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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에 '마늘'이 좋다? 거짓 정보 난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에 '마늘'이 좋다? 거짓 정보 난무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0.02.0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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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블로그·카페, 심지어 휴대폰 문자 통해 잘못된 치료법·예방법 기승
모 군부대서는 "생활관에 양파 비치하라. 사단 지시사항!' 하급 부대 전달
ⓒ의협신문 김선경
ⓒ의협신문 김선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 환자가 2월 3일 현재 15명으로 늘면서 국민들이 감염 확산에 대한 공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이나 문자 등을 통해 거짓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 정보가 난무하고 있다.

군부대에서는 양파를 실내에 비치하라고 하급 부대에 지시를 하는가 하면, 휴대폰 문자·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에 좋은 음식으로 마늘이 좋다거나 안티푸라민을 입술과 코 주위 등에 바르면 비법(?)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의협신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 거짓 치료 정보 등이 얼마나 심각하게 퍼지고 있는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조사했다.

아니나 다를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치료제와 백신이 없고 대증요법으로 감염 확진 환자를 치료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용해 잘못된 치료정보들이 일반인들에게 의학적 검증 없이 돌아다니는 것을 확인했다.

# 사례 1 - "급보" 지인에게서 받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에 좋은 소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전 세계가 비상. 묘약은 구하기 쉬운 마늘을 7∼8통 구해서 칼등으로 두드려 차 끓이듯 끓여서 하루에 두 번 7일만 마시면 검푸른 가래 토하던 사람도 좋아지더라'

인터넷이나 일반인들에게 스팸 형식으로 가장 많이 전파되고 있는 거짓 정보이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런 문자를 보내는지 확인은 되지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에 맞춰 마늘이 좋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꼭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줘서 생명을 구하는 일에 널리 전파됐으면 좋겠습니다. 친지 친구 등 모든 지인에게 전파해주면 병든 사람 수할 수 있겠으니 적극적으로 전해 주기 바랍니다"라는 안내까지 하고 있다.

인터넷 블로그를 운영하는 A씨는 이 내용을 게재하고, 마늘의 효능도 함께 소개했다.

A씨는 "현재까지 알려진 40여 종의 항암 식품들을 피라미드형으로 배열한 결과 최정상을 차지하는 것이 마늘이다. 이처럼 효과적인 항암 식품으로 꼽히는 마늘을 하루에 생마늘 또는 익힌 마늘 한 쪽(또는 반쪽) 정도를 꾸준히 섭취하면 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 사례 2 - '면역력 강화 영양제 조합, 아이허브 제품 추천(우한 폐렴 예방)'
또 다른 블로그를 운영하는 B씨는 '면역력 강화 영양제 조합, 아이허브 제품 추천(우한 폐렴 예방)'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B씨는 "우한 폐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특별한 치료 약이 없는 상황에서 예방만이 최선인데요... 중간 생략 ...결국 바이러스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예방수칙을 잘 실천함과 동시에 우리 몸의 면역력을 증강해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여기까지는 일반인들에게 예방수칙을 잘 지키라는 것이어서 별문제는 없다.

그러나 그다음이 문제. B씨는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3가지 최우선 영양제 조합이 있다"며 아이허브 종합 비타민 추천제품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누가 봐도 비타민을 추천하면서 이익(?)을 보려는 의도가 짙다.

# 사례 3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 수칙! OO한의원에서 알려드립니다'
'고령자와 어린이의 경우 면역력이 약한 경우가 많다. 평소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한의약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다'

한의원을 운영한다고 밝힌 C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OO한의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 수칙! OO한의원에서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열이 나거나, 기침 또는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있고, 2주 이내에 중국을 방문했던 적이 있거나 혹은 방문한 사람과 접촉한 경험 있다면 질병관리본부(1339)나 관할 보건소에 전화해 상담할 것을 권유했다.

의료인 입장에서 국가의 지시를 잘 따르라는 것까지는 좋았다.

C씨는 "현재 백신이나 치료제는 따로 없다. 상태에 따른 대증요법, 감염예방을 위한 예방요법이 최선인 상태이다. 면역력이 충분해야 세균·바이러스 등에 의한 질환을 이겨낼 수 있다. 한의약의 질병 예방 수칙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말이다. 고령자와 어린이의 경우 면역력이 약한 경우가 많으므로 평소에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한의약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다"고 알렸다.

한의원을 운영한다고 밝힌 또 다른 D씨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예방수칙만큼 면역력을 강조하고 싶다.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어떤 이는 가벼운 증상으로 지나가고 어떤 이는 호되게 앓는 이유가 바로 면역력의 차이 때문이다. 비타민C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면역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소개했다.

이 밖에 여러 한의원이 블로그를 통해 예방수칙을 강조하면서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 사례 4 - "우한 폐렴에 마땅한 치료법 없다. 생강요법 이렇게 해보세요"
인터넷 한 카페에는 "우한 폐렴은 아직 마땅한 치료법이나 백신이 없다. 결국 우한 폐렴을 예방할 방법은 스스로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뿐이다"라고 소개하면서 면역력에 좋은 음식(단호박·버섯·생강·마늘·강황·새싹보리·유산균), 폐렴에 좋은 음식(더덕·도라지·브로콜리·배·모과·감귤류·매실 등)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또 다른 인터넷 카페에서는 '우한 폐렴에 이렇게 해보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면서 생강 비법을 소개했다.

카페 회원은 다른 회원이 올린 글("독감에 효능은 없다고 했지만 실상 생강 비법을 12년쯤부터 해오고 있는데, 12년 동안 독감 예방주사 한 번도 안맞았고, 딱히 독감에 걸린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을 게재하고 건강을 위해 생강 요법을 시도해보라고 권했다.

이 밖에 대한한의사협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를 한의약으로 해달라고 정부에 제안한 가운데, 한의사들이 유튜브를 통해 중국 정부에서 발표한 진료방안에 한의학 치료방안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알리기도 했다.

# 사례 5 - '모든 세균은 안티푸라민 냄새를 싫어한다'

더 황당한 것은 카톡이나 문자를 통해 '안티푸라민 요법'을 지인들에게 소개하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다.

'중국발 우한 폐렴 코로나바이러스 등 모든 전염병을 예방하는 나만의 비법!!'이라는 글이 바로 그것.

이 글은 "모든 세균은 안티푸라민 냄새를 싫어합니다. 그러므로 호흡기에 들어오지 못합니다. 당연히 감기균도 예방이 됩니다"라는 내용이다.

또 "외출을 하기 전 손에 묻혀 코밑이나 혹은 코안에 조금 바른다. 입술이나 주위에 엷게 바른다. 손바닥에 엷게 크림 바르듯 골고루 비벼 바른다"고 자세하게 알리면서 "특히 손·코·입에 엷게 바르면 완벽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 사례 6 - 생활관에 양파 비치하라. 사단 지시사항!
더 심각한 것은 군부대 내에서 '양파를 비치하라'고 하급 부대에 지시한 내용이다.

강원도의 한 부대에서는 인원 유동이 많은 장소에 대한 예방조치로 양파를 비치할 것을 공문으로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생활관·행정반 등에 양파를 비치 후 인사과로 보고하라. 그리고 하급  부대에서는 양파를 수령해가라는 자세한 내용까지 포함했다.

또 군부대 간부들 간 주고받은 문자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각 부대는 항균 효능이 있는 양파를 실내에 비치하라', '양파 위아래 면을 커팅(제수용 과일처럼) 후 3∼4알을 실내 비치하라'라고 사단에서 지시한 사항임을 특별히 강조했다.

이런 잘못된 정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아직 치료법이 없어 HIV 또는 HCV 치료제나 interferon 정도를 사용해보고 있는 정도인 상황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치료를 주장하는 각종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검증되지 않은 음식이나 치료법을 소개하는 것은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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