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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누구부터?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누구부터?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0.11.2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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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기자 ⓒ의협신문
이영재 기자 ⓒ의협신문

코로나19 백신이 도입되면 누구부터 맞아야 할까?

백신이 도입되기 전에 사회적 합의를 통해 우선 접종 대상을 선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이전부터 나왔다. 전국민에게 돌아갈 백신 분량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백신 접종 우선 순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불필요한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제2 팬데믹을 맞고 있는 유럽 국가 중 스페인이 가장 먼저 의제 설정의 스타트를 끊었다.

"가장 취약한 사람이 항상 먼저다."

스페인 정부는 24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로드맵'을 공개하고 1순위 접종 대상으로 요양시설 거주자를 결정했다. 뒤를 이어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는 일선 의료진, 비감염병 분야 의료진 및 요양시설 직원, 시설에 입주하지 않은 장애인 등을 꼽았다.

백신 우선 접종 대상을 선정하기 위해 전체 인구를 18개 그룹으로 분류, 질병 발생률과 사망률, 바이러스 노출 정도, 사회경제적 영향, 질병 전염 가능성 등 4가지 기준을 적용했다.

스페인 정부는 전체 인구 4700만명 중 250만명을 '우선 접종 대상 1단계' 그룹으로 선정하고 내년 1분기까지 접종을 마칠 계획이다. 대상자들은 전국 1만 3000곳 접종센터에서 백신을 맞게 된다. 가격은 모두 무료다.

스페인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접종에 들어간다고 세부 일정은 밝혔다. 하지만, 어떤 백신을, 어떻게 안전하게 공급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어 국민의 불신이 잦아들지 않아 로드맵대로 접종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우선 접종 대상에 대한 의제 설정만큼은 다른 나라에게 반면교사가 된다.  

미국은 지난 4월 역학·소아학·노인학·산부인과학 분야 전문가들과 면역 저하 연구자, 형평성과 평등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자 등 4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워킹그룹을 시작했다. 백신 워킹그룹 논의를 거쳐 우선 접종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보건당국의 고민도 깊을 수밖에 없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백신 효과, 안전성, 연령별 면역원성 등을 고려해 백신 우선 접종 대상을 선정했으나 순위 선정을 둘러싸고 홍역을 겪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은 관련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대상 선정에 관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논의 결과를 쉽게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누구도 희생하지 않는 사회적 합의는 이뤄질 수 없다.

'모두가 안전해질 때까지 누구도 안전하지 않은' 세상과 마주하며 스페인의 선택을 다시 새긴다.

"가장 취약한 사람이 항상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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