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정총 1토의분과서 반대의견 '우세'..."기존 소통 통로 충분히 활용하라"
집행부 "2기 의쟁투, 강력한 투쟁방안 될 것...대외적 의미도 커" 호소 불발
대한의사협회 집행부가 제71차 정기대의원 총회에 상정한 '투쟁에 관한 회원특별 의견조회' 안건이 27일 열린 제1토의 심의분과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안건을 상정한 의협 집행부는 해당 안건이 향후 투쟁 전개에 있어서 의권쟁취투쟁위원회의 강력한 투쟁에 힘을 싣는 방안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대의원들에게 호소했지만, 대의원들은 기존 회원 설문조사 방식으로도 투쟁에 관한 회원의 뜻을 충분히 확인·수렴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의견조회 방식은 필요하지 않다고 결론 지었다.
이날 심의분과위원회에서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겸 홍보이사는 해당 안건이 의료 정상화를 위한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이하 의쟁투) 투쟁에 중요한 투쟁방안의 하나가 될 수 있다며 대의원들의 동의를 호소했다.
의협이 2기 의쟁투를 결성, 물리적 집단행동을 포함한 모든 투쟁방안을 고려한고 있는 상황에서 회원 의견조회를 통해 13만 회원의 뜻을 통합하는 의견조회가 투쟁의 다양한 대안 중 하나가 됨은 물론 강력한 투쟁방안이 될 것이라는 취지였다. 또한 회원 의견조회를 통해 의협의 뜻이 하나로 결집하면 의쟁투 투쟁에 중요한 활용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철호 의협 대의원회 의장 역시 최대집 의협 집행부가 상임의사회 의결을 거쳐, 해당 안건을 대의원회에 상정한 배경을 상세히 설명하며, 대의원들의 심사숙고를 당부했다.
해당 안건에 대한 대의원들의 의견은 의쟁투의 강력한 투쟁을 위해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는 의견과 기존 대회원 설문조사 방식으로도 회원 의견 수렴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경기도의 모 대의원은 찬성의견을 냈다. "시도의사회와 전문과의사회 등 회원 의견수렴을 위한 통로가 잘 돼 있지만, 지금은 정부 등에 우리의 의견을 강하게 밀어붙여서 (의료계의 뜻에 반대하는) 적들로 둘러싸인 현실을 배수진을 치고 뚫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의료현실에 무관심한 회원들에게 의료현안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 후 의견을 묻고, 모아진 회원들의 의견을 외부에 강하게 알려야 한다. 의료계가 똘똘뭉쳐 뭔가를 하려 한다는 메시지를 주겠다는 의협 집행부의 뜻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원특별 의견조회는 결과에 대해 회원 모두가 함께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기존 설문조사와 다른 의미다. 풍전등화인 의료계 현실을 타개하는데 의협 집행부만이 아닌, 회원 전체가 뜻을 같이 한다는 비장한 각오를 대외적으로 표명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대의견도 만만찮았다. 부산의 모 대의원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안건의 내용이 다소 모호하다. 이전 의협 집행부에서도 필요 시에 대회원 설문조사를 통해 회원 총의를 확인한 바 있다. 아울러 의견조회 대상과 결과에 대한 효력이 뭐고, 어떻게 활용할지도 불분명하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정총에서 부결된 회원투표를 부활시키려는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2000년 의약분업 투쟁 이후 의료계의 투쟁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는 변곡점을 만들지 못했다. 해묵은 의료계 과제를 해결할 임계점을 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집행부는 회원들의 민의를 토대로 큰 변화를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라며 "기존 회원 소통 수단은 모두 활용하되, 대외적으로 의미가 큰 회원 의견조회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며, 효과가 극대화 되도록 설계를 잘 하겠다"고 거듭 호소했다.
안건에 대한 찬반의견이 반복되자 임장배 제1 토의 심의분과위원장은 전체 위원들의 의견을 투표형식으로 물었고, 투표 결과 찬성보다 반대의견이 많아 결국 안건은 부결됐다.