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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위한다'는 기업 미션, 잘 지키고 있느냐고요?"
"'환자를 위한다'는 기업 미션, 잘 지키고 있느냐고요?"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1.03.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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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출범 5년 성적표 받아든 노상경 암젠코리아 대표
6개 약제 국내 출시·전 제품 급여화 '성과'..."이제 도약의 시기로"
노상경 암젠코리아 대표
노상경 암젠코리아 대표

'키프롤리스 등 6개 의약품 국내 출시', '출시한 전 제품의 건강보험 급여화', '매출 1천억원 돌파'.

설립 5년을 갓 넘긴 암젠코리아가 내놓은 성적표다. 

암젠코리아는 2015년 11월 설립 이후 다발골수종 치료제 키프롤리스를 시작으로 백혈병 치료제 블린사이토,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골전이 치료제 엑스지바, 죽상경화성 심혈관계질환 치료제 레파타, 골다공증 치료제 이베니티까지 총 6개 약제를 국내에 출시하고, 해당 약제 모두를 급여권에 진입시키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에는 매출 1000억원 돌파의 기록도 남겼다. 

이런 성장의 중심에는 초대 대표로 시작해 현재까지 암젠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노상경 대표가 있다. 그는 인터뷰 도중 여러차례 '환자를 위한다(to serve patients)'는 암젠의 미션을 인용하며, 되새겼다. 전쟁터를 연상케하는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의 한 가운데서도 '사람 냄새'를 풍기는 노상경 대표를 만나, 일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Q. 초대 대표로 취임해 5년여 만에 주요한 6개 약제를 국내에 출시하고, 출시한 전 제품을 급여화하는 성과를 냈다. 비결이 무엇인가?

처음 암젠코리아 대표로 부임했을 때 회사의 기초부터 새롭게 구성하고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암젠만의 가치를 어떻게 국내 환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허가와 의학, 그리고 급여를 담당하는 밸류 엑세스(Value Access) 부서로 조직을 구성하고 일을 시작했다. 

허가 쪽에서 제품의 국내 허가를 담당하고, 제품 발매 후 의학부서가 국내 보건의료전문가들에게 정확한 약제정보를 알리는 동시에 의약품 접근성 향상을 위한 급여화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기업이다보니 급여화 과정에서 정부와 협상을 하는 동시에 본사를 설득하는 작업도 필요했다. 임직원들이 좋은 성과를 만드는데 중요한 지원군이 돼 주었다.

Q. 정부와 약가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일각에서는 같은 이유로 글로벌 제약사들의 '코리아패싱' 위기감을 언급하기도 한다. 

'향후 본사와의 약가 논의 과정이 점점 더 어려워지겠구나'하고 예상은 하고 있다. 이미 중국과 캐나다가 한국의 약가를 공식적으로 참조하겠다고 발표했고, 미국 또한 한국을 포함한 모든 OECD 국가들의 약제 가격을 참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약가를 GDP 대비해 계산해보면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 약가가 미국 약가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친다면,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는 암젠코리아뿐만 아니라 국내 진출해 있는 글로벌 제약회사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민일 것이다. 

Q. 글로벌 제약사 한국법인 대표라면 필연적으로 무수한 가치 충돌을 경험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이를테면 본사의 기업 이익과 자국민의 치료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사명감 사이에서의 갈등 같은 것 말이다. 

약가를 무리하게 제안하다가 제품 출시에 영향을 받게 된다면, 경영 측면에서도 손해지만 궁극적으로 국내 환자들에게도 큰 피해를 입히게 된다. 심평원이나 건보공단 등 관련 기관과 지속적인 논의를 진행하는 한편, 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논의되는 가격에 대해 본사를 설득하는 일도 중요하게 진행한다. 

저와 제 가족 또한 치료제가 필요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약제 접근성을 개선하는 일은 더욱 큰 의미가 된다. 암젠의 미션이 '환자를 위한다'인 만큼, 본사와 논의할 때 해당 미션이 한국 환자들에게도 적용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신약의 접근성에 있어서는 경제적인 접근보다는 국내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혜택을 제공한다는 관점에서 접근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바이오 벤처에서 출발했던 암젠이 어느덧 바이오테크놀로지 리딩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파이프라인이 궁금하다. 

'생물학을 최우선으로 한다(biology first)'는 접근법을 토대로 단기간 내에 바이오테크놀로지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블린사이토, 키프롤리스를 비롯해 항암제 영역에 치료제가 있고,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도 종양학 치료 분야에 지속적으로 집중할 예정이다. 심혈관계질환, 골질환, 신경과학, 신장질환 및 염증성 질환 등 다양한 치료 영역에서도 신약 파이프라인 구축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Q. 암젠이 개발 중인 KRAS 치료제 소토라십이 올해 FDA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이베니티 사례를 보면 FDA 허가를 받자마자 국내 허가를 취득했다. 소토라십도 마찬가지로 진행하나? 

제품 허가는 국내 식약처의 검토 결과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시기를 말씀드리긴 어렵겠으나, 국내에도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KRAS 표적치료제에 대한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매우 높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빠른 허가를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Q. 앞으로의 계획,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암젠의 미션은 '환자를 위한다'이다. 실제로 비즈니스 결정을 할 때 이런 가치가 지켜질까 하는 질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5년간 암젠코리아 대표로 지내면서 '그렇다'는 답을 얻었다. 이런 가치를 우선에 두었기에 짧은 시간동안 출시한 전 제품의 급여화라는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암젠코리아를 설립하고 초기 5년은 토대를 만들어가는 시기, 이후 5년은 토대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시기로 설정했다.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다고 본다. 질적을 성장을 포함한 도약의 시기로 나아가겠다. 세부 목표에 대해서는 임직원들과 공유한 바 있다. 이를 지키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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