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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신약개발, 더 늦출 수 없는 이유?
AI신약개발, 더 늦출 수 없는 이유?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9.06.26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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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공지능 시장 패권화…생존·종속 갈림길
융복합 전문가 양성·규제 완화·파트너십 조성 시급
인터뷰 - 주철휘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 부센터장

세계는 지금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신약개발이 화두다. 글로벌 제약사·AI스타트업·바이오·IT기업이 신경망처럼 연결돼서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다. 신약후보 물질 90%가 사람대상 임상에서 실패하면서 신약개발 생산성이 떨어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AI 신약개발은 필연적이다. 게다가 인공지능은 데이터가 쌓일수록 정확도가 높아진다. 우리는 어떨까. AI 생태계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마련돼 있지 않고, 인공지능과 신약이라는 두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융복합 전문가도 부족하다. 이미 생존과 종속의 갈림길에 내몰려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올해 3월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를 개설했다. 전문인력 양성 교육 과정을 마련하고, 산·학·연 네트워크를 기반한 개방형 혁신을 통해 뒤처진 시간을 회복하며 글로벌 수준에 다가서는 전초기지 역할을 맡게 된다.

5월 부임한 주철휘 AI신약개발지원센터 부센터장은 산(IBM 마케팅 상무)·학(세종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을 두루 섭렵한 AI 전문가다. 미지의 영역에 내디딘 첫발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그는 어떤 미래를 품고 있을까.

 

모든 것을 다할 수는 없다. 센터의 방향성은 '개방형 혁신 허브'다.

"센터가 약을 완성하는 곳은 아닙니다. 지금도 AI신약과 관련 일부 제약기업은 첫발에서 뗐고, 혹은 해외 업체와 협력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있는 시도들을 위해 저희가 할 수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한 개 기업이 모든 연구비용을 감당하기는 어렵습니다. AI 신약개발의 '개방형 혁신 허브'가 목표입니다."

제약산업은 고위험고비용 산업이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전임상까지 보통 7년이 소요되고 그에 따른 엄청난 비용이 투입된다. 게다가 실패도 많다. AI 신약개발에 기대가 큰 이유다.

"해외에서는 기존 신약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10분의 1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제약 생태계나 기업들이 이같은 상황을 직시해야 합니다. 센터는 그동안 모은 데이터를 소프트웨어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택했습니다. 인공지능은 데이터의 질이 중요합니다. 국내 데이터를 활용해야 실제 신약개발에서도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적인 접근도 이해도 어려운 분야다. AI 신약 개발을 위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은 어떻게 이뤄질까.

"'깃(Git)허브'에 사용된 오픈소스 프로그램을 활용합니다. 가장 빠른 정보 교환이 이뤄지는 곳에서 업계가 최신 방식을 빠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진행되지 않지만 클라우드를 사용해 인공지능과 신약 전문가가 각 소스를 검증하며 신약 개발을 촉진하는 것이 원하는 모델입니다. 신약 개발 관련 프로그램과 알고리즘은은 각 오픈소스 프로그램 리포지토리에서 보유합니다. 아직 국내 제약사의 경우 딥러닝을 깊이 연구한 곳은 드뭅니다. 상용화된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 곳도 있지만 가격도 비싸고 국내 업계 입장에서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오픈소스를 이용이 현실적입니다."

난제는 역시 전문인력 부족이다. 인재들이 꿈을 펼칠 운동장도 부족하다.

"글로벌시장에서 인공지능은 패권화되고 있습니다. 몇 나라 손에 세계가 휘둘릴 것입니다. 다행히 우리에겐 선진적인 의약학 수준, 세계적인 ICT기술, 1000병상이 넘는 대형병원 등 훌륭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습니다. 후발주자로서 선두를 따라잡으려면 인재들을 교육하고 그들이 학습한 기술을 마을껏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정책입안자는 방향만 설정하고 운동장만 마련해주면 됩니다. 그들의 기술을 적용하고 적재적소에 분산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벌어진 시간을 좁힐 수 있습니다."

성공사례가 나온 후 뛰어들면 늦는다. 실기는 실패를 부른다.

"AI신약개발에는 데이터를 다뤄본 경험이 중요합니다. 산업계는 성공사례가 나온후 뛰어들고자 하나 그러면 너무 늦습니다. 변곡점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준비해야 합니다. 패키지 단순 사용보다는 데이터 변환을 직접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국내 인공지능 수준은 글로벌 보다 2년 정도 뒤처져 있습니다. 데이터에 대한 통찰력을 확보하는데 제약이 따르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충분히 도전해볼만 합니다."

지난해 AI신약 3개가 임상에 들어갔다. 내년까지 더 많은 성과물이 나올 예정이다. 분명한 것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미국의 경우 70여개의 벤처캐피탈이 바이오벤처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바이오업계와 파트너링을 통해 후보물질 발굴부터 전임상까지 15개 분야에서 사례를 하나둘씩 내놓고 있습니다. 2019∼2020년에는 이같은 성과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센터는 정부과제로 협의체 및 네트워크 구성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이미 20개 산·학·연협의체 구성했으며 구심점은 우리 센터가 될 것입니다."

AI신약개발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규제를 완화하고 각종 정보공개에도 전향적인 접근이 절실하다.

"규제를 완화해야 시장이 열립니다. 미국은 희귀질환 AI신약에 패스트트랙을 적용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상황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규제완화는 데이터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제약업계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어줍니다. 빅테이터·AI는 산업계의 지속 성장을 견인합니다. 각종 틀에 얽매인 제약을 줄이고 신약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접근을 허용해야 합니다. 인공지능 시장은 미국과 중국은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희미하게 열린 '기회의 창'이 닫히기 전에 준비해야 합니다."

제약바이오산업계와의 소통 역시 중요하다. 센터의 지향점은 사적 이익보다는 공익이다.

"업계에 알리고 싶은 것은 '세상이 변했고 일하는 방식도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내 인포매틱스 관련 인재를 대상으로 교육을 시키면서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습니다. 일본의 신약개발 컨소시엄인 링크(LINC) 사례처럼 산·학·연 구심점 역할과 정부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소통에 나설 계획입니다."

AI신약개발지원센터는 엑셀러레이터다. 제약산업에 인공지능 전문가를 확보하고 AI신약개발에 다가서는 가속장치다. 실무형 인재 양성과 AI 신약개발 기반기술 조성을 통해 제약기업에게 새로운 가치가 심어지길 기대한다.

'왜 지금인가?'

그가 정부와 업계를 향해 설득에 나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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