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사전설명 도입, 반대의견 봇물 "행정력만 낭비하는 꼴"
비급여 사전설명 도입, 반대의견 봇물 "행정력만 낭비하는 꼴"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0.12.2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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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급여 진료비 고지 지침' 행정예고에 5일만에 반대의견 2000건
"비급여 가격 설명 '액자법'으로 충분...'아니면 말고'식 정책 추진 안돼"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의협신문

비급여 진료 전 환자에게 해당 항목과 가격 등을 직접 설명하도록 한 '비급여 사전설명 제도' 도입 계획을 놓고, 의료계 안팎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23일 시작된 정부 의견조회에 5일 만에 2000건에 달하는 반대의견이 달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3일 비급여 사전설명 제도 운영계획을 담은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고지 지침'을 행정예고 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앞서 개정된 의료법 시행규칙에 따른 것이다.

지난 9월 공포된 개정 의료법 시행규칙은 환자 알 권리 및 진료 선택권 보장을 이유로 2021년 1월 1일부터 비급여 진료 전에 환자에게 제공항목과 가격을 설명하도록 하는 사전 설명제도를 도입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행정예고된 개정 지침은 제도 시행을 전제로, 그 내용을 구체화했다.

제증명 수수료와 예방접종료·각종 비급여 검사료 등 내년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대상으로 정해진 615개 항목에 대해,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종사자가 비급여 진료 전 직접 환자에게 항목과 가격 등을 설명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설명대상을 비급여 진료비 공개대상인 615개로 정하긴 했으나 '환자가 원하는 경우 고시에 따른 공개대상 항목 외의 비급여 항목에 관해서도 설명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 사실상 환자가 요청하면 원하는 모든 비급여 항목에 대해 설명을 하게 했다. 

정부는 오는 28일까지 행정예고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2021년 1월 1일부터 새 제도의 시행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의협신문
비급여 진료비 고지 지침 행정예고 의견 현황(보건복지부 홈페이지 갈무리)

정부 행정예고 의견수렴 사이트에는 제도 도입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28일 현재 무려 2073개의 의견이 달렸는데, 93%가 넘는 1930건이 제도 도입에 '반대한다'는 의견이다.

소위 '액자법'을 통해 이미 모든 의료기관에서 비급여 정보 공개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인 등에 직접 설명의무까지 부여하는 것은 행정력 낭비라는 비판부터, 오히려 '가격' 측면만 부각되어 환자의 선택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의견 게시자 권**씨는 "지금도 충분히 비급여 진료비가 공개되어 있으며, 의료 소비자도 그것을 모르면서 치료 동의를 하지 않는다. 입법자가 편중된 시각을 가지면 안된다.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와서 직접 봐라. '한번 해보고 아니면 말지' 식의 정책 추진은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의견을 올렸다. 

배**씨는 "작은 병원들의 불필요한 행정을 증가시키고, 공산품이 아닌 의료를 단순 가격 비교해 누구에게 그 이익이 돌아갈지 궁금하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의견을 청취하고 좀 더 소통하면서 (정책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도 제도 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앞서 정부에 낸 의견서를 통해 "문케어 보장성 강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건보 보장율이 답보상태다 보니 정책효과의 실패원인을 비급여 풍선효과로 간주하고 사적계약 영역에 속하는 비급여까지 관치의료를 강화해나가겠다는 발상"이라며 "특히 비급여 진료 전 사전설명을 하도록 하는 제도는 의료법 위임범위를 벗어난 법령 개정이 될 수 있어 면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의협신문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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