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침학회 불법 제조 사건 8년 만에 '징역형' 종지부
약침학회 불법 제조 사건 8년 만에 '징역형' 종지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0.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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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허가 안받은 채 5년 간 불법 제조...전국 2200개 한의원에 약침액 386만㏄ 판매
의협 전 집행부·한특위 검찰 고발·증언...대법원,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법 최종 '유죄'
대한약침학회가 제조업 허가를 받지 않고 대량 제조, 판매한 약침. 2012년 의협의 고발로 불거진 이 사건은 8년 만에 대법원에서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으로 판결을 내림으로써 종지부를 찍게 됐다. [사진=ⓒ의협신문]​
대한약침학회가 제조업 허가를 받지 않고 대량 제조, 판매한 약침. 2012년 의협의 고발로 불거진 이 사건은 8년 만에 대법원에서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으로 판결을 내림으로써 종지부를 찍게 됐다. [사진=ⓒ의협신문]​

불법 약침액을 제조한 혐의로 기소된 약침학회 대표가 징역 1년 6월 및 벌금 206억원(벌금 미납입 시 500일간 노역장 유치), 징역형에 대해서는 3년간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10월 29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 조치법 위반(부정의약품 제조 등)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선  K 주식회사 약침학회 대표(전 대한약침학회장)의 상고를 기각, 징역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사건의 발단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의사협회와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대한약침학회가 약침액을 대량으로 불법으로 제조·판매하고 있다며 사법당국에 고발했다.

검찰은 오랜 수사 끝에 2014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부터 제조업 허가를 받지 않고 약침액을 한의원에 판매한 K 약침학회 대표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부정의약품 제조) 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 조사 결과, K 대표는 식약처장으로부터 제조업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약 335㎡ 면적에 제조시설을 갖추고 2007년 1월경부터 2012년 12월경까지 봉약침 등 52종류의 시가 합계 270억 2335만 6908원 상당의 약침액 총 386만㏄를 '제조', 전국에 있는 2200여 곳의 한의원에 약침액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약사법에는 의약품 제조를 업으로 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기준에 따라 필요한 시설을 갖추고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식약처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방법원)는 2016년 8월 12일 K 대표에게 징역 2년 및 벌금 271억원을 선고하고 3년간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K 대표는 약침액을 만든 것은 '제조'가 아니라 '조제'이고, 약침액을 판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약침액을 만든 행위는 보건복지부의 적법하다는 유권해석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학회장인 K 대표가 학회 직원 20여명에게 학회 시설을 이용해 약침액을 생산하도록 했고 ▲약침액 생산은 일반적인 수요에 응하기 위해 의약품을 산출하는 의약품의 '제조'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 약침액 생산을 약사법 부칙 제8조(한의사가 자신이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한약 및 한약제제를 자신이 직접 조제하는 것은 허용된다)에 따라 허용되는 의약품의 '직접조제'에 해당한다는 K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는 "한의사들이 직접 참여한 것은 미미하고, 실제 학회 직원들이 생산 과정에 참여할 것이므로 조제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회원들이 약침액을 주문할 때 판매가격(특별회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송금한 것은 약챔액의 판매 대가로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약사법 부칙 제8조에 따라 한의사는 자신이 치료용으로 사용할 약침액을 직접 조제할 수 있다는 취지의 보건복지부 유권해석이 있으나, 이런 사정만으로 곧 허가 없이 약침액을 제조하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K 대표는 1심재판 결과에 불복해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서울고등법원)도 2017년 11월 16일 1심 판결을 대부분 인용하면서 K 대표를 징역 1년 6월 및 벌금 206억원(벌금 미납입 시 500일간 노역장 유치)을 선고하고 3년간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서울고법은 약침액 제조 및 판매 행위를 유죄로 본 1심 법원의 판단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2심 재판에서 검찰이 약침액 규모를 271억원에서 206억원으로 공소장을 변경한 것을 받아들여 징역형을 2년에서 1년 6개월로, 벌금을 271억원에서 206억원으로 낮췄다.

서울고법은 ▲K 대표는 2003년 5월경 대한약침학회장으로 선출돼 2016년 8월경 사임하기 전까지 장기간 학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약침액 제조·판매를 포함한 학회 사무 최종 책임자로서 지휘·감독한 점 ▲주식회사 약침학회를 설립해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는데, 주식회사 약침학회는 약침액 제조 과정에 필요한 소모품 등을 구입해 대한약침학회에 공급하고 대한약침학회의 기기 관리나 약침액의 사후처리 등의 업무를 위임받은 점 등 약침액을 제조 및 판매한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의 유권해석 내용에 비춰 보거나 관련 부처 공무원들이 대한약침학회를 방문해 약침액 생산 과정을 참관했다는 사정이 있더라도 K 대표가 약침액을 제조한 것이 인정된다"면서 "K 대표는 식약처장의 허가 없이 의약품인 약침액을 제조하고 이를 학회 회원들에게 판매했는데, 범행 기간이 5년으로 장기간이고, 제조 및 판매한 부정의약품 판매 규모가 상당해 죄질이 무겁고, 이런 범행은 국민의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은 경만호·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과 한방대책특별위원회를 비롯한 전·현직 집행부 임원들이 약침의 불법 제조와 위해성 문제를 제기하고, 추무진 의협 회장과 한특위 위원 등이 검찰 고발과 법정 증인으로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한 끝에 8년 만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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