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혈 두드리기, 신의료기술 근거 D등급 '최하위'

경혈 두드리기, 신의료기술 근거 D등급 '최하위'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9.10.0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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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CA 신의료기술 인정기술 중 37% D등급
장정숙 의원, 평가위원 명단 및 회의록 공개 주문

바른미래당 장정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의협신문
바른미래당 장정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의협신문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이 신의료기술로 인정한 의료행위·기술 가운데 한방 경혈 두드리기(감정자유기법)와 같이 근거 수준이 최하위인 D등급 기술이 37%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바른미래당 장정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8일 NECA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7∼2018년까지 신의료기술평가 신청 건수는 2425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안전성·유효성 심층평가는 761건을 진행했으며, 심층평가 미수행 1339건, 기타 325건 등으로 집계됐다.

안전성·유효성 심층평가에서 인정을 받은 556건을 분석한 결과, 근거 수준이 최하위 D등급이 36.7%(204건)에 달했으며, C등급 39.9%(222건), B등급 14.9%(83건), A등급 8.5%(47건) 등으로 근거 수준 C·D등급이 전체의 76.6%를 차지했다.

NECA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는 지난 5월 근거 수준이 D등급임에도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경혈 두드리기(감정자유기법)를 신의료기술로 인정했다. 

근거로 제시한 두 편의 논문에 대해 의학계는 "환자의 숫자나 연구의 규모면에서 임상시험이라 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개인의 주관적 판단을 근거로 한 증상평가 결과로는 유효성을 입증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면서 "두 연구 모두 질이 너무 떨어져 자세히 파서 분석할 가치도 없는 수준이다. 이런 연구들이 신의료기술 인정의 근거가 됐다는 것이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동영상을 보고 따라 하면 될 정도로 의료행위인지 불분명한 기법에 대해 신의료기술을 인정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NECA는 신의료기술 평가위원 명단과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평가에 현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정숙 의원은 "이 모든 논란의 근본적 원인은 의사결정 과정의 불신에 있다. 규정상 담당 직원이 평가에 관여하지 못하기 때문에 평가위원 몇몇이 한쪽으로 여론을 몰아간다면 현실적으로 담당 직원이 이를 조율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평가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이 책임의식을 갖고 임할 수 있도록 평가위원 명단과 회의록을 공개해 신의료기술평가에 대한 신뢰성과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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