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힘 실은 질병관리 청 승격, 무엇이 달라지나?
대통령도 힘 실은 질병관리 청 승격, 무엇이 달라지나?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0.05.1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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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취임 3주년 연설서 '정부조직 개편' 필요성 강조
보건의료 전문성 강화 의료계도 '숙원'...이번엔 마침표 찍을까?
(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보건의료분야 정부 조직개편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고 나서면서, 그 배경과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핵심은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과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의 도입.

이는 의료계에서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과제이나, 정부와 국회에서의 추진 동력 부족으로 수년째 제자리 걸음을 해왔다.

대통령이 직접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 만큼, 지리한 논의에 마침표가 찍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에서 "방역시스템을 더욱 보강해 세계를 선도하는 확실한 '방역 1등 국가'가 되겠다"며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지역체계도 구축해 지역의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회가 동의한다면 보건복지부에 복수차관제도 도입하고자 한다"고 그 가능성을 열었다. 다만 이 둘 모두 정부조직법 개정사항으로, 국회 논의를 전제로 한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질병관리청 승격, 의미는?

우리 정부조직체계 내에서 특정 기관을 '청'으로 승격한다는 것은, 해당 기관을 독자적인 업무를 관장하며, 소속공무원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갖는 '중앙행정기관'으로 만든다는 의미를 갖는다.

현행 정부조직법상 질병관리본부는 보건복지부 소속 기관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의 소관사무인 감염병 및 각종질병에 관한 방역·조사·검역·시험·연구 및 장기이식관리에 관한 사무를 나누어 맡아 처리하기 위해 장관 소속으로 두는 별도 기관이라는 의미다.

이런 지위로 인해 현재 질병관리본부장은 그 하위법령인 보건복지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규정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의 명을 받아 방역 등 소관사무를 통할하고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하는 역할을 하게 돼 있다.

독립적인 인사권이나 예산권을 갖지 못하며, 중앙행정기관으로서 다른 기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보니 질병관리본부장이 감염병 발생시 실효적 권한을 바탕으로 보건복지부 및 유관 부처와의 관계에서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데 적잖은 한계가 있고, 감염병 관리에 필수적인 역학조사관 등 인력 확충 등에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를 중앙행정기관인 질병관리청으로 격상해 명확하게 독립성과 전문성을 가지고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이번 질병관리청 승격 추진의 배경이다.

실제 우리의 질병관리본부와 같은 역할을 하는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는 독립적인 인사권과 예산권을 가지고 있고, 감염병 뿐만 아니라 재난상황에서의 공중보건위기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다만 실제로 질병관리청에 어느 정도의 권한을 부여할 것인지는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구체화 될 것으로 전망이다. 이를 테면 질병관리청을 지금과 같이 보건복지부 소속의 외청으로 둘 것인지, 국무총리산하의 독립청으로 둘 것인지 등이 향후 쟁점이 될 수 있다.

현재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질병관리본부 청 승격 관련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2건으로, 실제 이 둘 또한 질병관리청 상위기관을 국무총리실(미래통합당 박인숙 의원안)과 보건복지부(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안)으로 달리 정하고 있다.

이들 법안은 메르스 후속 입법으로 각각 2017년 발의됐으나,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회에서 낮잠을 자다 결국 임기만료 폐기를 앞두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되더라도 청장의 직위는 지금과 본부장과 동일한 차관급이다. 다만 1본부장 체제인 지금과는 달리 1청장·1차장 체제로 그 조직이 확대된다는 점이 다르다.

정부는 이어 더해 전국 6개 권역에 질병관리본부(청)의 지역본부(청)을 설치하고, 검역사무소 또한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의 도입, 무엇이 달라지나

또 하나 주목받는 것이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 안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대국민 연설에서 "국회가 동의한다면 보건복지부에 복수차관제도 도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강도는 다소 약하지만, 그 필요성에는 방점을 찍었다.

복수차관제 도입의 핵심은 현재 보건복지부가 맡고 있는 사회복지업무와 보건의료업무를 나눠, 각각의 분야를 관장하는 복수의 차관을 두자는데 있다.

과도한 업무 부하를 줄이고, 각 업무의 전문성을 키우자는 취지다. 의료계 또한 보건의료정책 전문성 강화를 이유로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에 힘을 실어왔다.

복수 차관을 둘 것인지 여부는 행정 부처 업무의 기능적 차이, 조직규모와 업무량이 그 기준이 된다. 현재 복수차관을 두고 있는 부처는 기획재정부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등이다.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미래통합당 이명수·박인숙 의원 각 대표발의)도 수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등의 반대가 있었던 탓이다.

찬성 측에서는 보건복지부의 정원이나 예산의 규모는 다른 복수 차관 운영 부처와 비교해 볼 때 크고, 소관업무 또한 보건·의료분야와 사회·복지분야로 뚜렷이 구분되며 해당 업무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성이 다르다는 점에서 복수차관 도입이 타당하다고 봤다.

반면 행정안전부는 정무직의 신설로 인한 조직 팽창의 파급 효과, 재정 소요로 인한 부담, 다른 부처의 정무직 증원 요구를 초래할 가능성 등을 이유로 사실상 반대의견을 냈다.

행정안전부는 복수차관제 도입 논의가 무르익은 지난 2017년 "정부조직의 효율적 운영 및 불필요한 조직 팽창 방지를 위해 복수차관 운영은 최대한 억제 중"이라며 "신중한 검토를 요한다" 입장을 국회에 제출했고, 이후 해당 법안에 대한 추가논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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