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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15:21 (금)
의사 1명 하루 200명 예진!...사고 나면 어쩌려고?
의사 1명 하루 200명 예진!...사고 나면 어쩌려고?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04.2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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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협 "지자체 예방접종센터 강요 정황 확인…국민안전 불안"   
건강 상태·기저질환 여부 1분 남짓 촉박한 시간 부실 예진
예방접종센터별 상황에 맞춰 접종량 유연하게 조절 바람직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의사 1인당 하루 예진 인원 기준을 150명에서 200명으로 늘리면서 안전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예방접종센터 근무 의사 1인당 하루 평균 150명의 접종 인원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하루 200명의 예진을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광역시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는 공중보건의사만으로 예방접종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의료계는 민간 의사 충원을 하지 않은 채 예진 업무를 맡고 있는 공보의 당 예진 인원 기준을 늘리면 격무에 내몰리는 것은 물론 백신을 접종받는 국민의 안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다수의 지자체 예방접종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의사 1인당 하루 150명이 아닌 200명의 예진을 요구받고 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며 "대다수의 공중보건의사들은 코로나19 선별진료, 역학조사, 각종 생활치료센터·임시생활시설 파견에 이어 예방접종센터 예진에도 투입되는 상황"이라고 실상을 알렸다.

이어 "일부 수도권·광역시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공중보건의사로만 예방접종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A지역 예방접종센터에서 예진 업무를 하고 있는 한 공보의는 "시스템 상으로 문제가 없으니 하루 200명씩 예약받아도 된다는 식으로 공무원들끼리 대화하는 것을 들었다"며 "꼼꼼하게 문진해야 하는 접종대상자로 인해 시간이 지체되면 담당 공무원이 속도를 내달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임진수 대공협 회장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서 당초 예방접종센터 운영 계획을 수립할 때 의사 1인당 150명 예진을 기준치로 설정했으나, 잇따른 지자체의 요청에 따라 1인당 접종인원을 최대 200명까지 늘리면서 일선 공보의들이 무리한 예진량을 강요받고 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도 의사 1인당 최대 하루 100명을 예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150명도 이미 과한 숫자인데 200명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국민은 예진의사가 당연히 접종이 가능한 상황인지 판단해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공협 내부에서는 고령층 예방접종을 시작하는 상황에서 접종자의 건강 상태와 기저질환 여부가 모두 다름에도 1분 남짓한 시간에 예진을 하도록 기준을 높이는 것은 의료사고를 방조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임진수 회장은 "집단면역 달성이라는 국가적 사명을 위해 모든 공보의들이 기꺼이 헌신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며 "접종속도를 높이기 위해 무작정 의사 1인당 예진량을 늘릴 게 아니라 훨씬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이어 "초기부터 무리한 접종량을 강요하기보다 예방접종센터별 상황에 맞춰 접종량을 유연하게 조절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에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가 가동한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 내 코로나19 예방접종센. 의료진이 접종 대상자들을 예진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에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가 가동한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 내 코로나19 예방접종센. 의료진이 접종 대상자들을 예진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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