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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봉 내려 놓는 이철호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고별 인터뷰
의사봉 내려 놓는 이철호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고별 인터뷰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1.04.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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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나서는 것만 투쟁 아냐...의협 회비 100% 내는 것도 투쟁
'고립무원' 위기 극복하려면 단단한 집행부·직원 협조·재정 지원 '필수'
대격변기 대비, 전국 의사 반모임 조직 재정비...집행부·대의원 '협력'해야
이철호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2018년 4월 대의원회 의장 취임하면서 3년 동안 새벽 6시에 일어나 의료 관련 기사를 스크랩, 대의원 카톡방에 공유하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의협신문
이철호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2018년 4월 대의원회 의장 취임하면서 3년 동안 새벽 6시에 일어나 의료 관련 기사를 스크랩,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카톡방에 공유하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의협신문

"선거가 끝났으니 새 집행부에서 다 알아서 해 줄 것이라고 관심을 내려 놓아서는 안됩니다. 의협 회무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참여해야 합니다."

4월 24∼25일 제73차 대한의사협회 정기 대의원 총회를 끝으로 대의원회 의장 임기를 마치는 이철호 의장은 15일 의료전문지 출입기자단과의 고별 인터뷰를 통해 "대선·지방선거·총선을 치러야 하는 앞으로 3년은 의협의 위상과 위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격변기가 될 것"이라며 "의협이 명실상부한 의료계 종주단체이자 전문가단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13만 의사 회원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철호 의장은 1953년생으로 충남의대를 졸업하고 대전시 중구에 이철호비뇨기과의원을 개원했다. 대전시의사회 공보이사·학술이사·기획이사·수석 부회장·회장·대의원회 의장을 맡아 지역 의사회 발전에 헌신했다. 의권쟁취투쟁위원회 중앙위원·의협 의료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의협 부회장·의협 수가협상단장·의료배상공제조합 TF팀 부위원장·의협 회무 특별감사단장·KMA Policy 특별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맡았고, 의협 대의원회 부의장을 거쳐 2018년 4월 22일 제29대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에 선출, 3년 동안 대의원회를 이끌었다.

대의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동안 두 번의 회장 불신임 총회를 비롯해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 총파업 궐기대회·코로나19 감염증 사태 등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의사봉의 무게를 절감했다고 임기 동안의 마음 고생도 펼쳐냈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현안에 한시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습니다. 파업을 마무리 하는 과정에서의 혼선이 탄핵과 임총으로 이어지고, 내부 분열과 투쟁 동력의 저하를 불러온 점이 가장 아쉬운 대목입니다."

최대집 회장과 제40대 집행부에 대해 "시군구·시도의사회 활동이 없어서 의사회 회무 시스템을 이해하느라 시간이 걸린 점은 아쉽다"면서 "열심히 노력한만큼의  성과를 충분히 얻지는 못했지만 임원들이 열심히 최선을 다했기에 좌초 위기를 벗어난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철호 대의원회 의장은 퇴임 이후 의협 회비 100% 납부 캠페인을 벌이고 싶다고 밝혔다.
이철호 대의원회 의장은 퇴임 이후 의협 회비 100% 납부 캠페인을 벌이고 싶다고 밝혔다. "회비를 내는 것 자체가 투쟁"이라는 이 의장은 "100% 회비 내는 단체를 누가 함부로 할 수 있겠나. 반상회와 지역의사회 활동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의협신문

다음은 이철호 의장과의 일문일답.

Q. 4월 24∼25일 의협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다루는 주요 안건은?
여자의사회의 의협 산하 단체 가입 안건이다. 여자의사회가 정식 산하단체로 들어오는 것은 의협 발전을 위해 고무적이다. 전체 회원 중 여자의사회원이 26%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늘어났지만 각종 위원회 위원 수나 대의원 수는 적다. 

아울러 대의원회에 전공의·공보의·전임의 등 젊은 의사들이 더 많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대의원회 개혁TF 특별위원회에서 250명 대의원 수를 증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앞으로 정관 개정을 비롯한 후속조치를 해야 한다. 차기 개혁TF 특위에서 최종안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 

이밖에 각 분과위원회에서 의사면허 결격사유 확대법·비급여 설명 의무화·한방 대책·공공의대 신설·의대 정원 확대·적정 수가·국민 선택분업 등 현안을 토의해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Q. 대의원회가 어떤 역할은 해야 한다고 보나? 운영위원회 개선점은?
대의원회(代議員會)는 말 그대로 선출해 준 의사회원들을 대변(代辯)하고, 집행부가 회무를 잘 하도록 지원하며,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수시로 대의원 총회를 열지 못하는 상황에서 운영위원회는 집행부가 회무를 잘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총회에서 운영위의 임무를 10여가지 규정했다. 운영위는 운영기구이지 의결기구가 아니다. 집행부가 회무를 잘 하는지 살펴보고,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의견을 제시하고 권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회원의 권익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집행부와 협력해야 한다.

의료정책에서도 수비만 할 게 아니라 공격도 해야 한다. 앞으로는 대의원회 산하 KMA POLICY 특위와 의료정책연구소에서 대안을 만들어 공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으면 한다.

Q. 새 대의원회 의장의 덕목은?
오전 6시에 일어나 20여개 의료전문지와 일간·방송 보도를 챙겼고,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카톡방을 통해 뉴스를 공유하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회원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하고, 늘 소통해야 한다.

의장은 대의원들의 소중한 의견을 잘 수렴하고, 의료계의 정보를 잘 챙겨 공유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부의장들과 함께 운영위원회를 활성화하고, KMA POLICY 특위를 통해 의료정책 아젠다도 계속해서 발굴해 주길 바란다. 집행부에 대의원들의 의견을 잘 전하는 역할도 필요하다.

이철호 대의원회 의장은 3년 임기 동안 두 번의 회장 불신임 총회를 비롯해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 총파업 궐기대회·코로나19 감염증 사태 등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의사봉을 잡았다. ⓒ의협신문
이철호 대의원회 의장은 3년 임기 동안 두 번의 회장 불신임 총회를 비롯해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 총파업 궐기대회·코로나19 감염증 사태 등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의사봉을 잡았다. ⓒ의협신문

Q.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의협 회무에 방관자가 돼선 안된다. 13만 회원이 관심과 애정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 

의협은 현재 고립무원(孤立無援)과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위기 상황이다. 대선·지방선거·총선을 치러야 하는 앞으로 3년은 우리 의사들의 위상과 위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격변기가 될 것이다. 의협이 명실상부한 의료계 종주단체이자 전문가단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41대 새 집행부와 대의원회가 하나의 목표로 단합해야 하고, 직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재정을 든든하게 뒷받침 해야 한다. 법안 하나, 재판 한 번 잘못되면 엄청난 영향이 있다. 

띠 두르고, 거리에 나서는 것만 투쟁이 아니다. 100% 회비를 내는 것 자체가 투쟁이다. 100% 회비 내는 단체를 누가 함부로 할 수 있겠나. 반상회와 지역의사회 활동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길 바란다. 이번 만큼은 단합해 의협이 제대로 회무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행복한 진료실은 누가 만들어 주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고난과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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