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폭언·폭행 트라우마로 다른 환자 진료 악영향
의협, 2034명 의사 대상 설문 결과 13일 발표
의사 10명 중 7명 이상(71.5%)이 최근 3년 동안 진료실(응급실 제외)에서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폭력이나 폭언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중 84.1%는 폭언을, 1%는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었으며 15%는 폭언과 폭력을 동시에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가 6일부터 10일까지 2034명의 의사를 대상으로 진료실 폭력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13일 설문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결과, 대다수 의사가 진료실에서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폭력이나 폭언을 당한 것으로 나타나 진료실의 의료진 안전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이나 폭언을 당한 의사 중 84.1%가 트라우마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0.3%는 봉합이나 수술·단기간 입원이 필요한 부상을, 0.3%가 중증외상과 골절 등 생명을 위협받거나 장기간 입원이 필요한 부상을 입었다.
54.4%의 의사가 한 해 1∼2회의 진료실 폭력이나 폭언을 겪었으며 10%는 매달 1번 이상 폭언과 폭력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진료실 폭력과 폭언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지만, 의료기관의 대비는 상대적으로 허술했다.
진료실 폭력이나 폭언이 일어났을 때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경우는 응답한 의사의 6.9%에 불과했다. 93.1%는 대피 공간이 없었다.
특히 폭력이나 폭언이 발생했을 때 '진료실 밖으로 피하거나(14.5%)', '주변의 도움을 청한다(26.9%)'기 보다 5명 중 3명(58.6%)이 '적극적으로 맞선다'고 응답해 의료진이 큰 피해를 볼 우려가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