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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째지한 남자의 째즈 이야기 '째째한 이야기'
[신간] 째지한 남자의 째즈 이야기 '째째한 이야기'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9.12.27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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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덕원 지음/책앤 펴냄/2만원

술은 인연을 만든다. 처음 마주한 이들이라도 경계의 문턱을 낮추고 가려진 속내가 불쑥불쑥 삐져나오게 한다. 어쩌면 진정한 사람의 음식이다. 그러나 술은 그 자리의 주인공은 아니다. 부수물에 머무를 뿐이다.

그런데 와인은 조금 다르다. 사람·자리·분위기·관계 등은 다른 술처럼 만들어지지만 와인은 주인공이 된다. 이야기가 있는 술이기 때문이다. 나라·지방·재료·일조량·종류·역사…. 무수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래서 때로는 다가서기 어렵지만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더 어렵다.

음악 가운데 재즈는 와인을 닮았다. 다른 음악도 연유가 되는 이야기는 있겠지만 재즈만큼은 아니다. 희노애구애오욕(喜怒哀懼愛惡欲)에 측은(惻隱)·수오(羞惡)·사양(辭讓)·시비(是非)지심이 녹아 있고, 곡에도 가수에도 사연이 깃들고 지나온 시대를 품는다. 몰아의 연주에 빠져 나조차 잊는다. 기기에 따라 마음의 흐름에 따라 같은 곡이라도 들을 때마다 다르다. 재즈 역시 다가서기 쉽지 않지만 헤어지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방덕원 순천향의대 교수(순천향대서울병원 심장내과)가 재즈에세이 '째지한 남자의 째즈 이야기' <째째한 이야기>를 펴냈다.

이 책에는 저자가 재즈와 얽히고설켜 지낸 30여년의 흔적이다.

바쁘고 정신없던 의대생 시기에 편안한 안식처이자 쉼터였던 재즈, 미국에서 지냈던 2년의 연수 기간 동안 외로움보다는 천국에서의 시간을 선사한 재즈, 엘피(LP)와 오디오를 접하며 소소한 행복에 다가서게 한 재즈, 재즈를 사랑하는 벗들과 온라인 카페 운영하면서 나눴던 정담은 누구에게나 공감으로 이어진다.

그는 재즈를 어렵지 않게 풀어간다. 음악에 일상이 더해지니 그대로 삶이 된다. 현학적인 조예나 재즈 지식이 없어도 책장을 넘기는 데 부담이 없다. 입문자나 전문가나 다름 없이 그의 재즈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게다가 저자의 수려한 그림 솜씨도 만끽할 수 있다. 사진보다 훨씬 재즈스러운 음반 자켓·레이블·기기 등이 그의 손을 탔다.

저자는 재즈 시디 1500여장, 엘피 3000여장을 소장한 재즈마니아다. 1990년대 중반부터 재즈동아리 활동을 시작한 이후 블로그와 온라인 사이트에 'bbjazz'라는 아이디로 재즈 음반 소개글을 올렸다. 현재도 네이버 블로그(blog.naver.com/bbjazz)·온라인 카페 'JBL in Jazz'와 '하이파이코리아 오디오', 오디오 쇼핑몰 '와싸다닷컴' 등에 재즈 관련 글을 올리고 있다.

저자는 "지난 30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들었던 음악이라 그런지 많은 이야기가 아직도 숨어 있다"며 "재즈 음악과 음반은 변하지 않지만 그 음악을 들려주는 기기, 그 음악을 듣는 나 자신 등 많은 것들이 예전에 비해 좋아지고 발전했다. 지난 5개월 동안 음악과 함께 지난 이야기를 회상하는 시간이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모두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이건 무슨 음악이지? ▲더 좋은 소리를 위한 욕심은 끝이 없다 ▲태평양을 건너재즈의 본고장으로 ▲재즈의 바다에서 헤엄치다 ▲아직도 듣고 싶은 음반이 많다 등을 중심으로 65편의 재즈이야기를 펼친다(☎02-6409-8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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