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 위반 금고형 이상 집행유예 받아도 '의사 면허취소'
의료법 위반 금고형 이상 집행유예 받아도 '의사 면허취소'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1.04.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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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장병원 개설, 허위진료비 청구하다 '사기죄' 형사 처벌
"집행유예 포함되지 않는다" 주장했지만...서울행정법원 "결격사유"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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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자와 공모해 의료기관을 개설한 뒤 요양급여비용을 편취하는 범행을 저질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죄로 징역형의 집행 유예를 선고받은 의사에게 의사면허취소 처분을 한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의료법에 따른 개설자격이 없는 사람에 의해 설립된 의원이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없음에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을 기망해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사기죄 범죄 행위는 '허위로 진료비를 청구해 진료비를 지급하는 기관이나 단체를 속인 경우'(형법 제347조)여서 의료법 제8조 제4호에서 정한 '의료인 결격사유'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서울행정법원은 4월 8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의사면허취소 처분을 받은 A의사가 제기한 '의사면허취소 처분 취소' 소송에서 A의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A의사는 치과의사 B씨에게 고용돼 의원을 운영하다가 사무장병원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았다.

A의사는 1심 형사재판에서 의료법 위반죄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죄의 범죄사실이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 6개월 및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1심 형사재판 판결에 따르면 치과의사 B씨는 C의원, D의원, E의원 등 3개 의료기관을 실질적으로 개설하고 운영했다. A의사는 C의원의 명의상 개설자였다.

1심 형사재판부는 치과의사인 B씨는 치과병원 또는 치과의원만 개설할 수 있고, 의원 등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음에도, 의사 명의를 차용해 의료기관인 C의원(A의사 명의)을 개설해 실질적으로 운영하기로 마음먹고, A의사를 매년 연봉을 주는 조건으로 고용해 환자를 진료하게 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A의사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 및 상고했지만, 모두 기각돼 1심판결이 2019년 확정됐고, 보건복지부는 2020년 '관련 형사사건 판결이 확정돼 A의사에 대해 의료법 제8조 제4호에서 정한 결격사유가 발생됐다'는 이유로 A의사의 의사면허를 취소하는 처분을 했다.

이에 A의사는 의사면허취소 처분이 부당하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의사면허취소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A의사는 "의료법위반죄 부분에 대해서만 판단을 받았다면 벌금형을 선고받았을 가능성이 있는데, 다른 범죄와의 경합범으로 처벌된 결과,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게 된 것이므로 의료법 제8조 제4호에서 정한 결격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료법 제8조 제4호는 '의료관련 법령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않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를 결격사유로 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의 문언상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또 "C의원을 독자적으로 운영하며 환자를 진료해 왔고, 치과의사 B씨는 치과의사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컨설팅 회사를 통해 C의원의 개원 및 운영 업무를 보조해 준 것"이라며 "단순한 협력 관계를 맺거나 경영지원 혹은 투자를 하는 정도의 행위는 의료법상 금지되지 않는 동업 형태로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자신의 의료업무에 어떠한 방해나 개입도 없었던 점, 환자들이 무자격자가 아닌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정상적인 진료를 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C의원은 일반적인 속칭 '사무장병원'의 경우와는 다르게 운영됐다"며 "사무장병원의 경우와 동일하게 평가해 의사면허취소 처분을 한 것은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은 A의사의 4가지 주장 모두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관련 형사판결에서 유죄로 인정된 A의사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죄 범죄행위는 의료법 제8조 제4호에서 정하고 있는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의료법 제8조 제4호는 형법 제347조(허위로 진료비를 청구해 환자나 진료비를 지급하는 기관이나 단체를 속인 경우)를 결격사유 대상 범죄로 명시하고 있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죄는 형법 제347조를 명시하고 있다"며 "설령 A의사의 주장대로 사기죄 범행이 의료법 제8조 제4호에서 정한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더라도, A의사의 의료법 위반죄에 대한 처단형이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함이 객관적으로 명백해 의료법 위반죄 범행만으로도 결격사유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의료법 제8조 제4호에서 정하고 있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않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에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A의사의 주장도 이유가 없다고 봤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의료법 제8조 제4호에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라고 규정하고 집행유예의 선고에 관한 별도의 규정이 존재하지 않지만, 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경우에도 당연히 '형의 선고'는 있는 것이므로 의료인 결격사유는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에도 적용되는 것이 명확하다"고 판단했다.

또 "행정재판에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해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가자료가 되고, 일반적인 사무장병원이 아니라는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객관적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A의사는 서울행정법원 판결에 항소하지 않아 의사면허취소 처분은 그대로 확정됐다.

<관련 법령>
* 의료법 제8조(결격사유 등)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의료인이 될 수 없다.
4. 이 법 또는 형법 제233조, 제234조, 제269조, 제270조, 제317조제1항 및 제347조(허위로 진료비를 청구하여 환자나 진료비를 지급하는 기관이나 단체를 속인 경우만을 말한다),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지역보건법,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 조치법,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 혈액관리법,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약사법, 모자보건법,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였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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