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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 강화한다더니 공보장학생 인원 반토막?…"정원 맞춘 것"
'공공의료' 강화한다더니 공보장학생 인원 반토막?…"정원 맞춘 것"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1.03.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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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인원 20→14→11명…政 "매년 휴학·졸업 '빈 자리' 채우는 개념"
의료취약지 근무의사 "공공의료 기피 원인, 낮은 연봉·고용불안·미래 불안전성"
간호계도 반발 "업무환경 개선 없는 장학제도는 꼼수…유인책 될 수 없어"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의협신문

보건복지부가 2021년도 공중보건장학생을 모집한다. 모집 기간은 15일부터 31일까지.

의과대학생 모집 정원은 11명으로, 2019년 20명 모집, 2020년 14명 모집에 이어 다시 한 번 모집 정원이 줄면서 첫 해의 거의 절반 수준이 됐다.

공중보건장학제도는 공공보건의료업무 종사를 조건으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재학생에 장학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올해부터는 간호대학생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공보장학제도 부활 이후 3번째 모집인데, 모집 때마다 정원은 줄고 있다. 이에, '공공의료'를 강화한다는 정부 기조와는 간극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범사업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공공의료인 부족을 근거로 공공의대 신설까지 제안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는 장학제도의 정원을 오히려 해마다 축소하는 것은 의문이라는 것.

정부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 본지와의 통화에서 "장학생 모집 정원을 축소한 것이 아니라, 3년 전부터 진행한 장학제도의 토탈 인원을 관리하고 있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에서 매년 20명분의 예산을 책정하고 있어, 기존 장학금을 받고 있는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TO를 모집하는 개념이라는 설명이다.

즉 매년 20명씩 모집해 계속 누적되는 개념이 아니라, 장학생 총 20명에게 지급할 장학금만 예산으로 책정하고 있다는 것. 2019년과 2020년도에 모집된 장학생들 중 휴학이나 졸업 등의 이유로 빈 자리가 11명이어서 2021년도 모집인원이 11명으로 책정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매년 축소되는 것이 아니더라도 애초에 모집 인원이 턱없이 적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만약 20명 모집 인원이 full인 상태라면, 단 한 명도 모집하지 않는 년도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적은 선발인원 근거로 매년 '미달'되고 있는 상황을 댈 수도 있지만, 의료계는 제도 시행 당시부터 "지원금 자체가 너무 적어, 정책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비판을 내놓은 바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가 공중보건장학제도를 제대로 운영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제도를 공공의대 설립에 따른 비판을 피하려는 의도로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지원자 유인을 위한 확실하고 적극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공공의료인력 확보를 위해서는 근무환경 개선 및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수가 개선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 2020년 7월 설문조사 결과. 조사는 7월 6일부터 7월 17일까지 DOCTOR'S NEWS 설문조사 시스템을 통해 진행됐다(응답자율: 3.1%, 전체 2738명 중 84명).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 2020년 7월 설문조사 결과. 조사는 7월 6일부터 7월 17일까지 DOCTOR'S NEWS 설문조사 시스템을 통해 진행됐다(응답자율: 3.1%, 전체 2738명 중 84명). ⓒ의협신문

실제 대한의사협회가 작년 7월 공공의료기관·의료취약지 현장에 근무하고 있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공공의료기관에 의사들이 근무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낮은 연봉(38%)과 함께 계약직에 따른 고용불안과 미래 불안전성(21%)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의료취약지역 근무에 가장 큰 유인요인이 무엇인가'라는 질의에 대해서는 소득(26%), 근무환경(26%), 주거 및 교육환경(22%) 순으로 응답했다.

간호사계의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행동하는간호사회는 올해 초 성명서를 통해 강력한 근무환경 개선책이 없는 한, 장학금 지원이 유인책으로 작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공중보건장학제도에 대해 "근본적 개선을 피하려는 꼼수"라고 진단했다.

행동하는간호사회는 "간호사가 병원현장을 떠나는 이유에 대한 해결을 모색하지 않고 어디서든 데려오면 그만이라는 사고방식이 4년 의무 복무를 해야하는 제도까지 만들어낸 것"이라며 "간호사 임금인상과 근무환경 개선이 아닌 장학금 지원이라는 꼼수로는 지방의료원으로 간호사를 유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학금을 이유로 강도 높은 근무 환경뿐 아니라 그런 환경 속에서 파생된 태움이라는 괴롭힘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4년을 버티라고 하는 것은 고문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의료계와 간호계 모두 10명, 20명을 대상으로하는 공중보건장학제도에 대한 회의적 입장과 함께 근무환경 개선이라는 근본적 개선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장학생 선발 광역지방자치단체는 의과대학생(의전원생)은 경기, 강원, 충북, 충남, 경북, 경남, 전북 7개 지역이다. 간호대학생은 부산, 경기, 강원, 충북, 충남, 경북, 전북, 전남 8개 지역이다.

장학금으로는 의대생 1인당 연간 2040만원, 간호대생은 1640만원을 각각 지원한다. 장학금을 지원받은 기간만큼, 공공보건의료업무에 종사할 의무를 함께 부여한다. 기간은 최소 2년부터 최대 5년까지다.

장학금 수혜 기간이 1년인 경우, 공공병원 근무 기간은 2년으로 산정하고, 이후에는 수혜 기간에 비례해 근무 기간도 산정된다.

장학생 선발을 원하는 학생은 올해 장학생을 선발하는 지자체 중 1곳을 정해 ▲공중보건장학생 지원서 ▲학업계획서 ▲성적증명서 ▲고등학교 졸업 증명서를 학교 행정실로 제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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