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은 살면 살수록 아름다워지기를 소망하지만 늘 그렇지는 않다. 나이들고 병드는 일상도 한 몫 하고 그릇된 욕망이나 섣부른 열패감도 아름다운 인생을 가로막는다. 살수록 아름다워지는 삶 속으로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
김철규 전 서울 강서구의사회장(소아청소년과·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여섯 번 째 수필집 <바램>을 출간했다.
예순 다섯에 은퇴한 이후 글쓰기에 마음을 모은지 벌써 십수 해가 지났다. 많은 글을 썼지만 아직 너른 세상을 다 담지 못해 늘 아쉬움 뿐이다.
형식 없고 거짓 없이 쓸 수 글이 있어 감사하다. 곁들인 사진 공부 재미도 듬뿍하다. 사진을 통해 자연과 친해지고 사랑하게 됐다.
이태전인 여든에 척추를 다쳐 네 번이나 수술을 받았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난 지금 그는 작은 바람을 하나씩 챙긴다.
"우리 모두의 삶이 살수록 아름다웠으면, 매일매일 행복했으며, 너무 큰 것을 바라지 않고 일상의 아주 사소한 일에서 자그만 행복을 느끼며 살았으며, 세상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그만큼 아름다워지고 살만한 세상으로 다가온다고 믿으며 살았으면…."
30대부터 반백년을 이어온 일기가 그의 글 속에 배어든다.
이 책에는 ▲나는 누구인가 ▲자연 속에서 자라 자연 속으로 들어간다 ▲내 안에 또 다른 나 ▲황혼의 엘레지 ▲하느님의 어린양 등 다섯 주제 속에 모두 쉰 편의 단상이 담겼다.
저자는 지금까지 <새싹은 돋아나고> <나의 삶 나의 길> <살며 생각하며> <사랑의 실천> <꿈같은 세월 반세기> 등 다섯 편의 수필집을 펴냈으며, 함께 쓴 책으로는 <흘러서 그침 없는> <주고 싶은 마음> <저녁이 있는 삶> 등이 있다.
이현복 문학평론가(경인교대 명예교수)는 "이 책을 읽으며 과거라는 시간에서 얻어진 새로운 변화를 예지하는 시선으로 '석양도 태양이다'가 아니라 '석양이 아름답고 더 붉다'는 것을 느낀다"며 "연륜을 더하면서 노숙·노련·노장의 삶을 보내는 노익장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필집은 단순한 수필집이 아닌 이웃 사랑의 향내와 삶의 깊이를 맛볼 수 있는 지침서"라고 평했다(☎ 02-765-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