국내 공시 원가 책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라고 원가율 차이를 항변했다.

국세청도 원가 책정 방식의 차이와 비용 차이에 대한 '착시 현상'을 경계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의 연례보고서와 공시 자료, 감사 자료는 물론이고 관세청을 비롯한 다른 부처로부터 폭넓은 관련 자료를 받아 (원가를 부풀렸는지를) 결론 내린다"고 밝혔다.

특히 "의약품에 대한 원가는 단일한 기준으로 단순평가하기보다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가 차이가 '정상적인 범위'인지를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법인의 원가율 상승이 수입 등에 드는 비용 등이 반영된 자연스러운 상승인지, 협상을 건너뛴 채 약값을 높일 수 있는 '꼼수'로 악용된 것인지를 다양한 자료와 기준으로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말이다.

이어 "원가 부풀리기와 연관된 기업이 있는지 국내 기업과 다국적 기업을 차별하지 않고 조사하는 게 우리의 업무"라며 "추징을 통해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다국적 기업이든, 국내 기업이든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다국적 기업, 특히 다국적 제약사에 대한 '원가 부풀리기' 조사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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