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젊은 의사들이 분노하는 이유, 귀 기울여 달라"
의협 "젊은 의사들이 분노하는 이유, 귀 기울여 달라"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0.08.07 15:12
  • 댓글 9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협, 전공의 집단행동 관련 대국민 호소문 발표
"정부 발표 의사 증원 대책, 하책 중에서도 하책"
ⓒ의협신문
ⓒ의협신문

"취약지역과 비인기필수분야의 의사인력이 부족한 까닭은, 국가적인 의사 양성과정이 오직 의사를 도구처럼 활용하는 데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이런 모순을 오히려 강화하고 고착시키는 하책 가운데 하책입니다."

전공의 총파업에 부쳐, 대한의사협회가 국민들에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달라"고 부탁했다. 

진료현장에 있어야 의사들이 왜 거리로 나설 수 밖에 없었는지, 집단이기주의라는 편견 속에 가려진 그들의 '진짜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호소다.

대한의사협회는 7일 대국민 호소문을 내어 이 같이 강조했다.

의협은 이날 거리로 나선 전공의들은 의료 생태계의 약자이자, 현 의료제도의 가장 큰 희생양이라고 돌아봤다. '전공의=의사=기득권'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사안을 짚어봐 달라는 당부다. 

의협은 "노동자이면서 동시에 교육과 수련을 받는 전공의는 병원과 상급자의 지시에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위치에 있으며 불합리한 일이 있더라도 참을 수밖에 없는 철저한 '을'의 위치에 있다"며 "의사 2∼3명이 해야 할 일을 전공의 1명이 해내는 믿기 힘든 환경이 수십년간 이어져 왔다"고 지적했다. 

이런 전공의들이 살인적 격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쉬운 해법인 의사 인력 증원에 반대하는 이유를 생각해 달라고도 했다. 

의협은 "혹자는 전공의의 근무시간이 긴 이유를 의사 수의 부족에서 찾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는 병원이 충분한 의사 인력을 고용하지 않거나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병원은 의사들의 젊은 한때를 마치 일회용 건전지 마냥 '연료'로 삼아 생존해왔고, 정부는 이런 모순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묵인하고 방조하면서 복마전이 되어버린 대한민국 의료의 장점인 이른바 '가성비'의 열매만을 취해온 최대의 수혜자였다"고 지적한 의협은 "오늘 젊은 의사들이 분개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내놓은 '의대정원 증원' 계획은 이런 의료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의협은 "취약지역과 비인기필수분야의 의사인력이 부족한 까닭은 국가적인 의사 양성과정이 오직 의사를 도구처럼 활용하는 데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필수 분야에 걸맞은 지원과 대우를 하기보다, 그저 일회용 건전지로 잠시 활용하기 위한 얄팍한 미봉책에 불과하다. 수십년간 이어져온 모순을 개선하기 보다는 오히려 강화하고 고착화시킬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전공의들의 파업이 국민건강을 볼모로 한 몽니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필수의료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이 의료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부가 시켜서나 병원의 방침 때문이 아니라, 의사들 스스로 우리 사회의 버팀목인 필수의료 기능은 설령 우리가 파업에 나서는 순간에도 유지해야만 한다고 누구보다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의협은 "오늘 젊은 의사들이 비운 자리는 교수와 전임의들이 채우고 있다. 전공의들이 환자와 국민에 대한 송구스러움으로 움츠려들지 않고 당당하게 목소리 낼 수 있도록, 조금의 공백도 생기지 않도록 오늘 하루는 우리가 책임지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9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구름 2020-08-31 15:26:05
그럼 대안은?
정부의 증원에 반대하려면 대안을 내던지?
전공의 소모품으로 생각하는건 의사 집단내에서 해결할 일이 아닌지?
다른 직업 구하려는것 같은데 행정부는 반드시 다른 직업 구하도록 도와줘야

미란 2020-08-31 09:21:08
정부는'철회'서면화하라.국민세금으로.공공의대증설비470억.학비생활비3조원.시민단체추천'공공의사가1%증가하면.국민건보료22%증가..4천명.돌파리공공의사.의료사고.국민죽입니다⬛서울대의대교수로.중요의료기관.우선취직시킨다고ㅡㅡ
문제인정부.민주당은.졸속의료정책.철회하라ㅡ의료파업적 극지지합니다

이지수 2020-08-31 02:51:37
전공의들은 일손이 부족한데 왜 늘리지 말라고 할까요? 일손이 부족한 원인이 따로 있도 이게 해결되지 않는 한 일손은 계속 부족할 것이기 때문이에요. 바로 낮은 수가입니다. 수가란 나라에서 정한 의료 행위의 가격으로, 인건비와 물자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며 건강보험공단에서 병원에 지급하는 것이에요. 병원은 이걸로 의사 간호사 직원 월급도 주고 시설 보수도 하고 하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나라 수가는 1000만원이 드는 수술에 700만원만 지급하고 있어요. 이건 정말 팩트입니다. 건보공단에서 운영하는 병원도 그래요. 병원은 수술을 한 번 할 때마다 300만원씩 손해를 보는 거예요. 그 적자를 편법으로 장례식장, 편의점, 보험에 포함 안 되는 비급여로 겨우 메워 왔던 거죠. 그러니 정작 필수의료라고 하는, 보험에 필요한 의료는 하면 할수록 병원 입장에서 적자가 나니 사람을 최소한으로 뽑아야 해요. 그래서 인력이 부족해요. 이건 의사가 만 명 늘어나도 수가가 해결이 안 되면 절대 해결할 수

의룡인 2020-08-30 12:56:00
건전지 어쩌구 하는 그 표현 대한민국 남성들 대부분이 다녀오는 군대에서 생활관 생활 해봤으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주장인지 알 수 있다. 일손 부족해 힘들어 죽겠으면 일단 증원부터 하는거지, 내무 부조리 있어서 신병 안받는다고 그러면 그거야 말로 지금 일하는 애들 다 죽이는 소리지.
의협이 최우선으로 원하는게 이게 아니라는게 보이거든.
최악의 상황에 여러가지 이익을 한 번에 취하려고 하는 사이코패스처럼 딜을 거니깐 국민 여론이 돌아서는거지. 이 공부 밖에 몰라서 이익 챙기는 법 모르는 머저리들아.

지나가다 2020-08-29 16:34:05
"의사 2∼3명이 해야 할 일을 전공의 1명이 해내는 믿기 힘든 환경이 수십년간 이어져 왔다"

위 의협의 글 좀 이상하지 않나요? 모순이란 단어가 이럴때 쓰는게 아닌지
말로는 의사 필요하다고 하면서 행동은 의사 늘리면 안된다고 하는 꼴이라니 -_-'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