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부족 소식에 대구시의사회 임원·회원 250명 자원
대구동산병원·보건소·시청상황실 등 활동..."응원해 달라"
"코로나19 사태, 대구에서 꼭 끝내겠다. 응원해 달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구와 인접 지역 개원의들이 나서고 있다.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된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등에서 의료진 부족 소식이 전해지자, 대구광역시의사회를 중심으로 대구지역 개원의들의 현장 지원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의사회에 따르면 26일 오후 현재 의사회와 의사회 산하 시·군 ·구 의사회 임원 및 회원 250명이 코로나19 현장 지원을 신청했다.
지원 신청자 중 일부는 자신의 의원을 닫고 지역보건소나 대구시청상황실 등에서 활동 중이며, 또 다른 일부는 지역거점병원인 대구동산병원에서 야간근무를 하고 있다.
자신의 의원 문을 닫을 각오로 현장 지원을 신청한 김은용 대구시의사회 의무이사(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의협신문]과 통화에서 "위험을 걱정할 여유도, 이유도 없다. 의사가 특히 대구지역에서 진료하는 의사가 지역 주민을 구하러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코로나19 사태를 대구에서 꼭 끝내겠다"고 말했다.
김은용 의무이사는 대구시 수성구 파동(대구와 경북 청도 사이 지역)에서 산부인과 전문의인 아내와 함께 개원하고 있다. 김 이사는 "나는 아내(정은정 산부인과 전문의)와 둘이서 생활해, 딱히 감염시킬 사람이 없어서 같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김 이사와 아내는 26일 야간부터 코로나19 현장에 투입됐다.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은 지난 23일부터 대구동산병원에서 야간근무를 시작했다. 25일에는 대구시의사회 5700여 명에 대한 호소문을 통해 "선별진료소·대구의료원·격리병원, 그리고 응급실로 의료지원을 해 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대구동산병원에는 대구시의사회 임원들이 '1일 2인 1조'로 야간근무를 하고 있다. 저녁 8∼12시까지, 12시부터 다음날 새벽 2∼3시까지 2교대로 근무하는 체제다.
일부 대구시의사회 임원들도 이미 일주일 전부터 대구지역 보건소에서 현장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대구시의사회는 대구시청과 '핫라인'을 구축하고, 시청상황실에 근무하는 개원의를 통해 확진자 발생 상황, 의료인력·시설·장비 지원 관련 사항을 시청관계자들과 협의하고 있다. 지원을 신청한 대구 개원의들은 시청상황실에서 연락이 오면 자신의 의원 문을 닫고 현장으로 출동하고 있다. 지원 신청을 한 개원의들은 사실상 24시간 출동 대기 상태다.
대구지역 개원의들의 지원 신청은 계속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무조건 대구지역에서 끝냈겠다는 공감대가 강하기 때문이다. 지원 신청은 대구시의사회 회원 단톡방을 통해 접수하고 있으며, 지원 신청자는 바로 현장 투입 대기조로 편성된다.
대구지역 외 의사의 지원 신청은 대구시의사회에서 접수하고 있다. 대구시의사회가 지원자의 개인정보를 가지고 있다가 시청상황실 등에서 인력 지원 요청이 오면 연락을 취하는 형식이다.
현장 투입에 앞서 김은용 이사는 "지원 신청한 이유랄 것도 없다. 대구는 지금 막장이고 막판이다. 의사로서, 특히 대구 의사로서 당연한 일이다. 코로나19 사태를 끝내기 위해 나 하나라도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이다. 대구에서 못 끝내면, 전국이 대구처럼 될 것 아닌가, 상상하기도 싫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전국 의사 동료들에게 당부도 남겼다.
"전국에서 지원 신청을 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동료들의 메시지가 오는데, 미안해할 필요 없다. 지금 있는 의료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주면 된다"면서 "코로나19는 꼭 대구에서 끝내겠다. 많이 응원해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