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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대전협 전격 '파업' 예고, 댓글 한 시간만 '100여 개'…투쟁 열기 '활활'
대전협 전격 '파업' 예고, 댓글 한 시간만 '100여 개'…투쟁 열기 '활활'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7.2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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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확대? 젊은 의사, 움직인다!
의대협, 청와대 앞 '릴레이 1인 시위' 예고·의대 증원 반대 청와대 청원 등장
2014년 3월 10일 이촌동 의협 회관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공의들. ⓒ의협신문 김선경
2014년 3월 10일 이촌동 의협 회관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공의들. 원격의료 및 의료영리화 정책에 반대하며 파업에 나선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국민 건강에 앞서 자본 이익을 추구하는 정부의 무모한 정책적 강요를 규탄한다"며 "의료제도 정상화를 위한 의사들의 의지의 결집"이라고 밝혔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에 대한 젊은 의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사안을 더이상 보고 있을 수 없다는 후배 의사들의 움직임이 시작된 것.

의료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 여당과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당정은 23일 국회에서 '의대 정원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을 협의하면서 각 지역, 직역을 불문한 의료계의 강경 대응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해당 정책에 대한 즉각 수정이나 입장표명이 없을 시, 8월 7일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대전협은 "8월 첫 주까지 즉각적인 정책 수정 및 입장표명이 없을 시, 1차 단체 행동을 예고한다"며 "8월 7일 대한전공의협의회 1차 단체 행동 및 비상사태를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역시 집행부 중심의 릴레이 1인시위를 이번 주말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대전협, 의대협 집행부를 중심으로 한 적극 행보가 예상되는 가운데, 일반 전공의, 의대생들 역시 커뮤니티, 댓글, 전화 등 각 루트를 통해 '강경 대응'에 대한 적극 의지를 표출, 이목이 쏠리고 있다.

'뜨거운' 전공의 반응…"기다렸다. 행동으로 보여주자"

단체행동 서막을 알리는 대회원 서신문에는 하루만 188개의 댓글이, 투쟁 로드맵 안내문에는 한시간 만 1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사진=단체행동 서막 알리는 대회원 서신문 댓글 중 일부) ⓒ의협신문
단체행동 서막을 알리는 대회원 서신문에는 하루만 188개의 댓글이, 투쟁 로드맵 안내문에는 한시간 만 1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사진=단체행동 서막 알리는 대회원 서신문 댓글 중 일부) ⓒ의협신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8일 공식 홈페이지에 '단체행동 안내문'을 게시, 투쟁 로드맵을 공개했다.

대전협은 병원협회, 국회, 청와대, 보건복지부 등에 의견을 내고 정부 정책 수정이나 입장표명이 없을 시엔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기한은 8월 첫째 주. 예고한 파업 날짜는 8월 7일이다.

환자 안전을 고려해 중환자실, 분만, 수술, 투석실, 응급실 등은 제외키로 했다.

전공의들의 반응은 뜨겁다.

27일 대전협이 '전공의 단체행동의 서막을 알리는 대회원 서신'에는 하루 만에 188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전 게시물에 댓글이 거의 달리지 않았던 것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적극적인 반응으로 볼 수 있다.

A전공의를 비롯한 대다수의 전공의들은 댓글을 통해 "앞에 나서주셔서 감사하다", "항상 응원하고 같이 동참하겠다", "파업에 들어갈 준비가 됐다" 등 적극 동참 의지를 내비쳤다.

총파업 참가자·미참가자 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경 목소리도 나왔다.

B전공의는 "파업 추진 시, 소수에 의한 부분적 이벤트가 되지 않아야 한다"며 "참가자, 미참가자 리스트를 만들어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해당 댓글의 대댓글에는 "지지한다. 동력을 높일 장치가 필요하다"는 동조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C전공의는 '화난 전공의'라는 아이디를 통해 "정부의 덕분에 챌린지에 속았다, #덕분에뒷통수 챌린지라도 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투쟁 로드맵을 본격적으로 알린 28일 대회원 안내문에는 1시간 만에 1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여기에도 "기다리고 있었다. 행동으로 보여주자", "우리의 미래를 지키자", "행동해야 한다. 뒷짐 지고 있어선 안 된다"는 등 참여를 독려하는 의견들이 잇따랐다.

특히 "응급실, 분만실 등도 모두 파업에 동참해야 한다"는 강경 대응파(?)의 의견도 다수 눈에 띄었다.

전공의들이 뜨거운 투쟁 의지는 전공의협의회 사무실에도 이어졌다. 관계자는 최근 투쟁과 관련한 문의 전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선 대전협 사무국장은 "이번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 전공의분들의 투쟁 관련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대부분 투쟁 로드맵이나 투쟁 독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이례적인 반응"이라고 전했다.

의대협 "상황 심각성 인지…이번 주말부터 릴레이 1인 시위 진행"

2014년 3월 10일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산하 서울성모병원 전공의들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를 위한 보건의료제도 개혁을 요구하며 묵언시위를 벌이는 모습ⓒ의협신문
2014년 3월 10일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산하 서울성모병원 전공의들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를 위한 보건의료제도 개혁을 요구하며 묵언시위를 벌이는 모습ⓒ의협신문

의대생들의 반발도 심상치 않다.

조승현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장은 [의협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정에 이번 주말, 의대생들의 목소리를 담은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이후, 청와대 앞에서 집행부가 중심이 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대협은 대회원 설문조사, 공청회 개최(6월 27일), 대의원 온라인 의견조회(7월 27일) 등 적극 비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조승현 회장은 "27일 대의원 온라인 의견조회는 예상대로 뜨거운 관심 속에 5시간가량 이뤄졌다"며 "단체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상당히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단체행동과 관련한) 객관적 수치 확인을 위해, 긴급회의가 한 차례 더 이뤄질 예정이다. 각 단위 회장 중심의 설문도 진행될 예정"이라며 "분위기상 시위 등 단체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되지만, 득실이 명확히 있는 사안이기에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사진 차원에서는 대회원분들께서 어떤 행동을 하자고 말씀하시더라도 적극 지원하고,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면서 "회원분들의 의견이 잘 전달된다면 빠른 결정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의대협이 진행한 설문조사에는 총 4058명의 의대생이 응답했다. 무려 97%의 의대생이 '의과대학 증원'에 "반대"의견을 냈다.

설문 결과 발표 당시, 조승현 회장은 "설문조사를 진행하면, 보통 상품을 제시해도 10%가 최대였다. 그런데 이번 설문에는 짧은 시간 안에 20%를 넘겼다"며 의대생들의 높은 관심을 전하기도 했다.

의대생들은 가까운 미래에 전공과나 공공의료 분야 등으로 진로를 선택할 당사자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목소리는 특히 이슈가 됐다.

의학과·의예과 SNS "우리는 왜 이익 지키면 안 되나?…적극 액션 취해야"

(출처=유명 의대생 사설 커뮤니티 '의학과, 의예과 대나무숲' 페이스북 게시글)ⓒ의협신문
(출처=유명 의대생 사설 커뮤니티 '의학과, 의예과 대나무숲' 페이스북 게시글)ⓒ의협신문

유명 의대생 사설 커뮤니티 '의학과, 의예과 대나무숲'에서도 의대생들은 사안의 심각성을 토로하고 있었다.

의학과, 의예과 대나무숲 관리자는 "의대숲을 운영해온 지 4년이 넘었다. 그동안 의료계 이슈가 있어도 먼저 언급을 한 적이 없다. 팔로워분들이 직접 제보를 하며 서로 토론하는 자유로운 광장을 꿈꿔왔기 때문"이라며 "실제 이에 대한 제보가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하나하나의 제보로는 우리 모두의 의견을 모을 수 없다고 생각, 의견을 모아 보고 싶어 글을 남긴다"고 게시했다.

의대생 증원 관련 건은 우리 의대생분들과 의사 선생님들에게 향후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모아보자는 제안을 한 것.

댓글에는 의대생을 포함한 의료계 관계자들이 해당 정책에 대한 비판 목소리로 다수를 이뤘다. '파업'을 언급하는 경우도 상당했다.

D의대생은 "언제까지 호구 취급 받고 살 건가? 상대방은 대화할 의향도 없고 이해도 못 한다. 애초에 증원목적도 특정 지역에 의대 지어주기 위한 명분일 뿐이다. 이러다가 인구 100명당 의사 1명 시대가 오겠다"는 강력 비판을 쏟아내며 파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E의대생은 "의사 수를 늘리는 게 해답이 아니라는 건 저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무기력하게 있어선 안 된다. 자기 권익은 자기가 챙겨야 하는 시대인만큼 의사들도, 의대생들도 모두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의약 분업 때처럼 필요에 따라서는 대규모 파업도 지지한다. 집회가 있다면 참여해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이외 "이젠 화나는 게 아니라 무기력해진다. 정부에 두들겨 맞는 기분", "월급 인상으로 파업을 하는 이익집단도 있는데, 왜 우리는 못 하냐"는 등의 반응도 눈에 띄었다.

대학병원 전공의 청원 "미래에 대한 생각 않는 의사 정원 확대 반대한다"

대학병원 전공의 4년 차라고 밝힌 청원인은 27일
대학병원 전공의 4년 차라고 밝힌 청원인은 27일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는 의사 정원 확대를 반대합니다"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해당 청원에는 (28일 오후 5시 기준) 1만 3164명의 청원 동의가 나왔다. ⓒ의협신문

전공의들은 청와대 청원까지 동원, 의사 정원 확대 정책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학병원 전공의 4년 차라고 밝힌 청원인은 27일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는 의사 정원 확대를 반대합니다"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해당 청원에는 (28일 오후 5시 기준) 1만 3164명의 청원 동의가 나왔다.

청원인은 "최근 여당에서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 및 비인기전공 의사 인력 수급 개선, 기초의학 연구자 양성을 위해 의사정원 확대를 추진한다"며 "하지만 의사정원 확대는 3가지 목적을 이루는 데 모두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먼저 지역 의료 불균형과 관련 "현재도 지방·지역 사회에 이미 개원한 의원 수는 수없이 많은 상황"이라며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해 의대 정원을 확대하겠다는 여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중증 응급 환자들이 발생했을 경우 바로 대처할 수 있는 대학병원이 시골 군 단위에 부족하다는 것은 인정하나, 이는 의사 인력 부족이 아닌 모든 시골 군 단위까지 대형 병원이 있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절대 의사 인력 불균형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인기전공을 하는 전문의 숫자는 절대 부족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청원인은 "진짜 문제는 비인기 전공을 하는 전공의 숫자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학병원에서 전공의 업무는 야간 당직뿐 아니라 수술 환자 설명, 수술 후 관리 등 주치의 업무 전반이 다 포함된다"며 "전공의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문제이지 단순히 이런 전공의 업무를 할 의사 숫자가 부족하다고 의사 수 전체를 확대하게 된다면 이런 전공의가 졸국후에 전문의가 되었을 때 현재도 많은 전문의 숫자가 더욱 과잉되어 그런 전문의가 결국 피부·미용의 길로 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기초의학 연구자 양성에 대해서도 "의대 교육은 여러 과목을 접하면서 적성을 찾아가는 것도 교육 내용에 필수로 있는 부분인데 기초연구를 강요받고 그 길로만 가야 한 다는 것은 분명 개인의 선택 자유에도 위배된다"며 "차라리 기초 연구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야 자연스럽게 기초 의학에 흥미를 가진 사람이 망설임 없이 택하게 되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현직자의 의견은 수렴하지 않으면서 단순히 의사 수 부족에 대한 통계만 들이밀면서 의사 정원 확대라는 내용을 앞세우는 정책자들께 다시금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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