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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율 초대 의협 의료감정원장 "객관성·전문성·공정성 확보 온 힘"
박정율 초대 의협 의료감정원장 "객관성·전문성·공정성 확보 온 힘"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10.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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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평가 통해 자격관리 강화...정부·국민 신뢰 바탕 독립기구 거듭나야"
비의료인 참여, 복수·교차 감정 통해 "제 식구 감싸기 우려 불식시킬 것"
박정율 의협 의료감정원 초대 원장 ⓒ의협신문 김선경
박정율 초대 의협 의료감정원장이 11월 3일 공식 개원을 앞두고 의료감정원 출범 배경과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료감정'. 검찰이나 법원의 의료 관련 수사나 소송 과정 등에서 의료 전문가인 의사에게 조력을 구하는 과정이다. 감정 결과는 재판 결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공정성·전문성·객관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하지만, 기존에 진행된 의료감정은 자격 검증 절차 미흡 및 1인 감정 방식 등으로 전문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최근에는 의료소송이 급증하는 추세로, 공정하고 전문적인 의학 감정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이 11월 3일 공식 개원을 앞두고 있다. 의협 의료감정원은 공정성·전문성·객관성을 강조한 의료감정의 '진짜 전문'기관 설립을 목표로 한다.

해외 사례처럼 의료감정 전담 전문가들로 구성된 완전 독립 기구의 형태는 아니지만, 인증 교육 및 평가 프로그램 등을 바탕으로 기존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업무 매뉴얼 제작도 계획 중이다. 지침에 따른 감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높아진 수요와 기대 속에서 설립된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의 초대원장을 맡은 박정율 원장을 만나봤다.

초대 의협 의료감정원장을 맡았다. 소감이 어떤가?
회원 여러분을 포함해, 많은 분들께서 의료감정원 설립에 대한 기대가 큰 걸로 안다. 처음이라는 부담감도 있지만, 큰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는 사명감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 의료감정에 대한 신뢰성 확보와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의료감정기관으로서 초석을 다지고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다.

의협에서 의료감정원을 설립한 배경을 간략히 소개해 달라.
국민들의 의료이용률이 늘어나면서,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 역시 발생됨에 따라 의료소송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다양한 의학적 감정에 대한 수요를 충족을 할 수 있는 의료감정기구의 필요성이 오래전부터 대두돼 왔다. 이에 의협은 2018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의료감정원 설립 TFT를 구성·운영해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을 2019년 9월 1일 자로 설립했다.

박정율 의협 의료감정원 초대 원장 ⓒ의협신문 김선경
박정율 초대 의협 의료감정원장이 의료감정원 출범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기존 의협 산하 중앙의료사안 감정심의위원회와 의료감정원의 차이점이 있다면?
가장 큰 차이점은 '다양성'을 확보한 위원 구성이다. 기존 의협 중앙의료사안 감정심의위원회는 의학적 의료감정을 위주로, 의료계 인사를 중심으로 한 위원회를 구성·운영해 왔다. 사회적으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의협 의료감정원은 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에 법조계, 학계, 언론계, 시민사회단체 위원을 포함해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의료감정원 중앙위원회 위원장 역시, 기존에 대한의협 회장이 임명하는 것이 아닌, 위원들이 호선해 선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독립성을 추구하자는 취지다.

의협이 만든 감정원이라는 점에서 '제 식구 감싸기'에 대한 우려도 있다.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신뢰성이다. 의협 의료감정원은 공정하고, 신뢰성 있는 의료감정기관으로 도약하고자, 의협으로부터 독립성을 보장받도록 독립적 성격의 기구로 구성했다. 위원장을 임명이 아닌, 위원 호선에 의해 선출한 점도 이를 보여준다. 여기서 앞서 밝힌 것처럼 감정원 중앙위원회에는 시민단체 등 비의료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비판적인 목소리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공정한 의료감정기구로 운영함으로써 '제 식구 감싸기'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한다.

신뢰도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방안이 궁금하다.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해, 정기적인 감정위원 교육 및 평가 프로그램 수료를 의무화했다. 제1차 의료감정 인증 교육을 2019년 11월 3일 실시할 예정이다. 향후에도 감정위원의 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마치 의사면허를 갱신하듯 감정위원의 자격관리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여기에 기존 1인 감정 방식과는 달리,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에 대해서는 복수 및 교차 감정, 그리고 컨퍼런스 감정 방식 등을 통해 전문성과 신뢰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감정위원 업무 매뉴얼 및 참고 자료 등을 제작해 지침에 따라 감정토록 하는 계획도 있다.

박정율 의협 의료감정원 초대 원장 ⓒ의협신문 김선경
박정율 초대 의협 의료감정원장은 "공정하고, 신뢰성 있는 의료감정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비의료인의 참여와 복수·교차 감정을 통해 제 식구 감싸기라는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료감정원은 어디까지 구성됐고, 추후 어느 정도의 규모를 계획하고 있나?
의협 의료감정원은 중앙위원회가 있고, 산하에 3개의 위원회를 두고 있다. 전문적으로 감정을 하는 감정전문심의위원회, 교육과 평가를 담당하는 교육정보위원회, 전반적 운영을 위한 운영위원회다. 현재까지 중앙위원회 15분이 구성됐고, 26개 전문학회에 의뢰해 전문감정을 담당하실 위원을 의뢰해 1차 구성이 완료됐다. 하지만, 먼저 전문성에 대한 평가를 통해 최종 위원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11월 3일에, 전문성 확보를 위한 첫 번째 교육이 진행된다. 여기서 교육을 받고, 평가과정을 통해 통과해야만 전문위원으로서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충분히 이수가 잘 됐다고 판단됐을 때만 수료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의료감정원의 필요 전문 감정 인력은 600명 정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우선 현재 감정 위원들에 대한 자격관리를 진행한 후, 규모 확대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려고 한다.

의료감정에 대한 대가가 너무 낮아, 참여율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법원 등 의뢰기관에서는 의협의 의료감정에 대한 대가를 높게 지급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장 의료감정 대가를 인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의료감정원의 공정성, 전문성을 제고하고, 수요가 더욱 늘어나면 의료감정에 대가를 상향 조정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의료감정만 전담으로 하는 '전문의료감정위원제' 계획이 있나?
외국의 사례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적으로 의료감정을 전담으로 하는 의사를 두고 의료감정원을 운영하는 것은 어려운 측면이 있다. 충분한 재정이 확보되지 않는 한 단기간 내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전문 의료감정에 대한 외부 지원을 제도화 하면 가능할 것이다.

정부와 국민에게 어느 정도 신뢰가 쌓인다면, 완전히 독립적인 기구로 거듭나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의협에서도 실질적으로 독립된 의료감정기구의 설립과 상근 전문 의료감정위원제도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조금 더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보다 객관성·전문성·공정성을 담보한 의료감정이 필요하다는 수요가 거세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의견을 반영해 의료감정원을 설립했다. 필요성과 요구 속에서 설립된 만큼, 회원과 국민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도록 의료감정원의 기반을 확립하고, 공정성과 전문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만전을 다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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