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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안 거절 MSD…키트루다 폐암 1차 급여 '처음부터 다시'
정부안 거절 MSD…키트루다 폐암 1차 급여 '처음부터 다시'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9.11.1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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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돌아간 비소세포폐암 1차 급여 절차…급여화까지 갈 길 멀어

결국 한국MSD는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업체로서 어쩌면 당연한 결정이다.

다만 환자를 위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은 이제 접어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소세포폐암 1차 라인에서 면역항암제가 급여권에 진입하기 위한 과정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MSD는 지난달 말 정부에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5개 적응증에 대한 국민건강보험 급여를 신청했다.

앞서 9월 MSD와 정부 간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급여기준 변경 조율이 최종 무위로 돌아갔다. 급여기준을 변경해 향후 면역항암제 급여화와 건보재정 지속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던 정부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무산된 지 한달만에 MSD는 기존 방광암, 호지킨림프종, 비소세포폐암 1차 등 3가지 적응증에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에서 페메트렉시드 및 백금 화학요법 병용,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에서 카보플라틴 및 파클리탁셀 병용 등 2가지를 추가해 새로운 급여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는 키트루다의 급여 확대에 위한 급여기준 변경을 요구했다. 반응률에 따라 약제비 부담을 정부와 회사 측이 나누는 방식이다.

허가사항(비소세포폐암:EGFR·ALK 변이가 없고 PD-L1 발현율 50% 이상)에 따라 키트루다를투여하고 반응이 있을 경우 건보재정이, 반응이 없을 경우 MSD 측이 약제비를 부담하는 것.

면역항암제는 반응하면 획기적 치료제가 되지만, 반응률이 15∼20%대로 낮다고 알려져 있다. 게다가 적응증을 빠른 속도로 넓히고 있어 기존 급여 방식으로는 향후 건보재정 부담이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정부가 궁여지책으로 만들어 낸 것이 반응률에 따른 급여기준이다. 하지만 1년 가까이 끌어온 급여기준 변경 논의에서 정부와 MSD는 결국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앞서 협상이 난항을 겪자 한국MSD 측은 "반응률 이외에 추가적인 조항이 있었다. 공개할 수 없지만,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키트루다는 지난 2017년 KEYNOTE-024 연구 결과를 근거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해당 연구 결과 1차 라인에서 키트루다를 사용할 때 전체생존기간(OS)이 30개월로 화학치료제의 14.2개월 대비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를 급여권 진입으로 곧바로 연결할 수는 없다. 이미 2차 라인에서 급여가 되고 있는 가운데 비용효과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키트루다의 비소세포폐암 5년 추적관찰 결과에 따르면 1차 라인 키트루다 치료군의 5년 생존율을 23.2%로 나타났다. 이는 2차 라인 이상 키트루다 치료군의 15.5%보다 높다.

하지만 1차 라인 급여가 시작되면 사용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만큼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1차 라인 적응증은 PD-L1 발현율이 50%이고 2차 라인 적응증은 발현율 1% 이상인 점도 직접 비교가 어려운 부분이다.

급여기준 변경 논의가 수포로 돌아간 만큼 키트루다의 비소세포폐암 1차 라인 급여적용은 또다시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암질심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또다시 급여기준 변경이라는 허들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한국MSD가 정부의 급여기준 변경안을 받아들일지 관심이 쏠린다.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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